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5A] 7. 상생의 온기와 디지털의 냉정 사이에서왜 당신의 디지털 영토는 가장 단단한 반석 위에 세워져야 하는가

[마케팅5A] 7. 상생의 온기와 디지털의 냉정 사이에서<span style='font-size:18px; display: block; margin-top:0px; margin-bottom:4px;'>왜 당신의 디지털 영토는 가장 단단한 반석 위에 세워져야 하는가</span>

우리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안다. 동네 가게의 물건을 팔아주고, 아는 사람의 사업을 응원하며, 지역의 작은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 공동체의 혈맥을 잇는 숭고한 행위다. 이러한 상생의 철학은 온라인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마땅하다. 가까운 곳의 작은 웹 에이전시나 1인 사업자에게 홈페이지 제작을 맡기는 것은 그들의 성장을 돕고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분명 기여하는 바가 크다. 나 또한 그 가치를 절대적으로 지지한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냉정한 질문과 마주해야 한다. 과연 웹사이트의 ‘제작’과 그것의 생명을 유지하는 ‘운영’을 같은 선상에 놓을 수 있는가? 컴퓨터와 인터넷만 있으면 누구나 회사를 설립하고 웹 에이전시라는 간판을 내걸 수 있는 시대다. 진입 장벽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불안정하고,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쉽게 나타났다가 소리 없이 사라짐을 의미한다.

과거 우리에게는 뼈아픈 교훈이 있었다. ‘한국통신닷컴(KT DOM, 구 한국쓰리넷)’이라는 웹 에이전시가 부도를 맞았을 때, 그들의 서버에 둥지를 틀었던 수만 개의 홈페이지가 하루아침에 디지털 먼지로 증발해버린 사건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서버 장애가 아니었고, 수많은 중소기업과 개인들의 사업, 데이터, 역사, 그리고 신뢰가 한순간에 소멸해버린 ‘디지털 대참사’였다. ‘한국통신닷컴’은 2013년 4월경 자금난으로 서버 사용료를 지급하지 못해 부도를 맞았고, 이에 따라 계약한 원청업체가 서버를 통째로 차단하면서 3만여 개가 넘는 홈페이지가 하루아침에 접속 불가, 사실상 ‘디지털 먼지’로 변해버리는 일이 벌어졌다. 대표마저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한국통신(KT)’과 이름이 비슷해 중소상공인들이 큰 통신사의 계열사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그 믿음으로 많은 유저가 가입해 운명을 함께 했다. 신뢰와 인간적 관계에 기대어 맡겼던 이들의 디지털 영토는 한순간에 무너졌고, 비즈니스의 기회와 삶의 흔적마저 증발했다.

한국 웹에이전시 구조상 많은 중소업체와 개인들은 자체적인 서버 관리 능력이 부족해 대행업체에 모든 것을 의존하고 있다. 이런 구조적 문제가 부도나 운영 실패가 곧바로 고객의 직접적인 피해로 이어지는 위험으로 상존했으며, 실제로 피해자들은 인터넷 카페와 포털 게시판에서 집단 구제 운동에 나설 만큼 충격적이었다. 

이런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러한 운영 업체의 부도 리스크와 더불어, 오늘날 우리는 또 다른 형태의, 더욱 교묘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소셜 미디어 피드를 장식하는 ‘코딩 없이 몇분 만에 쇼핑몰 완성’과 같은 달콤한 속삭임, 즉 손쉬운 홈페이지 제작 툴을 제공하는 플랫폼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의 위험은 역설적이게도 당신의 사업이 실패할 때가 아닌, 성공하고 번창하기 시작할 때, 추가 기능과 확장이 필요할 때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처음에는 아늑했던 조립식 주택이, 가족이 늘어나고 살림이 불어나면서 더 이상 확장이 불가능한 비좁은 감옥이 되어버리는 것과 같다. 사업의 규모가 커져 홈페이지의 기능을 추가하고 강화하려 할 때, 플랫폼의 한계라는 벽에 부딪히게 된다. 다른 땅으로 이주하려 해도, 그 집은 땅에 완전히 종속되어 있어 분리할 수 없거나, 옮기는 데 집을 새로 짓는 것보다 더 큰 비용이 드는 기막힌 상황에 직면한다.

이러한 사건들은 우리에게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다. 웹사이트의 디자인이나 콘텐츠 기획과 같은 창의적인 ‘제작’의 영역은 실력 있는 동네의 장인, 혹은 작은 스튜디오와 협력하는 것이 훌륭한 상생 모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의 모든 디지털 자산을 담보로 하는 서버와 호스팅 같은 기반 인프라의 영역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이는 당신의 집을 지을 때, 인테리어는 감각 있는 동네 전문가에게 맡기더라도, 그 집이 서 있을 땅의 소유권과 지반의 안정성만큼은 국가가 보증하는 가장 확실한 곳을 선택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카페24가비아와 같은 대형 호스팅사의 안정성을 외면할 수 없는 이유다. 그들의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은 단지 브랜드를 좇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수많은 비상 상황에 대비한 이중, 삼중의 백업 시스템, 외부 공격을 막아내는 견고한 보안 체계, 그리고 무엇보다 회사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신뢰에 투자하는 것이다. 즉, 나의 디지털 영토가 시간의 풍파와 예기치 못한 재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단단한 반석 위에 세워져 있음을 보증받는 행위다.

상생의 가치는 소중하다. 그러나 그 온기가 나의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현명한 비즈니스는 영역을 구분할 줄 안다. 창의적인 협력은 가까운 이웃과 함께하되, 당신의 모든 것이 담긴 디지털 금고의 열쇠만큼은 가장 믿을 수 있는 수호자에게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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