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왜 그 모임에 또 나가?”
내가 내게 던진 질문이었다. 애매한 인연, 불편한 미소, 의미 없는 대화들. 시간은 금이라면서, 우리는 왜 그토록 많은 걸 허비하고 있는 걸까?
사람이 희망이고 기회라는 말,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그 희망을 가장한 기대가, 기회의 탈을 쓴 소진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더 많다. 진짜 문제는 그 관계 자체가 아니라, ‘끊지 못하는 나’다. 애초에 유효기간이 지난 인연, 거절 한 번 제대로 못 해 흐릿하게 유지되는 모임, 말도 통하지 않는 인간들과의 ‘의리’라는 이름의 고통. 이제 그만 인정하자. 대부분의 인간관계는 과잉이다.
모든 모임에 나가지 않아도 괜찮다. 모든 사람과 잘 지낼 필요도 없다.
내가 불편한 자리에서는 다른 사람도 불편할 확률이 높다. 괜히 억지로 웃지 말고, 괜히 끌려가지 마라. 안 간다고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다. 오히려 조금씩 조용해지는 그 틈 사이로, 진짜 중요한 사람들과의 관계가 또렷해진다.
이제는 ‘쓸모없는 관계’란 말을 부끄러워하지 말자. 인간관계에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 어떤 관계는, 차라리 정중한 이별이 서로를 위한 배려일지도 모른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묻는다.
지금 당신을 소진시키는 관계는 무엇인가?
당신은 정말, 그 모임에서 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는가?
아니면… 그냥 채워진 의자 하나였는가?
지금 당장 연락처 목록을 한 번 훑어보자.
이름조차 낯선 번호, 한 달에 한 번도 연락 안 하는 무리들, 본질 없는 대화만 반복되는 단톡방. 손가락으로 스윽 밀어내며 정리하는 그 순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쓸데없는 인간관계는 당신을 소진시키는 감정적 비용일 수 있다. 모든 모임에 나갈 필요도, 모두와 잘 지낼 이유도 없다. 인간관계에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며, 정중한 거리두기는 삶의 회복이다. 지금 당신을 소모시키는 관계를 과감히 정리하라. 그 자리에 당신답게 살 여백이 생긴다.
결국, 삶은 ‘누구와 함께’보다, ‘어떤 관계 속에 있느냐’로 결정된다.
우리는 다정한 고독을 누릴 줄 알아야 한다.
아무도 없는 자리가, 오히려 가장 자유로운 자리가 된다.
그러니, 쓸데없는 관계는 ‘정리’가 아니라 ‘회복’이다.

블루에이지 회장;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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