[다독다讀]『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신앙을 넘어 이성을 향한 탐구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의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은 종교와 신앙에 대한 가장 도발적이고 논리적인 비판을 담은 책이다. 그는 신의 존재에 대한 전통적 믿음을 철저히 해체하며, 과학적 사고와 합리적 의심을 통해 세상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단순한 무신론적 선언이 아니라, 신이 필요하지 않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적 성찰이기도 하다.

1. 신은 정말 존재하는가?

도킨스는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여러 전통적 논증들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특히 그는 우주의 창조자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는 ‘신의 존재 증명’이 오히려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고 설명한다.

  • 우주가 창조되었다면, 신은 누가 창조했는가?
  • 자연법칙에 의한 우주 형성이 더 논리적이지 않은가?

그는 신의 존재를 가정하는 것이 오히려 불필요한 복잡성을 더할 뿐이며,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과학적 사실들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2. 종교는 인간 본성인가, 문화적 산물인가?

많은 사람들은 종교가 인간의 본성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믿지만, 도킨스는 종교가 오랜 세월 동안 문화적으로 형성된 밈(Meme)이라고 주장한다. 즉, 종교적 믿음은 유전적 본능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학습되고 전파된 관념이라는 것이다.

  • 특정한 신앙 체계가 한 사회에서 널리 퍼지는 이유는 진실해서가 아니라, 그 체계가 효과적인 생존 및 전파 전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종교는 인간의 두려움(죽음, 불확실성)에 대한 심리적 위안을 제공하지만, 진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3. 종교와 도덕 – 신 없이도 우리는 도덕적일 수 있는가?

도덕성이 반드시 종교에 의존해야 한다는 믿음은 오랜 세월 동안 지속되어 왔다. 그러나 도킨스는 윤리적 삶이 신앙과 무관하게 존재할 수 있음을 다양한 연구와 사례를 통해 증명한다.

  • 신 없이도 인간은 윤리적 기준을 가질 수 있다.
  • 도덕성은 생물학적으로 진화한 협력과 상호적 이타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
  • 종교적 도덕성이 때때로 편협함과 배타성을 조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더 윤리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하면서, 종교적 도덕성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에 강한 반론을 제기한다.

4. 종교는 해악인가, 위안인가?

도킨스는 종교가 개인에게 위안을 줄 수도 있지만, 동시에 역사적으로 엄청난 해악을 초래했다고 지적한다.

  • 십자군 전쟁, 종교 재판, 테러리즘 등 종교를 이유로 벌어진 폭력적 갈등
  • 여성과 소수자 차별, 인권 탄압
  • 과학적 발견과 발전을 가로막는 종교적 교리

그는 종교가 반드시 도덕적이거나 선한 역할을 한다는 믿음이야말로 환상이라고 주장한다.

5. 신이 없는 세상 –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만들어진 신』이 단순히 종교를 비판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도킨스는 우리가 과학과 이성을 통해 더욱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 우리는 신 없이도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 과학적 탐구와 합리적 사고가 인간의 발전을 이끈다.
  • 무신론은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는 또 다른 방식이다.

그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단순한 허무주의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말한다.

6. 『만들어진 신』이 내게 준 의미

『만들어진 신』은 단순한 무신론적 논변을 넘어, 인간이 신 없이도 어떻게 윤리적이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이는 『이기적 유전자』와 함께 나에게 가장 큰 지적 영향을 준 작품 중 하나로, 성경에서 얻지 못한 인간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창을 열어주었다.

철저히 논리적이면서도, 동시에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이 책은 신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든, 강한 신앙을 가지고 있든, 또는 그 중간 어딘가에 있든 반드시 한 번은 읽어야 할 책이다.

과연 우리는 신이 없어도 행복하고 도덕적으로 살 수 있을까? 『만들어진 신』은 이 질문에 대한 가장 강력한 답변을 제시한다.

 

 

 

* 신이 우주를 창조했는가?
창조론에 의하면 (우리를 포함한) 우주 안의 모든 것은 초인적, 초자연적인 지성에 의해 의도적으로 창조되었다. 그러나 무언가를 설계할 정도로 충분한 복잡성을 지닌 창조적 지성은 오직 확장되는 점진적 진화 과정의 최종 산물로 출현할 수 있다. 즉, 가장 진화된 존재인 창조적 지성은 우주에서 마지막에 출현할 수밖에 없으므로, 우주를 설계하는 일을 맡을 수 없다.

* 신은 존재하는가?
신의 존재 여부는 가설이고 논증의 대상일 뿐이다.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등에서 주장하는 ‘전지전능’한 신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바 없는 ‘이야기’이다.

* 그래도 종교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믿는 것은 우리 교육 체계에 따라 종교를 그대로 받아들였고, 믿지 않음이 대안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단지 ‘무언가를 믿고 있다’는 것을 믿는다.

* 기도는 효과가 있는가?
2006년 4월 〈미국 심장학회지〉는 중보 기도(남을 위해 기도해주는 것)의 효과에 대해 조사한 바 있다. 그때 기도를 받은 환자들과 그렇지 않은 환자들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음이 밝혀졌다. 놀라운 것은 자신이 기도의 혜택을 받았다는 것을 안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더 심한 합병증에 시달렸다. 왜 그럴까? 자신이 기도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안 환자들이 좀 더 스트레스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 신이 사라진다면 인간사회는 타락하지 않을까?
끊임없는 전쟁과 가난, 아동학대와 동성애자 인권침해 등 우리는 세계사 속에서 잘못된 믿음이 초래한 해악을 지금까지도 계속 목도하고 있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너무나 많은 인간의 존엄성이 신 앞에서 무너졌다. 또한 최근 과학자 중 다수가 인간의 뇌는 도덕적으로 행동하도록 프로그램 됐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인간은 자체로 충분히 도덕적이며, 스스로에게 희망을 제시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신이 사라진다면, 인간은 더욱 인간을 의지하며 본연의 가치인 사랑과 연민을 찾게 될 것이다. 신이 없을 때 인간은 더욱 열정적이며 영적으로 진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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