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여자들의 은밀한 삶[03]: 신앙과 사랑의 경계

종교적 가르침과 현실적인 사랑

사랑은 인간 존재의 가장 본질적인 감정이지만, 종교는 이를 정의하고 틀에 가두려 한다. 신앙 공동체는 사랑을 숭고하고 신성한 감정으로 바라보지만, 현실 속 사랑은 결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종교가 말하는 사랑과 현실 속 사랑은 언제나 일치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두 가지가 충돌할 때, 인간은 신앙과 감정 사이에서 갈등하며 길을 찾는다.

기독교 전통에서 사랑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며, 성경 곳곳에서 사랑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그러나 그 사랑은 흔히 조건부이며, 특정한 형태로 제한된다. 교회는 사랑을 결혼과 가정, 그리고 신앙적인 헌신 안에서만 허용하려 하고, 그 외의 사랑은 쉽게 금지되거나 죄로 규정된다. 하지만 현실 속 사랑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종종 교회의 틀을 벗어나고, 인간적인 감정의 복잡성을 품는다.


1. 신앙이 규정하는 사랑: 경건한 사랑과 그 한계

기독교는 사랑을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자, 인간이 마땅히 가져야 할 미덕으로 가르친다. 예수는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고 가르쳤고(마태복음 22:39), 고린도전서 13장은 사랑이 오래 참고, 온유하며, 모든 것을 믿고 견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사랑의 개념은 종종 현실적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 교회는 사랑을 경건한 관계 속에서만 인정하려 하며, 인간의 본능적이고 감정적인 사랑을 경계한다. 예를 들어, 기독교 전통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랑의 조건이 강조된다.

  1. 결혼 안에서의 사랑
    • 성적 사랑은 오직 결혼한 부부 사이에서만 허용된다. 결혼 외의 사랑은 음란, 간음, 불륜으로 간주된다.
  2. 이성 간의 사랑
    • 전통적으로 동성애는 교회가 허용하지 않는 사랑이었다. 최근 일부 개방적인 교회에서는 LGBT+ 이슈를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LGBTQ 학생 동아리 허용, LGBT+ 신자의 예배 참여, 동성애자 교인의 배척 반대를 주장한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종교 공동체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3.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사랑
    • 사랑은 언제나 인내하고, 희생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사랑이 항상 희생과 인내로만 유지되지 않는다.

이처럼 교회는 사랑을 신성한 것으로 보면서도, 그 표현 방식에는 엄격한 틀을 씌운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사랑은 경건하기보다는 혼란스럽고, 명확한 틀을 따르기보다는 예측할 수 없는 감정에 휩쓸리기 쉽다.


2. 현실 속 사랑: 종교적 규범과 충돌하는 감정들

현실 속 사랑은 교회가 가르치는 사랑과 다르다. 사랑은 때때로 신앙의 규범을 벗어나고, 인간적인 욕망과 결부된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 신앙과 사랑이 충돌하는 장면들이 나타난다.

  1. 결혼 전 성관계
    • 교회는 혼전순결을 강조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많은 이들이 결혼 전 사랑을 경험한다. 이 과정에서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죄책감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한다.
  2. 이혼과 재혼
    • 전통적 기독교는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한다”(마태복음 19:6)며 이혼을 금지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부부 관계가 깨질 수밖에 없는 순간들이 존재한다.
  3. 금지된 사랑
    • 기독교의 규범에서는 동성애, 종교 간 연애, 나이 차가 많이 나는 관계 등 다양한 사랑이 제한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러한 관계들도 존재하며, 당사자들은 종종 신앙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한다.

이러한 갈등 속에서 신앙을 따를 것인가, 현실적 사랑을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문제는 많은 신앙인들에게 고통스러운 딜레마가 된다. 교회는 사랑을 제한하지만, 인간의 감정은 교회의 가르침만으로 통제할 수 없다.


3. 신앙과 사랑은 대립하는가?

그렇다면 신앙과 사랑은 대립하는 개념일까? 아니면, 사랑 속에서도 신앙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하나님의 사랑’이다. 그런데 이 사랑은 조건적이지 않다. 하나님의 사랑은 인간이 연약하고 실수하며, 금지된 사랑을 할지라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교회가 가르치는 사랑은 이상적이고 규범적이지만, 인간의 사랑은 그렇지 않다. 인간의 사랑은 흔들리고, 때로는 도덕적 기준을 넘어서며,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랑이 가치 없거나 죄로 규정될 필요는 없다.

신앙과 사랑을 조화롭게 받아들이려면 다음과 같은 태도가 필요하다.

  1. 사랑에 대한 유연한 시각을 가지기
    • 사랑이 반드시 결혼과 도덕적 틀 안에서만 존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2. 신앙을 강요하기보다, 사랑을 이해하는 태도를 가지기
    • 교회가 사랑을 규범적으로만 정의하지 않고, 개인의 감정과 경험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3. 신앙과 사랑이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보완할 수 있도록 고민하기
    • 사랑이 신앙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앙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도 있다.

사랑은 복잡하고, 신앙도 그렇다. 이 두 가지가 항상 조화를 이루는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사랑을 어떻게 이해하고, 신앙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신앙과 사랑 사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인간적인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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