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될까? 괜히 시작한 것 같아.”
막 문을 연 가게, 이제 막 도메인을 산 웹사이트, 첫 상담을 끝낸 그날 밤. 이 말은 밥상을 뒤엎고, 다된 밥에 코 빠트리는 소리다.
반대로 고민과 걱정의 순간에 “나는 할수 있다.” 이 말은 지난 시간의 좌절과 불안까지 자산으로 바꾸고, 성공의 문을 여는 마법의 문장이다.
말은 시작을 끝으로 만들기도 하고, 끝을 다시 시작으로 만들기도 한다.
“못하겠어요.”
그 말은 마치 커튼을 쳐버리는 것 같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무대에, 조명이 꺼진다.
그런데 똑같은 상황에서, “그럼 한번 해볼게요.”라고 말하면? 커튼은 서서히 올라가고, 어둠 속에서 조심스레 발을 들여놓는 배우가 있다.
삶은 늘 그 발끝을 보고 길을 내준다.
“망했네…”
이 말은 삶에 마침표를 찍는다. 더 나아갈 이유도, 돌아볼 여지도 닫힌다.
하지만 “그럼 이제 뭘 해야 하지?”라고 묻는 순간, 그 문장은 쉼표가 된다.
고개를 들고 주위를 둘러보는 질문은, 항상 길을 만든다.
말이 먼저 묻고, 행동이 뒤를 따른다.
“내가 그럼 그렇지…”
비난의 화살이 자신을 향해 곤두선다. 그 화살은 실패보다 훨씬 깊게 박힌다.
그 대신 “이번에도 하나 배웠다”고 말하면, 자책은 사라지고, 배움이 남는다.
실패는 반복되는 게 아니라, 축적되는 것임을 알게 된다.
실패의 언어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재구성하는 것이다.
우리가 뱉는 말들은 생각의 방향을 정한다. 말의 뒷모습을 보면 그 사람의 삶이 보인다. 스스로를 옭아매는 말, 세상을 단정하는 말, 가능성을 가로막는 말을 매일 무심코 반복하면서 왜 삶은 늘 그 모양이냐고 한탄한다.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정작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얼마나 강력한 현실 창조의 도구인지 깨닫지 못한다. 매일 수백 번 뱉어내는 말들이 우리 뇌를 조건반사적으로 훈련시키고, 결국 삶의 패턴을 고착화시킨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살아간다.
캐럴 드웩(Carol Dweck)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사고 체계 자체를 규정한다. “못하겠어요”라는 말 속에는 고정 마인드셋(Fixed Mindset)이 깔려 있다. 반면 “그럼 한번 해볼게요”에는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 숨어 있다.
절망의 언어에서 가능성의 언어로
당신은 지난주에 몇 번이나 “안 돼”, “힘들어”, “모르겠어”라는 말을 했는가? 이런 말들이 입에서 나오는 순간, 뇌는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인다.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 연구가 보여주듯, 반복되는 생각과 언어는 실제로 뇌의 신경 회로를 재구성한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실패를 개인의 무능으로 치부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틀린 답에 대해 가차없이 빨간 펜을 들이댄다. 직장에서는 실수 한 번이면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시선이 따라온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우리가 “내가 그럼 그렇지”라는 자기 비하의 언어에 익숙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실패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면 어떨까?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기까지 1,000번의 실패를 했을 때, 그는 “나는 실패한 것이 아니라 전구가 켜지지 않는 1,000가지 방법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같은 현실, 다른 해석. 언어가 현실을 규정하는 순간이다.
뇌과학이 증명한 언어의 힘
최신 뇌과학 연구는 놀라운 사실을 보여준다. 긍정적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뇌에서는 도파민과 세로토닌 분비가 증가한다. 반대로 부정적 언어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를 촉진한다. 당신이 “망했네” 대신 “그럼 이제 무얼 해야 하지?”라고 말하는 순간, 뇌는 문제 해결 모드로 전환된다. 전전두엽의 실행 기능이 활성화되고, 창의적 사고를 담당하는 뇌 영역들이 깨어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먼저 자신의 언어 패턴을 관찰하라. 스마트폰 메모장에 하루 동안 자신이 사용한 부정적 표현들을 기록해보자. “안 돼”, “못해”, “어려워”, “귀찮아”… 이런 말들이 얼마나 자주 등장하는지 확인하라.
다음 단계는 대체 언어를 준비하는 것이다.
“못하겠어요” 대신,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망했네” 대신, “다른 접근이 필요하네요”
“내가 그럼 그렇지” 대신, “흥미로운 경험이었어요”
“안 될 거야” 대신, “도전해볼 만하네요”
“나는 안 돼요” 대신, “나는 아직 익숙하지 않아요.”
“왜 나만 이래” 대신, “이걸 겪는 이유가 있을 거야.”
“끝났어” 대신, “이건 하나의 과정일 뿐이야.”
“그 사람이 나를 무시했어” 대신, “그 사람이 나를 오해한 걸 수도 있어.”
언어는 세계를 해석하는 렌즈다. 당신이 쓰는 말이 바뀌면, 삶의 구도가 달라진다. 사람들이 달라 보이고, 상황도 새로운 얼굴을 드러낸다. 그 작은 전환이 큰 여백을 만들고, 여백은 가능성을 품는다. 일상의 대화에서 말의 톤을 바꾸고, 주고 받는 문자와 카톡에서 긍정의 단어를 선택하라. 결국, 우리의 삶은 우리가 무심코 뱉은 말들의 합임을 명심하자.
사회적 차원의 언어 혁명
개인의 변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우리 사회 전체가 실패를 대하는 언어부터 바꿔야 한다. 기업에서는 “실패 사례 공유회” 대신 “학습 기회 나눔회”로, 학교에서는 “틀린 답” 대신 “다른 시도”라는 표현을 사용해보자.
세네카는 말했다. “모든 새로운 시작은 어떤 다른 시작의 끝에서 나온다.” 당신이 부정의 언어를 포기하는 순간, 가능성의 언어가 시작된다. 당신의 언어가 바뀌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며, 행동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하라. “못하겠어요” 대신 “그럼 한번 해볼게요”라고 말해보자. 그 작은 변화가 당신의 운명을 바꿀 것이다. “언어의 한계가 나의 세계의 한계다”라고 비트겐슈타인이 말했듯이, 우리는 언어를 통해 세계를 확장할 수 있다. 오늘부터 당신의 언어가 당신의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도록 하라.
언어는 단순한 표현 도구가 아니라 현실을 창조하는 강력한 힘이다. “못하겠어요”에서 “그럼 한번 해볼게요”로, “망했네”에서 “그럼 이제 무얼 해야 하지”로 바꾸는 것은 단순한 말바꾸기가 아니다.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긍정적 언어는 실제로 뇌의 신경회로를 재구성하고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킨다. 한국 사회의 실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고, 개인과 사회 차원에서 성장 마인드셋의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구체적 실천 방법을 통해 언어 혁명을 시작하라. 당신의 언어가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블루에이지 회장;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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