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청의시대 • 김현청 공식홈페이지:

브랜드는 수백 개의 메시지를 쏟아내지만, 소비자는 결국 단 하나의 인식만을 간직한다.
그것은 슬로건일 수도 있고, 광고 속 대사일 수도 있으며, 누군가의 입에서 무심코 튀어나온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문장은 브랜드 전체의 무게를 요약해버린다.

“그 브랜드, 감성 좋지.”
“걔네는 좀 힙한데 불친절해.”
“무해한 느낌, 착한 기업.”

이 짧은 문장들이 브랜드의 이미지, 태도, 가치, 경험을 모두 압축한다.
마케터가 싸워야 할 자리는 제품 사양서가 아니라 바로 이 한 문장 안이다.

브랜드 문장은 마케팅팀이 회의실에서 정하는 문구가 아니다.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사용자 경험 안에서, 구전과 리뷰, 입소문과 밈 속에서 만들어진다.
당신이 쓰고 싶은 문장보다, 사람들이 말하고 싶어 하는 문장이 더 오래간다.

예컨대 “지속 가능성”을 외치는 브랜드가 있다.
그런데 배송은 과포장이고, 고객 응대는 냉담하다면
사람들은 결국 “말만 친환경인 곳”이라는 문장을 붙여준다.

반대로, 눈에 띄지 않더라도 진심을 실행하는 브랜드는
“괜찮은 브랜드야, 믿어도 돼”라는 말을 얻는다.
브랜드 문장은 철학과 말투, 행동과 반복의 총합으로 태어난다.

사람들은 브랜드를 공부하지 않는다.
오직 요약하고, 느끼고, 공유한다.
그 공유는 언제나 짧고 간결한 언어로 이루어진다.

한 줄의 문장은 입소문의 형식이 되고, 리뷰의 골격이 되고, 기억의 프레임이 된다.
그 문장이 당신이 말하고 싶은 것과 다르다면, 당신의 브랜딩은 이미 어긋나 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브랜드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기억은 존재의 증명이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브랜드의 감정을 정의해야 한다.
사람들이 브랜드와 만나고 돌아갈 때 어떤 기분을 느끼길 원하는가?
따뜻함, 자유로움, 긴장감, 해방감, 혹은 절제된 신뢰감일 수도 있다.
감정이 선명할수록 문장은 생명을 얻는다.

두 번째는 브랜드의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무엇을 지지하고, 무엇에 반대하는가?
브랜드가 취하는 태도는 결국 사람들이 붙이는 문장의 방향을 좌우한다.

세 번째는 사람들이 이미 쓰고 있는 언어를 관찰하는 일이다.
리뷰, 댓글, 대화 속에 이미 당신의 브랜드를 정의하는 단어들이 숨어 있다.
그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의도적으로 반복해 사용하는 것이 문장을 얻는 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브랜드 문장은 짧고 기억하기 쉬워야 한다.
짧지만 낯설고, 익숙하지만 새로워야 한다.
그 안에 정보와 정서가 함께 들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문장은 브랜드가 빠져나간 자리에도 오래 남는다.

내 브랜드는 어떤 한 문장으로 요약되고 있는가?
그 문장은 내가 의도한 것과 일치하는가?
고객은 내 브랜드를 어떻게 소개하고 있는가?
내가 진심으로 얻고 싶은 문장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문장을 위해 나는 지금 무엇을 반복하고 있는가?

브랜드는 말로 세워지지 않는다.
하지만 결국 말로 기억된다.
사람들은 수많은 콘텐츠와 이미지, 캠페인보다
자신에게 말을 건 브랜드를 더 오래 기억한다.

그들이 당신의 브랜드를 소개할 때
“딱, 너한테 어울리는 브랜드야”
라고 말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마케팅이다.

당신이 지금 쓰고 있는 문장은,
당신의 브랜드가 사람들 마음속에서 어떻게 살아갈지를 결정한다.

블루에이지 회장 ·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mail: brian@hyuncheong.kim

사람들은 브랜드를 한 문장으로 기억한다당신의 브랜드는 어떤 문장으로 살아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