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에 인생 바꿔보자.”
“이번엔 제대로 터질 것 같아.”
“이걸로 이번 달은 좀 숨통이 트이겠지…”
가난은 언제나 속도를 갈망한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결과가 빨라야 하고,
성과가 눈에 보여야 하고,
효과가 당장 느껴져야 한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안정이 아니라
당장의 돌파, 당장의 회복, 당장의 통장잔고다.
그래서 그들은
단기 투자, 단기 수익, 단기 부업에 지갑을 연다.
그리고 그 시장은,
실패해도 다시 찾는다.
망해도 다시 결제한다.
왜냐하면 가난은 실패가 아니라,
느림을 견디지 못하는 심리의 이름이기 때문이다.
느림은 불안을 낳고, 불안은 ‘속도’를 산다
서울대 소비자심리학 연구팀은
2023년 보고서에서
“저소득층일수록 ‘성과의 지연’을 견디지 못하고,
즉각적인 보상을 약속하는 서비스에
더 쉽게 결제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선택 문제가 아니다.
‘불안’이라는 감정이
인내력보다 충동을 먼저 작동시키기 때문이다.
- 월급은 다음 달에 나오지만
부채는 매일 쌓이고, - 자격증은 6개월 뒤에 나오지만
당장 다음 주부터 쓸 돈이 없다. - 재테크 공부는 늦게 성과가 나지만
내일이라도 돈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면
그 쪽을 택하게 된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들은
“긴 안목”을 가르치는 시장이 아니라
“빨리 되는 법”을 파는 시장으로 몰린다.
재테크 유튜브, 코인 단타, 부업 강의… 희망은 콘텐츠로 팔린다
“이 영상만 보면 월 100만 원은 찍습니다.”
“코인 단타로 1천만 원 벌었습니다.”
“집에서 하루 2시간으로 월 500 벌기.”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은
가난한 사람들의 ‘속도 욕망’을 정교하게 타겟팅한다.
조회 수가 많을수록,
내용은 더 짧고 자극적이며
더 비논리적이지만,
희망은 더 강하다.
실제 2022년 기준,
국내 단타 투자자 중 20~30대 비중은 68%
그 중 절반 이상이
“원하는 수익률은 1주일 내 15%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출처: 한국예탁결제원, 금융감독원 공동 발표)
그들에게 주식은 자산이 아니라
복권이었고,
유튜브는 재무 설계가 아니라
구세주였다.
가난한 이들의 반복 결제 – 실패가 아니라 속도 실패
가난한 사람들의 소비는
한 번 실패해도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이번엔 진짜”라는 마음으로
더 강하게 반복된다.
왜냐하면 실패한 건
‘시도’가 아니라
‘속도’가 느렸기 때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 강의는 실행력이 떨어졌어.”
“이번 코인은 늦게 들어갔지.”
“지금은 좀 빨리 수익 나야 하니까 다른 방법으로.”
이런 심리는
무수한 단기 부업, 투자 강의, 코칭 프로그램, 퀵머니 어플을
재구매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시장은
심지어 자발적 환불을 유도해도
다시 찾아오는 충성 고객들로 유지된다.
속도는 착시를 낳고, 착시는 반복을 낳는다
가난한 사람들은 불안한 시간을 줄이기 위해
‘정답의 기분’을 사는 경향이 있다.
그 기분이 강의일 수 있고,
코인 텔레그램일 수 있고,
“한 달 안에 300만 원 벌게 해드립니다”는 DM일 수 있다.
● 실제로 2023년 ‘단기 수익형 강의 플랫폼’ 시장은
3년 사이 8배 성장해 1조 원을 돌파했고,
수강생 중 72%는 30세 이하였다.
(출처: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 투자교육 콘텐츠 통계)
이들은 성공보다
“실패하지 않을 것 같은 말”을 듣기 위해 결제하고,
결과보다
“확신의 감정”을 사기 위해 반복한다.
느림을 참지 못하는 경제는, 계속 속도를 팔게 만든다
이 시장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왜냐하면 느림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속도를 사게 되고,
속도가 팔리면
더 빠른 속도가 상품으로 나온다.
한때는 하루 10만 원 벌기였다면,
이제는 “10분만 투자하세요”가 된다.
초단타 매매, AI 자동 매매, 하루 1분 블로그 부업…
모든 콘텐츠가 감정의 시계를 압축한 상품들이다.
가난은 속도의 비즈니스를 낳는다.
그리고 그 속도는
실패로 끝나도 다시 반복된다.
왜냐하면 그들은 실패한 것이 아니라
“늦은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블루에이지 회장 ·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Job談 -잡담할까요? 브랜딩, 마케팅, 유통과 수출 그리고 일상다반사까지 잡담하고 싶은 사업자, 창업자, 청년기업, 여성기업, 프리랜서 → E-mail: brian@hyuncheong.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