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5A] 3. 이성의 문을 두드리다, ‘탐색(Ask)’의 기술필립코틀러(Philip Kotler)의 5A 중 -Ask(탐색-질문)

[마케팅5A] 3. 이성의 문을 두드리다, ‘탐색(Ask)’의 기술<span style='font-size:18px; display: block; margin-top:0px; margin-bottom:4px;'>필립코틀러(Philip Kotler)의 5A 중 -Ask(탐색-질문)</span>

첫 만남의 설렘(‘호감’)이 지나갔다. 이제 우리는 상대방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어진다.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다른 사람들은 그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해진다. 맹목적인 끌림만으로는 관계를 지속할 수 없음을 알기에, 우리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보자. 늦은 밤, 소파에 기대어 무심코 넘기던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한 쇼호스트의 열정적인 외침이 나의 시선을 붙든다. 혹은 주말 저녁, 드라마 속 주인공이 무심한 듯 우아하게 사용하는 어떤 물건이 나의 뇌리에 박힌다. 화면 속의 그 세계, 그 찰나의 순간에 나는 매혹되었다. ‘저것만 있다면 나의 일상도 조금은 더 근사해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욕망의 불꽃이 피어오른다. 필립 코틀러가 말한 5A 여정의 첫 두 계단, ‘인지(Aware)’와 ‘호감(Appeal)’을 순식간에 내달린 것이다.

그러나 방송이 끝나고, 드라마의 장면이 넘어가고, 마법 같은 순간의 효력이 다하는 순간, 나의 손가락은 새로운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감정의 파도가 지나간 자리에 이성의 목소리가 고개를 드는 것이다. 이제 나는 수동적인 시청자에서 능동적인 탐색자로 변모한다.

스마트폰 검색창에 조금 전 나의 마음을 흔들었던 그 제품의 이름을 입력하는 것으로, 위대한 ‘탐색’의 여정은 시작된다.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은 가격 비교 사이트의 냉정한 숫자들이다. “이 가격이 과연 합당한가?” 나의 머릿속 계산기는 빠르게 움직인다. 내가 가진 쿠폰과 포인트를 더하면 어디가 가장 저렴할까. 수많은 쇼핑몰의 탭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다음으로, 나는 그 제품의 대안을 찾아 나선다. 검색어는 ‘OOO 유사 제품’ 혹은 ‘OOO 가성비’로 바뀐다. 더 나은 조건의 경쟁자는 없는지, 나의 선택이 최선인지를 끊임없이 의심한다.

그리고 마침내,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단계에 다다른다. 바로 ‘날것의 목소리’를 찾아 떠나는 여정이다. “OOO 솔직 후기”, “OOO 내돈내산” 같은 키워드로 유튜브와 블로그의 숲을 헤맨다. 우리는 브랜드가 공들여 찍은 스튜디오 사진보다, 조명이 어두운 방에서 일반 사용자가 투박하게 찍어 올린 사진 한 장을 더 신뢰한다. 별 다섯 개가 가득한 찬사보다는, 별 한 개와 함께 조목조목 단점을 지적한 비판적인 리뷰에 더 오래 시선을 고정한다. 이처럼 우리는 수많은 타인의 경험을 거울삼아 나의 선택을 비춰보고, 마침내 감정의 안개를 걷어내고 확신이라는 단단한 땅을 밟으려 하는 것이다.5A 여정의 세 번째 단계인 ‘탐색(Ask)’은 이처럼 감정의 영역에 이성의 잣대를 들이대는 과정이다. 그것은 ‘마음에 든다’는 막연한 호감을 ‘믿을 수 있다’는 구체적인 확신으로 바꾸기 위한, 고객의 능동적인 정보 수집 활동이다.

이 단계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는 정보의 주도권이 브랜드에서 고객과 커뮤니티로 넘어간다는 점이다. ‘호감’ 단계에서 브랜드는 잘 꾸며진 웹사이트라는 통제된 무대의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탐색’ 단계에 들어선 고객은 더 이상 브랜드가 연출하는 독백에만 만족하지 않는다. 그들은 무대에서 내려와 객석으로, 더 나아가 극장 밖 광장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다른 관객들, 즉 다른 사용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브랜드의 진짜 모습에 대한 정보를 교환한다.

고객의 탐색 활동은 크게 두 가지 영역에서 펼쳐진다.

  1. 브랜드의 영역 (통제된 무대): 첫 번째 탐색은 여전히 브랜드의 공식 채널, 특히 웹사이트 내에서 이루어진다. 고객은 상세한 제품 사양을 뜯어보고, FAQ(자주 묻는 질문)를 샅샅이 읽으며, 고객센터에 문의를 남기기도 한다. 여기서 브랜드의 역할은 잠재 고객이 가질 만한 모든 의심과 질문에 대해 한 점의 막힘도 없이, 솔직하고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가격 정책은 명확한가? 제품의 한계나 단점도 솔직히 이야기하는가? 고객의 질문에 얼마나 빠르고 성실하게 답변하는가? 이는 브랜드가 스스로의 진정성을 증명해야 하는 1차 시험대다.

  2. 커뮤니티의 영역 (열린 광장): 더 중요하고 결정적인 탐색은 브랜드의 통제를 벗어난 곳에서 벌어진다. 고객은 검색창에 ‘OOO 후기’, ‘OOO 단점’과 같은 키워드를 입력하고,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날것의 사용자 목소리를 찾아 헤맨다. 친구나 가족에게 직접 의견을 묻기도 한다. 이곳은 브랜드에 대한 온갖 평판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검증의 용광로다. 브랜드가 아무리 스스로를 훌륭하다고 포장해도, 이 광장에서의 부정적인 여론은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브랜드는 이 통제 불가능한 탐색의 시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해답은 ‘관리’가 아닌 ‘기반’을 다지는 데 있다. 광장의 목소리를 억지로 통제하려 들기보다, 그들이 기댈 수 있는 단단한 신뢰의 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앞서 강조한 ‘잘 만들어진 웹사이트’의 중요성과 다시 한번 연결된다. 웹사이트는 고객이 외부의 수많은 정보 속에서 길을 잃을 때마다 돌아와 기준점으로 삼을 수 있는 신뢰의 등대여야 한다. 나아가, 긍정적인 사용자 후기를 자연스럽게 생성하고 공유하도록 독려하며, 고객들이 서로 돕는 커뮤니티를 활성화함으로써, 브랜드가 직접 나서지 않아도 커뮤니티가 스스로 브랜드의 신뢰도를 증명하게 만들어야 한다.

‘탐색’의 단계는 브랜드가 가진 매력의 깊이를 시험하는 과정이다. 당신의 브랜드는 고객의 날카로운 질문 앞에서 정직하게 자신을 드러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아니면, 그들의 탐색이 당신이 통제할 수 없는 곳에서 불리한 결론으로 끝나도록 방치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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