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과 건강식품, 손실/이득의 심리적 구조잃지 않으려는 마음, 얻고자 하는 욕망 – 손실회피 편향의 세공술

‘피부 미인이 될수 있다’는 말에 움직일까?
실제로 화장품 매장에 들어서는 사람들은 ‘더 예뻐지고 싶다’의 욕망보다, ‘지금보다 더 안 좋아질까 두려워서’ 무언가를 고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건강식품도 그러하다. 모두가 오래 살고 싶다는 소망만으로 비타민을 사지는 않는다. “남들 다 챙기는데 나만 빠지면 어떡하지?”, “매일 피곤한 내가 그냥 두면 큰일 나는 것 아닐까?” 이런 의문과, 은근한 두려움이 손을 움직인다.

카피라이터의 필치는 이런 인간의 미묘한 떨림, 손해를 피하려는 본능에 스며든다. 보호 본능의 언어는 매번, 욕망의 언어보다 강렬하다.

예를 들어, 화장품 브랜드의 흔한 문장은 이렇게 말한다.
“수분 가득 영양공급, 피부 광채”

하지만, 일상의 모멸감이 광채 앞에서 곧장 녹진 않는다.
이럴 땐 구조를 옮긴다.

“지금 무너지기 시작한 피부장벽, 방치하면 눈가 주름과 속건조가 더 깊어집니다.
그러나 오늘 단 5분만 투자하면, 내일의 나이 듦도 두렵지 않습니다.”

손해 – 피부가 망가지며, 개선 기회를 잃는다는 공포.
이득 – 즉각 행동하면,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며 변화가 지속된다는 확신.
익숙한 ‘아름다움’의 판촉문은, 이렇게 ‘잃음’과 ‘얻음’을 바꿔 쓰는 일에서 비로소 실재감을 얻는다.

건강식품도 마찬가지다.
“성인 남녀 10명 중 7명 영양 불균형, 그대로 두면 피로감·면역 저하 위험이 커집니다.
지금 바로 챙기면, 잃을 것을 막고 ‘매일 아침 가벼운 컨디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판은 바뀐다.
그저 ‘더 건강해질 수 있다’가 아니라,
방심하는 사이 건강을 잃을 수 있다는 각성.
그리고 예방적 행동의 즉각적 보상으로, 진짜 시장은 열린다.

 

이 구조는 늘 같지만, 결코 반복적이지 않다.
광고는 반복되는 문구의 마법이 아니라,
사람의 심연을 겨냥하는 구조적 작법에서 나온다.

현대인의 불안, 바쁨, 소외, 노화, 질병, 타인과의 비교에 내재된 상실의 두려움.
이것들이야말로 모든 시장이 성장하는 ‘눈에 안 보이는 자본’이며,
영업이든, 설득이든, 제안이든 결국엔
“지금 간과하면 무언가 본질적인 것을 소잃는다”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간다.

고전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말했다.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사물 자체가 아니라, 그에 대한 우리의 의견이다.”
내면의 의견, 즉 상실에 대한 의견이 강렬할수록 우리의 구입, 선택, 행동은 더 분명해진다.

 

이제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무엇을 잃지 않기 위해, 오늘 또 무엇을 선택하는가.
혹은, 정말로 ‘잃지 않으려는 마음’이 당신을 이끌고 있는가?
철저히 자기 자신의 ‘두려움의 지도’를 그릴 줄 아는 사람만이,
타인의 마음도, 시장도, 또 스스로의 감정도 지배할 수 있다.

“욕망이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
상실의 직감이 우리를 이끈다.
두려움은 늘,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정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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