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출어람(靑出於藍)” ― 푸른 물감은 쪽풀에서 나오지만, 쪽보다 더 푸르다. 《순자(荀子)·권학편(勸學篇)》에 나오는 말이다. 스승에게서 배운 제자가 스승을 능가할 수 있다는 뜻이자, 배움이 본래의 근원보다 더 나아질 수 있음을 말한다.
옛날 장인은 제자를 가르칠 때 늘 두 가지 마음을 품었다. 하나는 기술을 전수해 같은 길을 걷게 하고 싶은 바람, 다른 하나는 언젠가 자신을 넘어설까 두려운 마음이다. 그러나 시대는 늘 후자가 현실이 되면서 발전했다. 제자가 스승을 뛰어넘을 때 새로운 길이 열렸고, 그것이 곧 전통의 힘이자 미래의 발판이었다.
풍경으로 보면 이렇다. 봄의 쪽풀은 연한 빛을 품고 자란다. 그러나 그 잎을 삶아 얻은 염료는 오히려 더 짙고 선명한 청색을 낸다. 자연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보다 더 강렬한 색을 낳는다. 인간의 배움도 마찬가지다. 배우는 이는 본래보다 더 멀리, 더 깊이 나아갈 수 있다.
이 말은 우리에게 도전과 동시에 위로를 준다. 젊은 세대는 앞선 세대를 뛰어넘어야 하고, 앞선 세대는 뒤를 따르는 이가 더 푸르게 빛나는 것을 기꺼이 인정해야 한다. 청출어람은 단순한 경쟁의 논리가 아니라, 세대와 지식이 이어지는 과정에서의 자연스러운 이치다.
결국 우리는 스승이면서 동시에 제자다. 누군가에게 배운 것을 바탕으로 또 다른 이를 키우고, 그들이 다시 더 푸른 빛으로 세상을 물들인다. 그것이야말로 학문의 진정한 계승이고, 인생의 순환이다.

블루에이지 회장;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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