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성 콘텐츠는 언제나 이렇게 시작된다.
“선착순 30명 한정입니다.”
“오늘 마감합니다. 다시는 기회가 없습니다.”
“지금 이 링크를 클릭하지 않으면 당신은 평생 기회를 놓치는 겁니다.”
어디서 많이 본 문장이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주식 리딩방에서도, 요즘은 AI 자동화 광고에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이 문장은 하나의 심리를 노린다. 바로 ‘희소성’이라는 본능적인 공포다.
사람은 무언가가 귀하다고 느낄 때, 그것을 더 원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잃어버릴까 봐’ 행동을 서두르게 된다.
희소성은 사실이 아니라 ‘설정’이다
진짜 선착순은 말을 하지 않는다.
정말 마감이 임박한 곳은 굳이 외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사기성 콘텐츠는 상황을 조작하여 희소성처럼 보이게 만든다.
실제 인원 제한도 없고, 시간 마감도 없으며,
링크는 내일도, 모레도, 내년에도 잘만 열린다.
즉, ‘희소성’은 실제 scarcity가 아니라, 연출된 urgency(긴박감)일 뿐이다.
콘텐츠는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심리적 압박을 통해
합리적인 판단 능력을 마비시킨다.
심리적 장치로서의 ‘FOMO’
이러한 구조는 심리학에서 FOMO(Fear of Missing Out, 놓칠까 봐의 공포)로 불린다.
사기 콘텐츠 제작자들은 FOMO를 극대화시키는 단어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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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3명만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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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지나면 마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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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기회는 없습니다”
이 말들은 진실이 아니라, 심리의 조각칼이다.
냉정한 판단을 자극이 삼키게 만들고,
판단 이전에 지갑을 연다.
희소성은 ‘자산’이 아니라 ‘상술’이 될 수도 있다
진짜 브랜드는 자리를 지킨다.
진짜 콘텐츠는 시간을 이긴다.
루이비통이 “오늘 안 사면 내일 가격 오릅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스타벅스가 “단 5명만 입장 가능”이라며 문을 걸어잠그지도 않는다.
진짜 희소성은 말하지 않는다.
진짜는 떠들지 않는다.
오직 가짜만이 목소리를 높인다.
자신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반대로 이용하며
존재감을 위조한다.
우리는 무엇을 체크해야 하는가?
광고를 볼 때, 아래 다섯 가지를 자문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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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선착순인가? (내일 다시 열릴 가능성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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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한정 수량인가? (구매 후에도 계속 열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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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급등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바뀌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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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결제해야만 하는 합리적 이유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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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적 결정을 유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 질문에 ‘아니오’가 많다면,
당신은 지금 희소성이 아니라, 심리 조작의 마법 속에 있다.
기술은 발전해도, 심리를 낚는 언어는 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우리는 ‘기술을 이해하는 인간’ 이전에,
‘심리를 통찰하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항상 누군가의 퍼널에 갇힌 채,
내일의 후회로 오늘의 클릭을 남기게 될 것이다.

블루에이지 회장 ·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mail: brian@hyuncheong.kim
www.blueage.xy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