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더 이상 물건을 사지 않는다. 그들은 ‘의미’를 산다. 그리고 그 의미는 언제나 ‘믿음’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브랜드를 고를 때 제품의 기능보다 그 브랜드가 말하는 세계관에 반응한다. 그것은 마치 신앙과도 같다. 믿고, 따르고, 공유한다.
종교는 정체성을 부여하고 공동체를 형성하며, 의례를 통해 신념을 반복적으로 확인시킨다. 놀랍게도 오늘날의 브랜드도 똑같은 작동 방식을 갖는다. 애플의 발표회를 보라. 그것은 신제품 설명이 아니라 하나의 ‘예배’다. 사람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고, 발표를 경청하며, 신도처럼 환호한다. 소비는 의례가 되었고, 브랜드는 종교처럼 사람을 조직한다.
루이비통의 가방은 단순한 가죽제품이 아니다. 그것은 사회적 지위에 대한 인정 욕구, 성공의 상징, 세련됨에 대한 집단적 환상을 담고 있다. 스타벅스의 로고는 커피의 맛보다, 도심 속 작은 자기만의 공간을 소유하고 있다는 착각을 제공한다. 이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믿는 것’이다.
심리학자 칼 융은 인간이 본질적으로 신화를 필요로 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브랜드는 현대판 신화다. 우리는 브랜드가 제시하는 가치와 미학, 정체성을 소비하며, 그 세계의 일부가 된다고 느낀다. 그리고 그 감정은 물건의 품질보다 훨씬 강력한 충성도를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브랜드를 믿고 있는가? 그리고 왜 믿는가? 그 브랜드는 나의 어떤 결핍을 메워주고, 어떤 욕망을 정당화해주는가?
기업 입장에서 보면, 브랜딩은 상품의 문제가 아니라 ‘신념 체계’의 문제다. 브랜드가 일관된 철학과 메시지를 가질 때, 사람들은 그것을 통해 자신을 설명하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애플 제품을 쓰는 사람’이 되거나, ‘무인양품 철학을 따르는 라이프스타일러’가 된다. 브랜드는 삶의 태도이며, 정체성의 일부가 된다.
이제 브랜드는 팔리는가보다, 믿을 수 있는가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믿음은 한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신뢰는 일관된 언행, 반복되는 체험, 그리고 때때로 감정적인 순간들 위에 구축된다.
종교가 신도를 잃어가는 시대에, 브랜드는 신도를 얻고 있다. 그만큼 무섭고, 그만큼 가능성 있는 시대다. 당신의 브랜드는 무엇을 믿게 만드는가?

블루에이지 회장 ·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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