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5A] 4. 망설임의 종착지, ‘행동(Act)’의 미학필립코틀러(Philip Kotler)의 5A 중 -Act(행동)

[마케팅5A] 4. 망설임의 종착지, ‘행동(Act)’의 미학<span style='font-size:18px; display: block; margin-top:0px; margin-bottom:4px;'>필립코틀러(Philip Kotler)의 5A 중 -Act(행동)</span>

기나긴 마라톤의 여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잠재 고객이라는 이름의 주자는 ‘인지(Aware)’의 출발선을 떠나, ‘호감(Appeal)’의 오르막을 넘고, ‘탐색(Ask)’이라는 고독한 자기 검증의 시간을 거쳐 마침내 결승선 바로 앞까지 당도했다. 그의 가슴은 기대로 부풀어 있고, 이제 마지막 한 걸음만 내디디면 그간의 모든 여정이 ‘구매’라는 결실로 완성된다. 5A 여정의 네 번째 단계인 ‘행동(Act)’은 바로 이 마지막 한 걸음, 욕망이 현실이 되는 전환의 순간이다.

그러나 이 가장 짧고 결정적인 순간에, 수많은 주자들이 결승선 앞의 보이지 않는 문턱에 걸려 넘어지고 만다. 모든 준비는 끝났고 마음의 결정도 내렸지만, 행동으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이 너무나도 복잡하고 불친절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열두 자 이상의 특수문자를 포함하라고 요구하는 회원가입 절차일 수도 있고, 여전히 어딘가에 숨어있는 액티브X(ActiveX)의 망령일 수도 있으며, 수십 개의 빈칸을 채워야만 다음으로 넘어가는 결제창일 수도 있다. 의외로 신용문제나 다른 이유로 카드를 사용할수 없는 구매자가 많다는 것을 아는가? 우리는 종종 모든 고객이 반짝이는 신용카드 한 장쯤은 지갑에 품고 있을 것이라는 안일하고 편리한 가정에 빠진다. 그러나 그 가정의 틈새로 얼마나 많은 잠재 고객들이 조용히 발길을 돌리고 있는지 아는가?

여기, 아르바이트 월급을 현금으로 받아 막 지갑이 두둑해진 대학생이 있다. 그는 몇 주간 고민하던 게이밍 키보드를 가장 저렴하게 파는 쇼핑몰을 마침내 찾아냈다. 설레는 마음으로 ‘구매하기’ 버튼을 눌렀지만, 그의 앞을 가로막는 것은 본인인증을 거쳐야 하는 복잡한 카드결제창 뿐이다. 아직 신용카드가 없는 그에게 이 결제창은 넘을 수 없는 벽이다. 그 순간, 그에게는 단 하나의 선택지만 남는다. 3천 원쯤 더 비싸더라도 터치 몇 번으로 핸드폰 소액결제가 가능하거나, 은행 앱을 켜서 바로 입금할 수 있는 가상계좌를 발급해주는 경쟁사의 쇼핑몰로 망설임 없이 넘어가는 것이다. 그 3천 원은 단지 가격 차이가 아니라, 나의 상황을 이해해주지 않는 시스템에 대한 수고와 약간의 모멸감까지 기꺼이 지불하는 비용이다.

또 다른 곳에는, 개인 경비와 회사 경비를 칼같이 분리해야 하는 프리랜서가 있다. 그는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려 하지만, 이 쇼핑몰은 개인 명의의 간편결제만 지원할 뿐, 세금계산서 발행을 위한 계좌이체 옵션을 제공하지 않는다. 그의 입장에서는 구매 절차의 불편함이 제품의 매력도를 넘어선다. 결국 그는 조금 더 번거롭더라도 기업 거래를 이해하는 다른 판매처를 찾아 나선다.

이처럼 고객이 마주한 결제의 문턱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고 구체적이다. 따라서 간편가입과 다양한 간편결제 수단의 제공은 더 이상 선택 가능한 ‘옵션’이 아니다. 그것은 고객의 다양한 사정을 헤아리는 ‘포용성’의 문제이며, 마지막 순간에 고객을 놓치지 않으려는 ‘치밀함’의 문제다. 수많은 경쟁자들이 단 몇 번의 터치로 고객을 빼앗아갈 수 있는 시대, 당신의 결제 시스템은 고객에게 환대의 악수를 건네고 있는가, 아니면 차가운 철옹성을 쌓고 있는가?

이러한 ‘마찰(friction)’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여정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쌓아온 고객의 마음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다. ‘당신은 우리 제품을 살 자격이 있는지, 이 정도의 시련을 통과하여 증명해 보라’고 말하는 듯한 오만한 태도로 비칠 수 있다. 고객의 시간과 노력을 존중하지 않는 브랜드라는 인상을 주는 순간, 어렵게 쌓아 올린 호감과 신뢰는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린다. 이것이 바로 구매 직전 이탈률(cart abandonment rate)이라는 차가운 숫자가 증명하는 현실이다.

따라서 ‘행동’ 단계의 미학은 ‘더하기’가 아닌 ‘빼기’의 기술에 있다. 고객의 마지막 결심을 방해하는 모든 장애물과 망설임의 요소를 제거하여, 행동에 이르는 길을 매끄러운 활주로로 만드는 것이다. ‘간편가입’과 ‘간편결제’는 이 시대의 가장 기본적인 고객 존중의 표현이다. 소셜 로그인으로 회원가입의 장벽을 없애고, 원클릭 결제나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으로 구매 과정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만들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이 단계의 목표는 고객의 구매 ‘행동’을 단순한 ‘거래(transaction)’에서 그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즐거운 ‘경험(experience)’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고객이 자신의 선택이 현명했음을 마지막 순간까지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 그것이 바로 행동 단계의 핵심 전략이다. 당신의 고객은 결승선 앞에서 환호하며 테이프를 끊는가, 아니면 마지막 장애물에 걸려 넘어져 그간의 모든 여정을 후회하고 있는가?

 

“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이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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