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생일에너는, 너라서 괜찮은 사람이다.

사랑하는 딸아,
너는 8월의 햇살처럼 환한 날 태어났지.
여름이 한창이던 계절,
세상의 색이 가장 짙고,
모든 것이 생명으로 넘실거리던 시간 속에서
너는 조용히 나의 품에 안겨
나의 첫사랑이 되었다.

너를 처음 안았을 때
나는 삶의 무게보다
한 생명의 가벼움을 더 크게 느꼈단다.
그 작은 숨결이
내 모든 이유가 되었다.

딸아,
나는 너에게 무엇이 되어주고 싶을까.
세상의 모든 길을 열어주는 문이 되어주고 싶다가도
그 문턱에 살짝 기대어
너를 조용히 지켜보는 벤치 같은 존재이고 싶어지는구나.

너는 아름다워야 한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겠지만
나는 너에게
‘아름답다’는 말보다
‘존엄하다’는 말을 먼저 해주고 싶다.

너는 네 감정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고,
네 의견을 말할 자격이 있으며,
어떤 관계 안에서도
자기를 잃지 않아야 할 존재라는 걸
꼭 기억해다오.

세상이 너에게 말하는 기준과
네 안에서 끓어오르는 목소리 사이에서
혼란스러울 때가 있을 거야.
그럴 땐 이 한마디만 기억해주렴.
너는, 너라서 괜찮은 사람이다.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움츠러들지 말고
남보다 늦는다고 자책하지 마라.
꽃은 각자의 철에 피는 법이니까.

그리고,
살면서 마음이 부서지는 날도 있을 거야.
그럴 땐 울어도 괜찮다.
울음은 약함이 아니라,
다시 일어나기 위한 준비일 뿐이니까.

사랑하는 내 딸아,
언제나 너의 편이 되어줄게.
내 인생이 조금 더 따뜻한 방향으로 휘어진 건
너라는 여름이
내 삶의 한가운데 찾아왔기 때문이란다.

너는 나의 여름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나의 가장 다정한 이유다.

Leave a Reply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