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말문이 좀처럼 막히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낯선 자리에서도, 예기치 않은 질문 앞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또렷하게 펼쳐낸다. 그들의 말은 물처럼 흐르는 것이 아니라, 마치 물살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는 배처럼 흔들림이 없다. 이들은 결코 자기표현을 미루지 않는다. 속으로만 삭이지 않고, 침묵에만 기대지 않는다. 그 말에는 자신에 대한 신뢰가 묻어난다. 내 마음을 말로 옮겨도 괜찮다는 믿음, 세상과 나 사이에 다리를 놓아도 무너지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있다.
이런 사람들의 말은 결코 거칠거나 서두르지 않는다. 듣는 이를 향한 배려가 깃들어 있고, 생각의 질서가 어지럽지 않게 다듬어져 있다. 그들은 ‘잘 말하는 것’보다 ‘잘 들리게 말하는 것’의 가치를 안다. 말의 중심에 ‘나’만을 두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과 감정을 함께 고려한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의 핵심은 공감과 이해, 그리고 경청에 있다는 사실을 몸소 실천하는 이들이다.
불편한 순간이 와도, 감정이 격해져도 이들은 언어의 문을 닫지 않는다. 어떻게 말할지 고민하고, 어떻게 들릴지 끝까지 책임진다. 감정에 휩쓸려 말문이 막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럴수록 천천히 숨을 고르고, 자신의 생각을 정돈해 표현하려 애쓴다. 그 결과, 그들의 말은 사람의 등을 다정하게 두드리고, 때로는 등을 떠민다.
이런 능력은 타고난 재능만이 아니다. 그들은 수많은 고민과 연습, 실패와 경험을 통해 말하기의 근육을 단련해왔다. 머릿속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다양한 상황을 상상하며 답변을 준비하는 습관이 쌓여, 비로소 조리 있게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화려한 문장이 아니라, 훈련된 태도에서 비롯된 힘이다.
입은 근육이고, 언어는 마음의 습관이다. 가볍지 않되 무겁지도 않게,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배려 깊게, 흔들림 없이 말할 줄 아는 이들은 언제나 빛난다. 말은 결국 사람의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말의 문을 여는 사람들, 그들은 오늘도 세상과 자신 사이에 든든한 다리를 놓는다.

블루에이지 회장;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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