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보다 상식, 청렴보다 염치우리는 더 이상 위인을 원하지 않는다

위대한 정치인을 기다리는 시대는 끝났다.
우리는 이제
‘영웅’이 아니라 ‘정상인’을 원한다.
타고난 리더십이 아니라
기본적인 상식과 균형 감각을 갖춘
보통 사람의 감각을 지닌 공복을 원한다.

정치는 신념의 무대가 아니다.
특정한 인격이나 인품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구조는
언제든 독선과 선민의식을 키운다.
그것이 아무리 ‘청렴함’과 ‘정의감’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될지라도
정도(正道)에서 벗어난 권위주의는
결국 그 자체로 위험한 신념 독점이 된다.

국가를 이끄는 사람에게
완전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건
환상이거나,
그 환상을 믿는 척하는 전략일 뿐이다.
정치에 필요한 건
도덕적 완벽함이 아니라,
실무적 감각과 공동체적 염치다.

우리는 종종 ‘존경할 만한 인물’을
정치의 기준처럼 세우지만,
정작 시민들이 원하는 건
정책을 통해 삶이 나아지는 것이다.
존경보다는 신뢰,
감탄보다는 예측 가능성이 중요하다.

정치는 실험이 아니다.
그 누구의 인격과 의지에 의존하기보다는
검증된 제도와 구조 위에 작동되는 정책과 절차가 필요하다.
거창한 철학보다
생활의 감각과 행정의 상식이 작동해야 한다.

‘좋은 사람’보다는
‘틀리지 않은 시스템’이 중요하고,
‘훌륭한 연설’보다는
‘조용한 결과’가 존중받는 사회,
그것이 우리가 만들어야 할 정치의 새로운 기준이다.

이제 우리는 묻는다.
“그 사람이 누구인가”보다
“그가 어떤 구조 안에 있는가?”

“그가 무엇을 말하는가”보다
“그가 무엇을 실행했는가?”

정치를 더는 ‘인물 드라마’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은
성격이 잘난 지도자가 아니라,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사람,
상식과 염치를 아는 사람,
무엇보다 시스템에 순응하는 사람이다.

그래야만,
누가 되든 무너지지 않는 나라가 가능하다.
정치는 사람이 아니라,
원리와 절차가 지켜주는 나라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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