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떠오르는 것이 ‘사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이라면, 당신은 이미 부자다.
진짜 부는 통장 잔고나 집의 크기에서 오지 않는다. 부는 무엇을 더 갖고 있느냐보다, 무엇을 더 하고 싶어 하느냐에서 시작된다. 하고 싶은 일이 많다는 건 삶에 여백이 있다는 뜻이고, 의지가 살아 있다는 신호다. 그것은 일상에 대한 관심이자, 자기 삶을 능동적으로 끌어안으려는 태도다.
‘갖고 싶은 것’은 비교를 만든다. 더 크고, 더 비싸고, 더 드물고, 더 화려한 것을 향한 욕망은 끝이 없다. 반면, ‘하고 싶은 것’은 창조를 만든다. 배우고, 만들고, 걷고, 돕고, 쓰고, 나누는 행위들은 내 안의 에너지를 바깥으로 흐르게 한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은 타인을 자극하지 않지만 ‘갖고 싶은 것’은 타인을 경계하게 만든다.
갖고 싶은 것은 현재를 불만족스럽게 만들고, 하고 싶은 것은 현재를 살아 있게 만든다. 소유는 멈춤이고, 행위는 흐름이다. 그래서 진짜 부자는 더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이 하고 있는 사람이다.
내가 만난 어떤 부자는, 백화점보다 도서관에 가는 날이 많았다. 또 어떤 부자는, 명품시계보다 아침 산책을 위해 알람시계를 맞췄다. 그들은 더 가지려 애쓰기보다, 더 살기 위해 애썼다. 그들이 가진 건 돈이 아니라 ‘의미의 방향’이었다. 하고 싶은 일 앞에서 사람은 겸손해지고, 겸손한 사람 앞에서 삶은 깊어진다.
물론 소유는 필요하다. 문제는 비율이다. 소유가 하기를 가로막기 시작하면, 우리는 보이지 않게 가난해진다. ‘완물상지’라는 말처럼, 물건이 마음을 데려가 버릴 때가 있다. 반대로 하기가 소유를 절제하게 만들 때, 삶은 가벼워지고 넓어진다. 좋은 신발 한 켤레는 걷고 싶은 거리를 늘리고, 좋은 냄비 하나는 함께 나눌 식탁을 늘린다. 소유가 행위를 돕는 순간, 물건은 짐이 아니라 도구가 된다.
부자의 시간표는 다르다. 사는 시간보다 만드는 시간이 많고, 비교하는 시간보다 배우는 시간이 많다. 불안을 달래기 위해 쇼핑을 반복하지 않고, 불안을 줄이기 위해 근력을 길러 걷는다. 관계에서도 같다. 과시를 위한 자리보다 돌봄이 있는 자리를 고르고, 박수받기 위한 말보다 실무가 되는 행동을 선택한다. 하루가 끝나면 ‘오늘 내가 가진 것’이 아니라 ‘오늘 내가 한 것’으로 자신을 재본다.
어떻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목록의 방향을 바꾸면 된다. 갖고 싶은 리스트를 줄이고, 하고 싶은 리스트를 늘린다. 하고 싶은 일은 작아야 오래 간다. 20분 독서, 10분 정리, 30분 걷기, 한 사람에게 안부 한 통. 그 작은 하기가 쌓이면 소유의 욕망은 조용히 가라앉는다. 삶의 속도는 느려지고, 깊이는 커진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탁월한 활동’이라 불렀다. 탁월함은 소유의 과잉에서 오지 않는다. 반복과 정성, 그리고 의미의 선택에서 온다. 오늘의 나를 부자답게 만드는 길이 있다면, 그것은 더 많이 가지는 길이 아니라, 더 잘 하고 싶은 것을 고르는 일이다.
‘오늘 내가 무엇을 했는가’가 곧 ‘오늘 내가 누구였는가’다. 내가 쓰는 말, 내가 보내는 시간, 내가 고른 사람, 내가 만든 결과가 내 삶을 채운다. 하고 싶은 일이 많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이 있다면, 이미 그것은 어떤 통장 잔고보다 귀한 자산이다.
갖고 싶은 것으로 채우는 삶은 늘 허기지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으로 채우는 삶은 충만하다. 진짜 부자란, 욕망을 쌓는 사람이 아니라 삶을 만드는 사람이다. 오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삶은 소비가 아니라 행위다.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이 가장 부유한 사람이다.
갖기보다 하기가 많을수록, 사람은 조용히 부자가 된다.

블루에이지 회장;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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