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잘한 너를 위해나에게 보내는 편지

오랜만이다.

이렇게 너에게 말을 건네는 일이.

늘 누군가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보여야 했고,

누군가의 기분을 먼저 생각해야 했던 시간들 속에서

넌 늘,

가장 마지막에야 이름 불린 존재였다.

그런데도 참 잘 버텼다, 너는.

누구에게도 속마음을 다 꺼내 보이지 못하고

웃으며 넘겨야 했던 수많은 날들 속에서

결국 무너지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는 것.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너는 아마 모를 것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고.

그 말이 얼마나 어렵고,

어쩌면 불편한지

너는 잘 알고 있지.

그래도 이제는 조금씩

너에게도 따뜻한 말을 건네도 좋을 것 같다.

힘들었던 날,

그 누구도 몰랐던 밤의 눈물,

그래도 아침엔 평온한 얼굴로

다시 세상에 나섰던 너에게,

나는 이제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

너를 너무 몰랐고,

너를 너무 채찍질했고,

때로는 너를

무능하다고,

부족하다고,

쓸모없다고까지 말했던

그 수많은 내 안의 목소리들.

그 모든 말에서

너를 구해내고 싶다.

이제라도 말해주고 싶다.

넌 생각보다 단단했고,

생각보다 따뜻했고,

생각보다 멋진 사람이다.

이제는

누구의 기대를 채우기 위한 삶이 아니라,

너의 중심에 귀 기울이며 사는 삶을 살아보자.

누군가의 ‘괜찮은 사람’이기 전에

너에게 진심으로 ‘괜찮은 나’가 되어주자.

남은 길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너와 함께라면

조금은 덜 두렵고,

조금은 더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 오늘부터 다시 시작해보자.

그저 살아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한 너를 위해.

그 누구보다 뜨겁고 조용하게

너를 응원하고 있을

너 자신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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