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함께할 수 있다는 건, 자극이 아니라 지속이다맛이 없어서 좋다

물은 맛이 없어서 평생 마실 수 있고,
공기는 향기가 없어서 평생 마실 수 있다.

이 문장을 처음 본 순간,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정화됐다. 너무도 단순한 진실이었고, 그래서 더 깊은 울림이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자극을 원하면서도, 결국 자극에 질려 돌아서는 존재다. 진한 향수는 오래 맡기 어렵고, 단맛은 계속 먹을 수 없다. 강렬함은 언제나 ‘한때’다. 반면 무색무취의 것은 잊히지만, 언제나 곁에 있다. 숨을 쉬듯, 물을 마시듯, 말없이 함께해준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자극적인 말로 감탄을 자아내는 이보다, 조용히 들어주고 곁을 지켜주는 이가 더 오래 남는다. 격정적인 관계보다, 담담하게 이어지는 일상이 더 깊은 신뢰를 만든다.

우리는 왜 ‘재미없다’는 이유로 소중한 것을 흘려보내는가.

왜 향과 맛이 없다는 이유로, 진짜 필요한 것을 놓치는가.

없음의 미학은, 채워짐보다 단단하다.

더하지 않아서 무너지지 않고, 줄곧 그 자리에 머문다.

사랑도, 우정도, 삶의 태도도 그러해야 하지 않을까.

‘맛있다’는 말보다 ‘늘 마실 수 있다’는 것이 더 어렵고 더 위대하다면,

오늘 나의 말과 태도, 관계의 방식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당신 곁의 ‘맛없는’ 존재,

그게 진짜 귀한 것일 수 있다.


“향기롭지 않아서 다행이다.

그래서 평생 곁에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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