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 바이블] 에스더와 브랜드의 용기위기에 처한 브랜드가 선택하는 결단의 순간

에스더는 유대인이란 정체성을 숨긴 채 왕비가 되었다.
그녀는 미모로 선택된 인물이었지만, 운명은 그를 ‘위기 속의 대표자’로 부른다.
민족의 학살이 예고된 순간,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에스더는 왕 앞에 나아가 말했다.

“죽으면 죽으리이다.” (에스더 4:16)

이 짧은 문장은
브랜드에도 던져지는 깊은 질문이다.

“당신은 무엇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걸 수 있는가?”

위기의 순간, 브랜드는 침묵할 것인가

에스더는 유대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지 않고
궁 안에서 안락하게 지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공동체 전체가 무너지는 순간,
그녀는 침묵을 선택하지 않았다.

브랜드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다.
시장 점유율이 걸려 있을 때,
보이콧이 거세질 때,
공적 발언이 불리할 때,
브랜드는 침묵하거나, 나선다.

2020년, 나이키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Don’t do it(하지 마라)”라는 캠페인으로
‘인종차별 침묵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일부 소비자의 반발이 있었지만,
신념 있는 브랜드로 다시 각인되었다.

국내에서도 ‘오뚜기’는 가정 간편식 광고에서
‘비혼’, ‘동거’ 등을 담은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보여주며
논쟁을 감수하고 브랜드 철학을 지켰다.

침묵은 리스크 회피지만,
용기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증명하는 방식이다.

‘브랜드 용기’는 내부를 향한 선언이다

에스더는 단지 왕 앞에 나아간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자신의 사람들과 함께 금식하며 뜻을 모았다.
즉, 용기는 외부적 행동이기 이전에
내부적 연대와 확신의 결과였다.

브랜드가 어려운 메시지를 낼 때,
그것은 외부 홍보가 아니라
내부 조직을 향한 ‘가치 선언’이기도 하다.

파타고니아는 매년 ‘Black Friday’를 거부하며
자사 직원 모두에게 휴무를 제공했고,
REI는 “Opt Outside” 캠페인으로
쇼핑보다 자연을 선택하자는 철학을 직원부터 실천했다.

브랜드의 용기는 내부 구성원부터 납득할 수 있어야,
외부에서도 진정성으로 받아들여진다.

용기는 단기 손실을 감수하는 전략이다

에스더의 결단은 그녀 개인의 생명을 걸어야 했고,
실제로 실패할 수도 있는 모험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는
모르드개의 질문 앞에
역사적 선택을 한다.

브랜드도 ‘지금 이때’라는 순간을
회피할 수도 있고, 감당할 수도 있다.

TOMS는 모든 판매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는 구조로
초기 수익성은 낮았지만,
사회적 브랜드의 표준이 되었다.

국내 브랜드 ‘플리츠마마’는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하며 수익률을 포기했고,
지속가능성 시장에서 강한 팬덤을 얻었다.

브랜드는 손해를 감수할 때
비로소 철학을 가지게 된다.

에스더는 용기를 냈고,
그 용기는 민족 전체를 구했다.

브랜드도 위기 앞에서의 태도
고객에게 ‘정체성’으로 기억된다.
말이 아니라, 결단이 브랜드를 말해준다.

당신의 브랜드는 어떤 위기에,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때로 브랜드의 철학은
매출보다 먼저 선택되어야 한다.

“죽으면 죽으리이다.”
에스더의 말은 오늘날 브랜드에게 이렇게 묻고 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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