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담은 언제나 속삭임으로 시작된다.
“그 사람 말인데 말이야… 너한텐 얘기하는 거야.”
그 말이 시작되는 순간,
눈빛은 예민해지고,
입술은 불필요하게 바빠진다.
그리고 곧, 그 자리는
누군가의 이름을 놓고 재단하는
작은 재판장이 된다.
사람은 타인의 이야기에 쉽게 끌린다.
특히 그것이 결핍이나 흠, 실수, 단점일 때
그건 일종의 심리적 안도감을 준다.
“저 사람도 완벽하지 않네.”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이런 비교는 위로 같지만
사실은 자기 자신에 대한 불신을
타인에게 투영한 것에 불과하다.
험담은 듣는 이를
언젠가 말하는 이로 만든다.
그 대화에 동의하지 않아도,
고개를 끄덕였다는 이유로
침묵했다는 이유로
그 안에 포함된다.
누군가를 뒷담화할 수 있는 사람이
결국은 또 다른 자리에서
당신을 말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누군가의 뒷말이 시작될 때
고개를 돌리고,
다른 화제로 넘길 줄 아는 사람이
관계를 정리할 줄 아는 사람이고,
자신의 평판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다.
불필요한 말 한마디를 삼키는 것이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품을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배워야 한다.
당신이 말하지 않은 자리에서
당신의 말이 오르내리는 것을 상상해보자.
그 불편함을 아는 사람이라면
다른 이의 이름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않는다.
말은 날아가고,
기억은 남는다.

블루에이지 회장;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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