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바울을 중심으로 전도행로를 그리지만,
그 시작점에는 늘 조용히 곁을 지킨 인물이 있었다.
그가 바로 바나바다.
초기 교회가 바울을 경계하고 멀리할 때,
바나바는 바울의 손을 잡고 공동체로 이끌었다.
사람들이 외면한 인물을 ‘가능성’으로 본 것이고,
그 선택은 결국 교회사의 판도를 바꿨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눈에 띄는 리더십 뒤에는 언제나
보이지 않지만 결정적인 조력자, 파트너 브랜드가 존재한다.
이들은 외롭지 않게 브랜드의 여정을 함께 걷는다.
브랜드도 누군가를 ‘믿어주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브랜드 파트너십의 핵심은 거래가 아니다.
신뢰, 그리고 잠재력에 대한 선(先)투자다.
바나바는 바울이 아직 증명되지 않았을 때,
그를 ‘사람들 앞에 세웠다.’
브랜드도 협력 브랜드의 지금보다,
가능성과 철학, 그리고 방향성을 본다.
그렇기에 성공적인 파트너십은
단순히 자원과 영향력의 교환이 아니라,
가치를 함께 설계하는 일이다.
애플과 나이키가 ‘건강 데이터’라는 접점을 찾은 것처럼,
IKEA와 LEGO가 ‘놀이와 공간’이라는 철학을 공유한 것처럼,
BTS와 유니세프가 ‘사랑과 보호’라는 메시지로 협업한 것처럼,
브랜드는 이익이 아니라 이념을 기준으로 파트너를 고른다.
‘1등 브랜드’가 되기보다 ‘좋은 브랜드’와 함께 가라
바울은 위대한 사도였지만,
바나바가 없었다면 공동체에서 배척당했을 가능성이 컸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브랜드의 잠재력이 현실화되는 데에는
함께 길을 내주는 ‘지원 브랜드’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브랜드는
항상 자기보다 약하거나 작아 보이는 브랜드와도
의미 있는 협업을 고민해야 한다.
시장의 강자끼리만 손잡는 세상에서,
선의의 연대와 상생의 선택은
브랜드의 윤리를 더 깊게 만든다.
일본의 브랜드 ‘무인양품’은
지역 장인들과 협업해 한정 생산을 이어간다.
유럽의 ‘에르메스’는 장애 예술인들과 아트프로젝트를 공동 운영한다.
국내 스타트업 ‘텐바이텐’은 소상공 브랜드와 콜라보하며 브랜드 충성도를 쌓는다.
혼자 이룬 성공은 크지만,
같이 이룬 성공은 오래간다.
브랜드의 진짜 ‘철학’은 파트너를 고르는 기준에서 드러난다
브랜드는 자신이 누구와 함께 일하는가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를 말하게 된다.
바나바는 ‘믿을 수 없는 사울’을
‘사람이 먼저다’는 철학으로 감싸 안았다.
브랜드도 자기 철학을
“우리는 어떤 브랜드와 일하지 않는다”는 기준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
환경을 파괴하는 브랜드와 협업하지 않겠다
갑질 논란이 있는 유통 채널과 거래하지 않겠다
과잉 포장과 불투명한 공정무역 기업과는 함께하지 않겠다
이것은 ‘이념적 포지셔닝’이 아니다.
브랜드의 생태계 윤리를 지키는 실천의 선언이다.
바나바는 바울보다 유명하진 않지만,
바울을 있게 한 사람이다.
그는 성경 속에서 언제나 ‘동행자’로서의 이름으로 남는다.
브랜드도 그러해야 한다.
1등이 되기보다,
누군가의 길을 함께 걷는 2인자가 될 줄 아는 브랜드.
그 브랜드가 진짜 신뢰받는 브랜드다.
혼자 걷는 브랜드는 빨리 가지만,
함께 걷는 브랜드는 멀리 간다.
브랜드는 절대, 혼자 걷지 않는다.

블루에이지 회장 ·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mail: brian@hyuncheong.kim
www.blueage.xy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