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마법과도 같다. 코딩 한 줄 모르는 초심자도 그럴듯한 홈페이지를 몇 시간 만에 뚝딱 만들어내는 시대. 수많은 CMS(콘텐츠 관리 시스템)와 템플릿 서비스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저렴하거나 심지어 무료라는 달콤한 말로 우리를 유혹한다. 디지털 세상에 나만의 공간을 갖는다는 원대한 꿈이 이토록 손쉬워진 적이 있었을까. 그러나 모든 신기루가 그렇듯, 가까이 다가서면 실체는 없고 갈증만 남는 법이다. 이 편리함의 이면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과하는 거대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웹사이트 제작을 온라인상의 ‘건축’에 비유하면, 그 함정의 실체는 명확해진다. 우리는 집을 지을 때 그 목적과 용도를 가장 먼저 고려한다. 잠시 머물다 갈 임시 창고라면 조립식 패널이나 컨테이너 하우스로도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오랜 시간 살아갈 단독주택이나,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상업용 빌딩을 짓는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견고한 기초 공사가 필요하고, 미래의 증축을 고려한 설계가 필수이며, 용도에 맞는 자재와 기술이 요구된다.
손쉬운 웹사이트 빌더는 바로 이 ‘조립식 주택’과 같다. 당장은 빠르고 저렴하게 최소한의 구색을 갖출 수 있지만, 나의 비즈니스라는 가족이 성장하고 새로운 가구를 들여놓으려 할 때 문제는 시작된다. 템플릿이라는 정해진 구조는 사소한 변경조차 허락하지 않는 족쇄가 되고, 비즈니스의 성장에 따라 필수적인 기능을 추가하려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비용을 요구하는 폭탄으로 돌변한다. 웹사이트는 자산이 아니라, 발목을 잡는 부채가 되어버린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훌륭한 건축물이 지반과 기초부터 다르듯, 성공적인 웹사이트는 그 기반이 되는 서버와 기술적 구조부터 다르다. 방문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검색엔진 최적화(SEO), 그리고 최근 대두되는 LLM 기반 검색과의 호환성은 전문적인 설계 없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확장성, 유지관리, 안정성과 같은 단어들은 당장 눈앞의 화려한 디자인에 가려지기 쉽지만, 이는 건물의 내진설계나 소방 시스템처럼 당신의 디지털 자산을 지키는 핵심 요소다. 심지어 내가 세 들어 사는 건물의 주인이 파산하여 어느 날 갑자기 거리로 나앉게 되는 황당한 상황처럼, 영세한 제작사나 호스팅 업체의 경영난으로 웹사이트 자체가 공중분해되는 비극도 허다하다.
따라서 우리는 웹사이트를 만드는 ‘기술자’가 아닌, 비즈니스의 미래를 함께 설계할 ‘건축가’를 만나야 한다. 훌륭한 웹 에이전시는 단순히 코드를 찍어내는 공장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의 마케팅 전략을 이해하고, 비즈니스의 성장에 따라 어떤 구조 변경이 필요할지 예측하며, 가장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기술로 그것을 구현하는 전략적 파트너다. 더불어, 이 모든 것을 안정적으로 떠받칠 수 있는 견고한 땅, 즉 안정적인 호스팅 제공사를 선택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디지털 세상에 당신의 집을 짓는 일은 당신의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투자 중 하나다. 당신은 지금 당장의 비바람만 피할 임시 거처를 짓고 있는가, 아니면 당신의 비전과 함께 성장하며 백 년을 견딜 견고한 성채를 쌓아 올리고 있는가? 그 첫 번째 벽돌은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내게 나무를 베기 위해 여섯 시간을 준다면, 나는 도끼를 가는 데 네 시간을 쓸 것이다.”
–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블루에이지 회장;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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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brian@hyuncheong.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