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仁) ― 사람 사이의 따뜻한 숨결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마음

인(仁)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덕목이다. 공자는 “인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仁者愛人)라 했다. 사랑이라는 말은 흔히 쓰여 낡아 보일지 모르지만, 인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태도와 실천을 포함한 인간관계의 원리다.

역사 속에서 인을 실천한 사례는 많다. 세종대왕은 왕권을 강화할 수도 있었던 정치적 기회를 백성을 위한 제도로 바꾸었다. 훈민정음을 창제한 일은 단순한 문자 발명 이상의 의미였다. 글을 모르는 백성도 스스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한 인의 정치였다. 또 간디는 폭력으로 맞서 싸우기보다 비폭력과 불복종으로 억압을 극복했다. 상대를 파괴하는 대신 인간으로 존중하는 길을 택한 것이었다.

기업의 리더십에서 인은 ‘공감 능력’으로 번역될 수 있다. 경영자는 숫자와 성과만을 보지 않고, 그 숫자 뒤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본다. 직원의 어려움에 귀 기울이고, 동료의 잠재력을 인정하며, 고객의 삶을 이해하려는 태도가 곧 인이다.

인은 곧 공감이다. 타인의 기쁨을 내 일처럼 여기고, 타인의 고통을 내 마음에 받아들이는 능력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공감의 근육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SNS의 댓글은 냉혹하고, 경쟁은 사람을 숫자로 만든다. 이런 시대일수록 인은 더욱 절실하다.

인과 의는 짝을 이룬다. 의가 바른 길을 지키는 힘이라면, 인은 그 길을 따뜻하게 만드는 숨결이다. 의만 있으면 융통성이 없고, 인만 있으면 원칙을 잃는다. 두 덕목이 함께할 때 비로소 인간다운 질서가 세워진다.

조직에서 인은 단순한 ‘좋은 사람 되기’와는 다르다. 인은 전략이다. 공감은 협력을 불러오고, 협력은 성과를 만들어낸다.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리더십은 신뢰 자본을 축적하고, 신뢰는 곧 브랜드의 힘으로 이어진다.

오늘날 많은 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이야기한다. 그 근저에 있는 것은 결국 인이다. 사람과 사회를 존중하는 태도가 없는 기업은 오래갈 수 없다. 인은 시대가 바뀌어도 리더십의 근본 원리이자, 브랜드가 세상과 맺는 관계의 출발점이다.

오늘 하루, 나의 언행 속에 인이 있었는가를 돌아보자. 타인에게 건넨 한마디 말, 무심히 지나친 한 장면, 작은 선택 속에서 인은 드러난다. 인은 결국 위대한 사건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인(仁)은 사람을 사랑하는 태도이자 실천이다. 현대 기업에서 인은 공감 리더십으로 이어진다. 숫자보다 사람을 보고, 성과보다 신뢰를 중시하며, 구성원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 인은 단순한 미덕이 아니라 전략이다. 공감은 협력을 낳고, 협력은 성과를 만든다. 결국 인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지탱하는 따뜻한 근육이다.

 

Leave a Reply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