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는 남자.
카메라 플래시에도 무심히 미소만 짓고, 옆자리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
그가 5,000억 원대의 자산을 가진 세계적 배우 키아누 리브스라는 사실은, 이 장면을 마주한 이들에게 언제나 일종의 혼란과 감탄을 함께 안긴다.
하지만 그는 단 한 번도 자신을 ‘특별한 사람’이라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이미 평생 쓸 만큼은 벌었다. 돈은 나에게 아무 의미도 없다”고 말한다.
이 말의 무게는, 그가 살아온 방식에서 나온다.
‘소유’가 아니라 ‘연결’의 삶
키아누 리브스는 부를 과시하지 않는다.
화려한 저택 대신 검소한 아파트에 머물고, 자가용 대신 지하철과 버스를 타며 이동한다.
수천억 원대의 자산을 보유한 이가 굳이 ‘불편’을 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삶의 본질을 ‘소유’가 아닌 ‘연결’에서 찾는다.
일상의 불편함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통해 타인과 부딪히며 관계 맺는 일을 즐긴다.
그는 익명의 군중과 함께 있는 시간 속에서, 자기 삶의 균형을 유지한다.
조용한 기부, 말 없는 환대
키아누 리브스는 기부를 ‘드러냄’이 아니라 ‘존중’의 방식으로 택한다.
매트릭스 수익의 70%를 백혈병 연구에 기부했지만, 언론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이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그는 동생의 투병 이후, 어린이 암환자와 가족을 위한 재단도 만들었지만 자신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그냥 하는 것”이라는 태도는, 선행을 일종의 **‘정서적 계약’**으로 여기는 현대 사회에서 드문 모습이다.
그는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말없이 행동한다.
함께 만든 성공은 나누는 것이 맞다
그는 늘 말한다.
“내가 성공한 건, 내가 특별해서가 아니다. 운과 공동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받은 보수 중 상당액을 특수효과팀이나 스턴트팀, 분장팀과 나눈다.
스타의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주변을 착취하는 구조에 반기를 든다.
이것은 일종의 **‘구조적 나눔’**이다.
단지 돈을 쓴 것이 아니라, ‘권력의 비대칭’을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실천한 것이다.
취약함을 기억하는 사람의 감수성
어릴 적 아버지의 부재, 연인의 사망, 여동생의 긴 투병.
그는 반복된 상실 속에서 성장했다.
삶은 결코 그에게 ‘부유하고 평탄한 이야기’만을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경험은, 타인의 고통에 민감한 존재로 그를 길렀다.
누구나 약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뼛속까지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나눔을 ‘배려’나 ‘동정’이 아니라 연대와 복원의 감정으로 실천한다.
검소함은 전략이 아니라 철학이다
우리는 흔히 ‘검소함’을 인격의 미담으로 포장한다.
하지만 그의 삶에서 검소함은 단지 미덕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을 위한 구조적 선택이다.
사치의 소비가 아닌, 관계의 교류를 통해 의미를 만드는 삶.
돈을 ‘쓸 줄 아는’ 능력이란, 결국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정서적 장(場)**을 형성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그는 영화 촬영이 끝난 뒤 스태프들과 밴을 함께 타고, 청소부와도 인사를 나누며, 어느 누구와도 ‘대등한 관계’를 맺는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조직한다.
가진 것을 어떻게 쓰고 있는가?
키아누 리브스의 삶은 단지 “부자가 검소하다”는 미담으로 정리되지 않는다.
그가 보여주는 삶은 우리가 가진 것을 어떻게 쓰고 나눌 것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진다.
이것은 철학이자 태도이며, 구조를 재구성하는 하나의 실천이다.
당신은 오늘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가?
당신이 가진 ‘무형의 부’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블루에이지 회장;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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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brian@hyuncheong.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