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겨울 햇살에 욕심을 냈는지 눈물이 맺힌다.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아들에게 너무 무심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건강도 챙겨보자는 심사에 아들과 오서산 등산을 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하지만 막상 오서산 주차장에 도착해 보니 잠시 머뭇거리게 됐다. 오는 4월이 돼야 만으로 4살 되는 꼬마를 데리고 겨울산을 오르는 것이 가능할지 고민됐기 때문이다.

나는 아들의 결정에 맡기기로 하고 의중을 물었다. 아들은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재미있어 보였는지 산에 오르겠단다. 나는 찬바람이 들어가지 않게 아들의 옷매무세를 만진 후 주위를 살폈다. 풀숲사이로 마른 소나무 가지가 떨어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나무지팡이를 손에 잡아든 아들은 아빠와의 산행에 신이났는지 나보다 몇 걸음은 앞서 뛰어나가기 시작했다. 하산하는 등산객들의 인사도 받았다. “아이구 참 예쁘구나? 산에 가니?”라고 하자 기분이 좋은지 손을 배에 대고 허리를 굽혀 배꼽인사를 했다. 잠시 후 한 무리의 아줌마 등산객들이 내려왔다. “어머 아기 좀 봐” “우리 아기 잘 갔다와라.” 좀 전의 예의바르던 아이는 어디로 가고 아주머니들의 뒤에 소리를 지른다. “나 아기 아니에요. 형아예요.” 평소 아기라는 소리를 싫어하는 대현이는 분이 안풀렸는지 “아빠 왜 나보고 아기라고 해? 난 민주 오빤데”라며 아빠의 위로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그래 아가야…. 참 많이 컸구나. 따사로운 겨울 햇살에 욕심을 냈는지 눈물이 맺힌다. 겨울 공기를 너무 맘껏 마셨는지 목이 메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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