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닮았다”는 이유로 안심한다.
말투가 비슷하고, 웃음의 시점이 같고,
상처받는 방식조차 어딘가 유사할 때
그 사람은 ‘내 사람’처럼 느껴진다.
동질성은 따뜻하다.
우리가 어릴 적 친구를 만들던 방식도 그랬다.
좋아하는 만화가 같고, 싫어하는 선생님이 같고,
빵을 나누던 시간들이 같았다.
그런 순간엔
다른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게 느껴진다.
하지만 가까울수록
다름은 더 선명해진다.
그 사람은 나처럼 말하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같은 상처를 안고 있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
다름은 불편하다.
그 불편함을 외면하고 싶은 순간,
우리는 동질성에 몰입한다.
“그래도 우리는 같잖아”라고 말하면서
불편한 다름을 감춘다.
그러나 다름은 감춰지지 않는다.
그건 반드시 틈이 되고, 균열이 되고,
언젠가는 질문이 된다.
나는 네가 나와 다르다는 걸 받아들이기까지 오래 걸렸다.
그것이 관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기까지는 더 오래 걸렸다.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우리는 같기 때문에 함께 있는 것이 아니라,
달라도 함께할 수 있기 때문에
함께하는 것이다.
동질성은 우리가 시작하는 이유였고,
이질성은 우리가 이어지는 이유다.

블루에이지 회장 ·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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