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실실] 기도보다 정치하는 종교, 교회는 어디로 가나신앙과 권력, 불편한 동거

2025년 4월 4일 11시 22분.
대한민국의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에서
전원일치로 파면 결정을 내렸다.
8:0


법의 원칙에 따라 명확하고 간명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길 위의 현실은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결정을 받아들이지 못한 일부 보수 개신교 세력은
교회를 중심으로 정치적 동원을 감행하고,
십자가가 꽂힌 강단에서
헌법보다 음모론을 전하고,
국민보다 특정 정당을 위해 기도했다.

그 장면은,
더 이상 종교라 말할 수 없는
신앙의 이름을 씌운 정치의식장이었다.

2천 년 전,
예수가 예루살렘 성전에서 상인들의 상을 뒤엎으며 외쳤다.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이다.
너희는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다.”
(마태복음 21:13)

그 구절은
단순히 ‘돈을 받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신성한 공간이 권력과 거래의 장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다.
그 경고는 지금,
대한민국의 수많은 교회에도 유효하다.

예수는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았다.
그는 로마의 권력과도,
유대교 종교권력과도
타협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의 한국교회는 어떤가.
어느새 진보냐 보수냐, 좌냐 우냐의 싸움에 앞장서고,
정치적 이해에 따라
말씀을 해석하고
회중을 동원하고
기도를 선동하고 있다.

믿음이 권력의 무기가 되고,
기도가 정치 슬로건이 되고,
예배가 동원과 결속의 수단이 되면
그곳은 더 이상 ‘하나님의 집’이 아니다.
그것은 이익과 지배의 무대,
그리고 영혼을 거래하는 사적 카르텔일 뿐이다.

‘믿는다’는 것이 곧 ‘편든다’가 되어버린 지금,
신앙은 신뢰를 잃고,
종교는 세속화보다 더한 ‘권력화’의 늪에 빠지고 있다.

그러나 진짜 신앙은
어떤 정당도, 어떤 후보도 편들지 않는다.
그것은 약한 자의 편에 서며,
분열이 아니라 회복을 향하고,
진영이 아니라 진실에 근거한다.

기도가 권력이 되고
성경이 정치문서가 되고
하나님의 이름이 깃발로 휘날리는 순간
교회는 교회가 아니다.

지금은 교회가 되돌아봐야 할 때다.
누구를 향한 기도였는가.
무엇을 위한 선포였는가.
누구의 이름으로 회중을 모았는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헌법이 지켰지만,
한국 교회의 신뢰는
오히려 교회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

이제라도
성전의 상을 뒤엎은 그 분의 말씀처럼,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이라는
신앙의 본래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다시 묻는다.
“당신의 교회는, 어떤 하나님을 섬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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