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장은 무인도와 같다.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고, 기존의 법칙이 통하지 않는다. 하지만 바로 그 불확실성 속에서 가장 큰 기회가 잠들어 있다. 당신이 레드오션에서 벗어나 블루오션으로 나아가려 한다면, 혹은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 한다면, 기존의 마케팅 공식은 무력하다. 새로운 게임에는 새로운 규칙이 필요하다.
2025년, 고객의 기대치는 이미 우리가 상상했던 것을 넘어섰다. 연구에 따르면 기업과 소비자 간 상호작용의 70%가 인공지능에 의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역설적으로 64%의 사람들은 콜센터에서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기를 원한다. 이 모순이야말로 새로운 시장에서 우리가 마주할 핵심 딜레마다. 기술은 발전하지만 인간적 연결에 대한 갈망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초개인화의 시대, 그러나 진정성이 관건
2025년 고객 경험의 핵심은 ‘초개인화’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이름을 부르거나 검색 기록을 활용하는 수준을 뛰어넘는다. AI를 활용하여 고객 여정 전체에서 다양한 데이터 포인트를 수집하고, 머신러닝으로 고객이 다음에 무엇을 원하는지 예측하는 것이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함정이 있다.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고객들은 오히려 진정성을 의심한다. 회사의 75%가 실시간 개인화를 필수적으로 여기지만, 이를 잘 수행하는 곳은 30%에 불과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새로운 시장에서는 개인화가 아니라 ‘인간화’가 답이다. 기술을 활용하되 그 뒤에 진정한 인간의 마음이 느껴져야 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완벽한 예측이 아니라 완벽한 이해다.
스토리의 힘: 감정이 만드는 경제적 가치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무엇을 판매하는지보다 무엇을 믿고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에 더 관심을 둔다. 특히 새로운 시장에서는 기존의 인지도나 신뢰도가 없기 때문에 스토리가 브랜드의 첫인상을 결정한다.
나이키의 “Just Do It” 캠페인이 30여 년간 지속되는 이유를 보라. 단순한 광고가 아니라 도전과 열정을 담은 이야기로, 운동을 통해 한계를 극복하는 사람들의 서사를 조명했다.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꿈을 파는 것이다.
도브의 “Real Beauty” 캠페인은 더욱 혁명적이었다. 다양한 체형, 인종, 연령의 여성들을 모델로 등장시켜 아름다움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비누를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라 여성의 자존감을 높이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결과는? 캠페인 영상 조회 수 1억 뷰 돌파와 매출 증대였다.
감성적 연결이 만드는 브랜드 커뮤니티
2025년 마케팅 환경에서 감성적 스토리텔링과 브랜드 커뮤니티 구축이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와의 감정적 연결과 공유된 가치를 중요시한다.
에어비앤비의 “Belong Anywhere” 캠페인을 보자. 단순한 숙박 공유 서비스를 넘어 ‘어디에서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브랜드 가치를 전달했다. 호스트와 게스트의 실제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로 전 세계 여행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는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 증가, 사용자 수 증가로 이어졌다.
국내에서는 배달의민족이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캠페인으로 B급 감성과 유머 코드를 활용해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얻었다. 배달 음식 문화를 재치 있게 표현하며 사용자 참여를 유도한 결과, 배달 앱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일본의 경험 중심 전략에서 배우는 교훈
일본 시장의 변화는 새로운 시장 진출 전략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일본에서도 차별화된 경험을 누리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소비자 경험에 집중한 상품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맥도날드 일본의 사례가 주목할 만하다. 2021년부터 고객 경험 강화를 목표로 프리미엄 버거 ‘사무라이 맥’ 제품군을 출시했다. 기존 제품 대비 두꺼운 고기 패티와 특제 소스로 차별화를 이뤘고, 한정 판매 후 고객 반응이 좋아 정식 제품군으로 출시했다. 고가여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주는 사례다.
AI와 인간적 터치의 절묘한 조화
파파존스와 월마트 같은 기업들은 AI를 활용해 고객 경험을 개선하면서도 인간적 터치를 놓치지 않고 있다. 케빈 바스코니 파파존스 최고 기술·데이터 책임자는 “주문부터 배송까지 더 나은 고객 여정을 선사해야 하며, 고객이 독특하고 즐거운 경험을 하도록 개인화된 방식을 제안하는 데 AI를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AI가 도구일 뿐이라는 점이다. 진정한 차별화는 그 도구를 어떻게 인간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실천적 차별화 전략: 새로운 시장을 위한 4단계 접근법
새로운 시장에서 고객 경험과 스토리텔링으로 차별화를 이루려면 체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고객 중심의 혁신적 접근을 구축하라. 고객 피드백 수집 시스템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사용자 경험을 지속적으로 최적화하며, 개인화된 커뮤니케이션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CX 리더들은 브랜드의 고객 경험을 이해하기에 충분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후발주자보다 2.5배 높다.
둘째, 진정성 있는 스토리 아키텍처를 설계하라. 공감 가능한 주인공의 등장, 갈등과 해결의 구조 설계, 강력한 메시지와 CTA 연결이 필요하다. 고객은 그 인물의 상황에 자신을 이입하며 이야기를 따라간다. “두 아이의 엄마로 바쁜 하루를 보내던 그녀는 이 작은 제품 하나로 여유를 되찾았습니다”와 같은 구체적 서사가 효과적이다.
셋째, 옴니채널 고객 접점을 통합하라. 평균적으로 리더들은 3개 이상의 채널을 사용하여 고객 인사이트를 수집하는 반면, 후발 주자는 2.4개의 채널을 사용한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이를 통합하여 일관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넷째, 데이터 기반 감성 최적화를 실행하라.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 행동을 이해하고, AI 기반 추천 시스템으로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되, 그 배후에 인간적 통찰력을 결합해야 한다.
미래를 위한 성찰: 기술과 인간성의 조화
하지만 우리는 비판적 시각을 잃어서는 안 된다. 차별화 전략이 배타성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고급화와 개인화가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계급 사회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서비스형 고객 경험(CXaaS) 시장이 2021년 16억 4천만 달러에서 2028년 41억 7천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성장이 모든 계층에게 혜택이 되어야 한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적 연결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깊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드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새로운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경쟁자를 이기는 것보다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차별화는 배제가 아니라 포용에서 시작된다. 당신의 브랜드가 새로운 바다에서 나침반이 되려면, 기술의 정확성과 인간의 따뜻함을 모두 갖춰야 한다.
진정한 차별화는 남보다 뛰어난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삶을 조금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새로운 시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자, 인간으로 남는 유일한 길이다.
새로운 시장에서 차별화는 기술적 완성도가 아닌 인간적 연결에서 시작된다. 2025년 초개인화 트렌드와 AI 기반 고객 경험이 중요하지만,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이 더욱 핵심이다. 나이키, 도브, 에어비앤비 등의 성공 사례는 감성적 연결과 브랜드 커뮤니티 구축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실천 전략으로는 고객 중심 혁신, 진정성 있는 스토리 아키텍처, 옴니채널 통합, 데이터 기반 감성 최적화가 필요하다. 차별화는 배제가 아닌 포용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블루에이지 회장;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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