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소를 운영하는 한 사람이 있었다. 목재소에는 언제나 톱밥이 가득했고 목수의 아들은 아빠가 작업을 하는 동안 그곳을 놀이터 삼아 놀곤 했다. 어느 날 목수는 전기톱으로 나무를 자르고 있었고 사랑스러운 아들은 여느때와 같이 부드러운 톱밥더미에서 놀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후 목수의 아들이 톱밥 속에 시계를 떨어뜨렸다.
아들은 시계를 찾기 위해 수북하게 쌓인 톱밥더미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계를 찾으려는 노력은 오히려 바닥만 어지럽힐 뿐이었다. 목수는 아들의 행동을 주시하다가 아들 곁으로 다가가 말했다. “아들아, 급한 때일수록 당황하지 말고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렴. 그러면 해답이 떠오른단다. 자, 이제 나를 따라서 해보거라.”
목수는 전기톱을 끄고 무릎을 꿇은 채 적막한 목재소 마룻바닥에 귀를 기울였다. 아들도 아버지를 따라 했다. 그러자 아주 가까운 톱밥 속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똑딱똑딱” 그것은 시계소리였다. 조용히 귀를 기울인 아들은 잃어버린 시계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요즘은 모두 지나치게 설레발이다. 똑똑한 사람이 많고 전문가가 많아서 그렇다. 언론이고 인터넷이고 심지어는 종교적 참선과 경건한 성전에서 조차 자기 목소리와 주장이 지나치게 강하다. 때가 악하기 때문에, 일이 틀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안 되기 때문에 나의 지략과 뛰어난 판단력으로 뭔가 하나님을 위해 위대한 일을 시도해 보겠다고 단단히 벼른 사람들도 많다.
위대한 지도자 모세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보자. “너희는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날 너희를 위해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애굽의 군대가 뒤쫓고 홍해가 가로막혀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아우성치는 백성들을 향해 부르짖은 모세의 음성이었다.
위기의 때 내가 무엇인가 하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고 하나님은 저 멀리 서 계실 뿐이다. 지금 교단과 지도자는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일일이 다 헤아릴 수도 없는 행사와 집회들, 회기가 바뀌고 사람이 바뀌면 쏟아지는 정책들. 이 교회에 하나님의 역사와 부흥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바로 내가 무엇인가 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무릎을 연할 때를 기다리신다. 하나님은 당신의 자녀들의 아우성이 잠잠해지길 기다리신다. 그때가 바로 하나님께서 일하실 때이다.
-김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