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을 설득하는 다섯 가지 길말의 방식에 담긴 전략

“간군오의(諫君五義)” ― 임금을 간하는 데에는 다섯 가지 원칙이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은 《한비자(韓非子)》와 《상군서(商君書)》 등 제자백가의 정치 논서에서 비롯된다. 충신이 임금을 바로잡기 위해 직언만 해서는 오히려 화를 부르고 죽음을 자초하기 쉽다. 지혜로운 간언은 전략을 동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옛 기록에 따르면 다섯 가지 방식은 이렇다. 첫째, 부드럽게 말하여 듣게 하고. 둘째, 사실을 들어 설득하고. 셋째, 비유를 들어 깨닫게 하며. 넷째, 역사를 끌어와 경계하게 하고. 다섯째, 신뢰를 쌓아 말의 무게를 더한다. 이는 단순한 말솜씨가 아니라, 권력의 성정을 고려한 설득의 전략이었다.

궁궐의 역사는 이 다섯 가지 원칙을 증명한다. 오로지 정면으로 임금을 꾸짖던 충신은 충절로는 칭송받았으나, 대개 일찍 목숨을 잃었다. 반면 은유와 비유, 역사적 사례를 섞어 임금의 마음을 돌린 자들은 살아남아 오랫동안 정치의 균형을 지켰다. 직언과 간언의 차이는 곧 생존과 몰락의 차이였다.

오늘의 세상에서도 다르지 않다. 권력자만이 아니라, 모든 관계 속에서 설득은 힘이 된다. 옳은 말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말해야 한다. 단호함과 부드러움, 사실과 비유, 현재와 역사를 넘나드는 설득이야말로 진정한 언어의 전략이다.

간군오의는 말한다. 진실을 전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어떻게 전하느냐이다. 충심을 가진 말도 전달 방식이 잘못되면 칼이 된다. 그러나 다섯 가지 길을 따라 말하면, 그 칼은 도리어 다리를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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