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전체 풍경을 봐야한단다.”
“무슨 말씀이세요?”
“그림은 단지 부분들이 합쳐진 게 아니란다”
“소는 그냥 소이고,
초원은 그냥 풀과 꽃이고,
나무들을 가로지르는 태양은
그냥 한줌의 빛이지만
그걸 모두 한 번에 같이 모은다면
마법이 벌어진단다”
나는 그 순간
아빠가 한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어느 날 오후,
내가 무화과 나무에
올라가기 전까지 말이다.
나는 연을 빼내려고 했었다.
꽤나 높이 걸렸었다.
한 번도 올라가 본 적 없는 높이였다.
가장 높이 올라갔을 때,
너무나도 멋진 광경이 있었다.
나는 산들바람을 맡는 게
얼마나 멋진지 깨닫기 시작했다.
햇빛과 야생초처럼 말이다.
나는 숨들이 쉬는걸 멈출수가 없었다.
내가 여태껏 알았던 것 중
가장 달콤한 냄새가 내 폐를 가득 채우는 것을…
그 순간부터 거기는 내 자리가 되었다.
나는 거기에 한 시간을 앉아서,
그냥 세상을 바라봤다.
어느 날 석양은 보라색과 분홍색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은 강렬한 주황색에 타오르는 구름들이 수평선에 앉아있었다.
석양이 지던 그런 어느 날,
아빠가 말해줬던 부분이 합쳐졌을 때
무언가 위대한 것이 생겨난다는 말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느껴졌다.
–
엇그제 본 영화입니다.
무화과나무에 올라가 만난 세상을 묘사하는 장면에서 가슴이 한없이 설레였습니다.
잘려질 무화과 나무에서 내려오는 소녀의 모습에선
한참이나 먹먹했습니다.
문득 아들에게 딸에게
잘려지지 않을 우람한 무화과나무 한그루 심어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만의 무화과 나무도 필요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