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중심적인 사람은 늘 자기 감정과 관점을 우선에 둔다.
불만이 생기면 가장 먼저 드러내고, 욕구가 앞서면 타인의 상황을 가볍게 무시한다.
관계 역시 편향적이다. 자신과 취향이 맞는 사람과만 가까워지려 하고,
균형이나 배려보다는 자기 입장만을 고수한다.
비판을 받으면 방어적으로 반응하고, 모임에서도 반드시 중심에 서고자 한다.
결국 모든 상황을 자기 유리한 쪽으로 해석한다. 성공도, 실패도 자기 기준으로만 판정한다.
한국 사회는 이런 성향을 불편하게 본다. ‘민폐형 인간’이라 부른다.
타인의 필요를 고려하지 못하는 태도는 공동체의 신뢰를 해치고,
가족이나 직장, 친구 관계에서 균열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중심성은 흔히 ‘배려의 결핍’, ‘관계의 위협’으로 읽힌다.
발달심리학자 피아제는 ‘자기중심적 언어(egocentric speech)’를 유아기의 보편적 특징으로 설명한 바 있다.
아이는 세계를 자기 시각에서만 해석한다.
타인의 입장을 인지할 능력이 아직 자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유아기의 특성이 성인이 된 후에도 변하지 않을 때다.
자기 입장만을 절대화하고, 모든 상황을 자기 유리한 방식으로 해석하는 성향은 결국 타인과의 거리를 넓힌다.
그러나 서구나 일본에서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발달심리학자 피아제는 유아기의 자기중심적 언어를 연구하며,
인간이 처음 세상을 자기 기준으로만 해석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성숙 과정에서 타인의 관점을 배우지만,
어린 시절의 자기중심성은 자연스러운 발달 단계다.
또한 자기중심성을 나르시시즘과 구분하기도 한다.
자기애적 성향은 스스로를 찬양하는 데 초점이 있지만,
자기중심성은 단지 세계를 자기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태도다.
여기서 때로는 ‘독불장군’ 같은 고집이 나오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외압에 쉽게 휘둘리지 않고 자기 길을 고집하는 주체성,
문화에 따라 그것은 단점이 아니라 장점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따라서 자기중심성은 단순히 비난받아야 할 성격이 아니라,
맥락에 따라 다른 얼굴을 지닌다.
타인을 무시하면 고립으로 이어지고,
자기 주체를 지키면 독립과 리더십으로 발전한다.
결국 관건은 균형이다.
내 시각에 충실하되, 타인의 시선도 함께 품어낼 수 있는가.
자기중심성은 벽이 될 수도, 기둥이 될 수도 있다.
자신만을 중심에 놓는다면 관계는 무너지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면서 타인의 자리를 인정한다면
그 중심은 곧 리더십이 된다.
자기중심성은 고립의 씨앗이자 주체의 뿌리다.
타인을 보지 못하면 독단이 되고,
타인과 함께 볼 수 있다면 리더십이 된다.

블루에이지 회장;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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