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은 벌써 저만큼 갔는데, 나는 뭐 하고 있지?”
“동창회 다녀오면 항상 마음이 허해요.”
“나는 나대로 산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뒤처지는 기분이 들어요.”
사람은 절대적인 기준보다
상대적인 위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위치가 소득이든, 외모든, 경력이든, 심지어
‘팔로워 수’나 ‘조회 수’일지라도 말이다.
심리학자 리처드 윌킨슨은 말했다.
“인간은 자신이 처한 객관적 빈곤보다,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낮다고 느낄 때
더 큰 불안을 경험한다.”
이 감정이 만든 시장이 바로
‘비교의 경제(Comparison Economy)’다.
비교는 무의식적이다, 그리고 중단되지 않는다
사람은 자신의 성과를 직접 측정하지 않는다.
항상 타인의 기준, 타인의 속도, 타인의 스펙을 통해
자기 존재를 검증한다.
- SNS에서는 친구의 여행과 명품을 보며
- 직장에서는 동료의 승진과 연봉을 보며
- 학교에서는 친구의 학원 수를 보며
심지어 광고도 이렇게 유도한다.
“남들 다 한다는데, 당신은 아직도 안 하세요?”
“당신 아이만 뒤처지고 있다면?”
이런 문장은 강요가 아니다.
비교의 본능에 스스로 불안을 느끼게 만드는 감정 유도 장치다.
그리고 그 감정은 지갑을 연다.
SNS는 비교를 데이터화하는 시스템이다
‘좋아요 수’, ‘댓글 수’, ‘팔로워 수’, ‘공유 수’…
이 숫자들은 단지 기록이 아니다.
사람 간 위계를 감정적으로 인식시키는 장치다.
인스타그램을 켜면
누가, 어디에서, 누구와, 무엇을 했는지가 실시간으로 뜬다.
그건 단지 소식이 아니라,
“나는 여기 있다”는 선언이고,
“너는 지금 뭐하고 있냐”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질문은
무력감과 초조함을 낳고,
그 감정은
자기계발, 명품소비, 퍼스널 브랜딩, 단기 성과 콘텐츠로 이어진다.
비교는 콘텐츠가 되고, 콘텐츠는 소비를 유도한다
유튜브, 틱톡, 브런치, 블로그…
이 모든 콘텐츠 플랫폼은
결국 “내 삶이 너보다 낫다”는 감정의 연출장이 된다.
- “이 정도면 괜찮은 인생 아닌가요?”
- “하루 루틴 이렇게 관리해요.”
- “1년 만에 1억 벌었습니다.”
이런 문장들은 정보가 아니라
은근한 비교의 초대장이다.
그리고 그 비교가
타인을 움직인다.
그래서 기업은
비교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템플릿을 제공하고,
인플루언서는
비교를 강화하는 자막과 효과를 사용하며,
플랫폼은
‘비교의 감정’을 끝없이 재생산한다.
‘뒤처질까 봐’는 가장 강한 구매 동기다
무언가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남들은 다 가지고 있는 걸 나만 안 가지면 어쩌지?”라는
불안이 구매를 만든다.
- 교육 시장에서는 “이걸 안 하면 입시에 불리하다”
- 헬스 시장에서는 “이제 몸 안 만들면 늦는다”
- 재테크 시장에서는 “지금 안 하면 영영 못 탄다”
이런 문장은 정보 전달이 아니라,
뒤처짐에 대한 공포를 정서적으로 자극하는 메시지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즉시 소비로 연결된다.
비교의 경제는 멈추지 않는다 – 감정은 시장보다 빠르다
비교의 감정은
상대가 사라져야만 끝난다.
하지만 온라인 세계는
비교 대상을 끊임없이 추천해준다.
- “이 영상도 볼래요?”
- “비슷한 사용자의 리뷰입니다.”
- “이 사람도 이런 루틴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사용자는
그 안에서 스스로를 평가하고,
불충분하다는 감정을 반복하며,
그 감정을 메우기 위해 다시 결제한다.
이건 소비의 문제가 아니라
정체성의 문제다.
비교의 피로, 그 자체가 시장이 된다
사람들은 비교에 지친다.
하지만, 그 지침을 해소하기 위해
또 다른 소비를 한다.
명상앱, 힐링 콘텐츠, 자존감 회복 수업,
나만의 속도 콘텐츠, ‘비교하지 않는 삶’이라는 슬로건의 책들.
즉, 비교의 피로가 또 다른 소비를 낳는 구조다.
시장 자체가
감정의 교차점 위에서
비판과 구매를 동시에 유도한다.

블루에이지 회장 ·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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