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담쓰談] 인생에 한 번쯤은, 불필요해지는 용기가 필요하다쓸모의 강박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너 그거 해서 뭐하게?”
“그건 무슨 도움이 되는데?”

살다 보면
이런 질문이 너무 익숙해진다.
세상은 자꾸 쓸모를 요구한다.
능력, 생산성, 효율, 성과.
그리고 우리는 그 무게에
자꾸만 존재의 방향을 맞추게 된다.

하지만
모든 게 도움이 되어야 하는 걸까?
쓸모 있어야만
살아갈 자격이 생기는 걸까?

가끔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시간
가장 나를 숨 쉬게 만든다.

중국 고대 장자의 『소요유』에는
한 노인이 나무 하나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한다.

“저 나무는 너무 뒤틀려서
기둥도 되지 못하고,
재목도 되지 못한다.”

그 말을 들은 장자가 대답한다.

“바로 그 쓸모없음 덕에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었다.”

쓸모가 없다는 건
언제나 쓸모없는 게 아니다.
그대로 있는 것으로 충분한 존재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는 너무 일찍
‘쓸모 있는 인간’이 되려고 애쓴다.
좋은 대학, 좋은 회사,
좋은 외모, 좋은 연봉.
하지만 그렇게 닦고 조인 끝에
내 마음 하나쯤은
어디선가 놓쳐버리고 만다.

하버드대 연구팀이
75년에 걸쳐 추적한 연구 결과가 있다.
“무엇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가?”
그 답은
부도, 명예도, 성공도 아닌
의미 있는 관계였다.

다시 말해,
사람은 ‘쓸모’보다
연결감정으로 존재를 완성하는 생명체라는 이야기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지금 내가 하는 이 일이,
그저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누군가에게는
무의미해 보일 수 있는 일이
내게는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의미의 발화점일 수 있다.

꽃은 향기를 위해 피는 게 아니다.
물은 쓰임을 위해 흐르는 게 아니다.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이미 세상을 구성한다.

사람도 그렇다.
누군가의 기준에서 벗어나 있어도,
언젠가의 나보다 느려져 있어도,
존재만으로 충분한 때가 있다.

그러니 오늘,
조금은 쓸모없어도 괜찮다.
그 ‘쓸모없음’ 안에서
다시 살아갈 이유가 싹틀 수 있다.

당장 누군가에게 유용하지 않아도
스스로에게 소중하다면
그건 이미
존재의 근거로는 충분한 자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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