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사람보다, 좋은 제도가 먼저다가끔 성군은 나오지만, 권력은 사람을 믿어선 안 된다

역사는 때때로 놀라운 인물을 탄생시킨다.
백성을 품은 왕,
비전을 품은 지도자,
희생을 각오한 개혁자.
그들을 우리는 ‘성군’, ‘영웅’, 혹은 ‘위대한 인물’이라 부른다.

하지만, 그런 인물은
늘 예외였고,
언제나 드물었다.

좋은 지도자가 있다고 해서
그 시대가 정의롭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한 사람의 인격과 철학에 기대는 정치란,
본질적으로 불안정하다.
그 사람이 떠난 순간
시스템은 무너지고,
원칙은 감정이 되고,
정치는 사유화된다.

그래서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좋은 사람에 기댈 것인가, 좋은 제도를 세울 것인가?”

가끔은 제도와 시스템을 초월하는
탁월한 리더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건 구조의 승리가 아니라,
우연의 선물일 뿐이다.

권력은 사람을 유혹한다.
그리고
사람은 자기 자신을 과신할수록,
민주주의를 망가뜨릴 수 있다.

좋은 시스템은
나쁜 사람도 통제하지만,
나쁜 시스템은
좋은 사람조차 무너뜨린다.
역사는 이 진리를 반복해서 증명해왔다.

그러므로,
우리가 바라는 것은
성군의 재림이 아니라,
누가 권력을 잡더라도
함부로 휘두르지 못하게 하는 제도
다.

정치는,
인격이 아니라 설계의 문제다.
국가는,
품성보다 장치로 지켜진다.

지도자가 누구인지보다
그를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를 묻는 것이
성숙한 시민의 질문이어야 한다.
그 질문이 없는 곳에서
민주주의는 오래 머물지 않는다.

Leave a Reply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