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 바이블] 마태와 브랜드의 수치외면받던 이름이 신뢰로 회복될 때

브랜드가 외면당하는 순간은 종종 ‘정체성의 오염’에서 비롯된다.
윤리적 논란, 불투명한 운영, 신뢰를 깎아먹는 내부 고발 등
사람들은 브랜드를 ‘사고파는 대상’이 아니라
‘기억하고 판단하는 대상’으로 대하기 때문이다.

마태는 당시 유대 사회에서 가장 미움받는 직업,
‘세리(稅吏, tax collector)’였다.
그는 동족의 세금을 거두어 로마에 바치는 자였고,
부정과 탐욕의 상징이었다.
사회적 신뢰는 바닥이었고, 이름만 들어도 사람들이 피했다.

그러나 바로 그 마태가,
예수의 부름을 받은 첫 번째 제자 중 하나였다.

그는 부르심에 응했고,
스스로를 감추기보다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
그리고 그가 남긴 기록은, 오늘날 ‘마태복음’이 되었다.

‘수치’는 브랜드 스토리의 서사적 자산이다

세상에는 ‘깨끗한 시작’보다 ‘더러운 회복’이 더 강하다.
고객은 완벽한 브랜드보다,
실수 후 회복한 브랜드에 더 마음을 기울인다.
왜냐하면 그것이 인간적이고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마태는 스스로 세리였음을 숨기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기록으로 남겼다.
“예수께서 세리 마태를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르라.” (마태복음 9:9)

이는 브랜드에게 주는 가장 본질적인 질문이다.
“당신은 과거의 오명을 덮는가, 드러내고 이겨내는가?”

다이슨은 처음 5,127번 실패한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파타고니아는 과거 오염물질을 사용한 이력을 투명하게 공유했다.
코카콜라는 ‘뉴 코크’ 실패를 인정하고 다시 돌아왔다.

브랜드의 과거는,
회피보다 해석을 통해 신뢰로 전환된다.

진짜 회복은 이름이 아닌 ‘역할’로 증명된다

마태는 예수 공동체 안에서 다른 제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는 과거의 직업으로 비판받기보다
‘복음을 가장 체계적으로 정리한 사람’으로 오늘에 기억된다.

브랜드도 이름을 바꾼다고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다.
이름을 던지고, 역할을 새롭게 해야 한다.

브랜드의 리브랜딩은
단순한 로고 교체나 슬로건 수정이 아니다.
그것은 ‘왜 다시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실질적인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마태는
브랜드 회복의 교과서라 할 수 있다.

낙인에서 사명이 되는 전환이 핵심이다

‘세리’라는 이름은 마태에게 낙인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 낙인을 ‘사명’으로 전환했다.
자신의 기록은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읽히고,
수많은 설교와 교리의 근거가 되고 있다.

브랜드도 과거의 낙인을 감추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이야기를 품을 때,
그것은 감동이 되고, 신뢰가 되고, 자산이 된다.

벤앤제리스는 과거 환경오염 업체로 비난받았지만
지속가능성의 선도 기업으로 전환하며
사회적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는 샘표, 동아제약 등이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브랜드 윤리를 강화하며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회복했다.

브랜드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과거가 아니라
변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고백’이다.

마태는 수치의 이름이었지만,
그 이름은 오늘날 가장 큰 신뢰의 기록으로 남았다.

브랜드가 위기를 겪을 때,
그것은 끝이 아니라 질문의 시작이다.

“우리는 무엇을 잘못했는가?”
“어떻게 다시 시작할 것인가?”
“그 이름을 어떻게 다시 기억되게 할 것인가?”

브랜드가 수치에서 사명으로 전환될 때,
그것은 단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방식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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