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전 『맹자』에는 “항산(恒産)이 있어야 항심(恒心)이 있다”는 말이 있다. 안정된 생업이 있어야 흔들리지 않는 마음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맹자는 곧 이어 이렇게 덧붙인다. “사람은 곤궁할 때 그 마음이 드러난다.” 의(義)는 바로 그 순간 시험된다. 풍족할 때 지키는 도리가 아니라, 이익과 안위가 걸린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선택. 그것이 의의 본질이다.
오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국회에서, 기업 현장에서, 심지어 일상적인 인간관계에서도 “옳음”보다 “유리함”이 먼저 계산된다. 정당은 권력을 잡기 위해서라면 정책도, 신념도 바꾸는 데 주저하지 않고, 기업은 단기 이익 앞에서 사회적 책임을 손쉽게 뒷전으로 미룬다. 심지어 개인의 삶 속에서도 ‘옳음’보다 ‘편함’을 택하는 일이 다반사다.
춘추시대 위나라 장수 위무자는 전쟁 중 포로가 된 부하를 구하겠다고 맹세했고, 상관의 반대에도 목숨을 걸고 약속을 지켰다. 사람들은 그를 “말을 지킨 장수”라 불렀다. 군사적 전략이나 승패보다 중요한 것이 ‘의리와 의(義)’라는 것을 그는 보여주었다. 그의 명성은 무력보다 먼저 전해졌다.
의(義)는 그래서 ‘큰소리’로 증명되지 않는다. 오히려 작은 순간, 남들이 보지 않을 때, “이익은 여기 있지만 옳음은 저기 있다”를 택하는 용기에서 드러난다. 의 없는 번영은 화려할 수는 있어도 오래가지 못한다. 반대로 의를 지킨 선택은 당장은 손해 같아도, 시간이 지나면 신뢰와 존경을 남긴다.
지금 한국 사회가 잃어버린 것은 힘이 아니라 의다. 힘은 숫자로 계산할 수 있고, 이익은 당장 눈앞에 보이지만, 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래 자산이다. 그래서 더욱 가치 있다.
“의 없는 번영은 곧 몰락이다.” 맹자의 경고는 2천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의(義)는 풍족할 때가 아니라 곤궁할 때 드러난다. 옳음을 택하는 일은 이익보다 더 큰 용기를 요구한다. 오늘 우리의 정치는 권력에, 기업은 단기 이익에, 개인은 편안함에 휘둘리며 ‘의’를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의 없는 번영은 오래가지 않는다. 당장은 손해 같아도 옳음을 선택한 사람은 결국 신뢰와 존경을 얻는다. 힘은 사라져도, 의는 이름을 남긴다.

블루에이지 회장;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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