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언영색(巧言令色)” ― 말은 교묘하고 얼굴빛은 보기 좋다는 뜻이지만, 공자는 《논어》에서 이렇게 잘라 말했다.
“巧言令色, 鮮矣仁.” (교언영색, 선의인)
“아첨하는 말과 꾸민 얼굴에는 인(仁)이 드물다.”
경영자의 자리는 늘 사람에 둘러싸인다. 고객, 협력사, 직원, 투자자…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자리에서 사람들은 달콤한 말과 웃음을 가져온다. 때로는 칭찬, 때로는 충성 맹세처럼 들리는 말들. 그러나 경영자의 눈에 오래 비치지 못하는 사람은 바로 이런 교언영색형 인간이다.
나는 사업을 하며 수없이 들었다. “사장님, 이번 프로젝트는 대박입니다.”, “대표님, 정말 탁월하십니다.” 그런데 정작 실행은 허술했다. 결과를 책임지지 않는 말은 늘 가볍다. 웃음과 미사여구가 많을수록 속은 비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서툴게 말하더라도, 땀 묻은 자료 하나를 내놓고 “이 부분은 개선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경영자는 결국 결과와 진심을 본다. 교언영색은 눈앞의 호감을 얻을 수는 있어도, 성과를 만들지 못한다. 더 큰 문제는 조직의 신뢰를 무너뜨린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미소를 지으면서 속으로는 책임을 회피하면, 그 태도는 주변에 금세 퍼진다. 조직 전체가 말잔치에 빠지고, 실행은 뒷전이 된다.
나는 가끔 직원들에게 이렇게 묻는다. “당신의 말은 지금 나를 기쁘게 하려는 것인가, 회사를 더 단단하게 만들려는 것인가?” 이 질문 앞에서 꾸며낸 언어는 무너진다. 교언영색은 경영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함정이자, 조직을 병들게 하는 가장 달콤한 독이다.
오늘도 우리는 수많은 보고와 제안을 듣는다. 그 말 속에 진심이 있는지, 아니면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가식인지, 경영자는 매번 저울질해야 한다. 웃음 뒤에 숨은 것이 무엇인지 꿰뚫는 눈, 그것이 경영자의 무기다.
교언영색(巧言令色)은 아첨하는 말과 가식적인 태도를 뜻한다. 경영자의 자리에서 보면 교언영색은 순간의 호감을 얻을 수는 있어도 성과와 신뢰를 만들지 못한다. 꾸며낸 언어가 아니라, 불편하더라도 진실된 말과 실행이 조직을 살린다.

블루에이지 회장;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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