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실실] 슬로건이 아니라 철학을 말하는 대통령공감과 마케팅이 아닌, 방향과 근거를 말하는 리더

정치는 말의 예술이다. 그러나 이제 정치는
너무 많은 ‘슬로건’을 말하고
너무 적은 ‘철학’을 말한다.

“공정과 정의”,
“민생 제일주의”,
“실용정부”,
이 슬로건들은 그럴듯하지만,
‘어떻게’, ‘왜’, ‘무엇을 위해’라는 본질적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

대통령이 되어야 할 사람은
국민의 감정에 맞는 ‘포장지’를 찾는 사람이 아니라
국민의 현실을 직시하고,
그 안에 방향과 근거를 담아 말할 수 있는 사람
이어야 한다.

슬로건은 감정을 건드리지만, 철학은 길을 제시한다

슬로건은 쉽다. 짧고 강렬하며 외우기 좋다.
그러나 슬로건은 방향이 아니다.
그저 순간의 열기를 만드는 도화선일 뿐,
그 다음을 설명하지 않는다.

“공정”이란 말은 남발됐지만,
그 공정이 ‘누구에게, 어떻게 실현될 것인지’는
끝내 말해지지 않았다.

“자유”를 외친 지도자는 많았지만,
그 자유가 ‘누구의 자유였는지’는 늘 의심스러웠다.

철학은 슬로건을 구체화하고,
슬로건은 철학을 요약해야 한다.

대통령이 할 일은
“이 말, 잘 먹히겠지?”가 아니라,
“이 말, 내가 감당할 수 있는가?”를 묻는 일이다.

철학 없는 말은 마케팅이고, 철학 있는 말은 선언이다

정치는 마케팅이 아니다.
국정 운영은 캠페인이 아니라,
현실을 책임지는 윤리적 선택의 연속이다.

윤석열 정부의 실패는 슬로건 과잉, 철학 부재에서 비롯되었다.
‘자유’, ‘민생’, ‘공정’, ‘정의’를 반복했지만,
그 단어는 수단이었고
내용은 비어 있었다.

대통령은 ‘잘 보이는 말’보다
국민과 함께 견딜 수 있는 말을 해야 한다.

김대중은 민주주의를 말했지만,
그 민주주의는 피와 감옥에서 나온 말이었다.
노무현은 사람 사는 세상을 말했지만,
그 사람을 끝까지 존중했던 고독의 윤리였다.

철학이 없는 슬로건은 구호에 그치고,
철학이 담긴 말은 시대를 만든다.

다음 대통령은 무엇을 말하느냐보다, 어떻게 말하느냐를 봐야 한다

슬로건은 정치의 간판이다.
그러나 정치는 간판이 아니라 방향표지판이 되어야 한다.

지금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은
“변화”나 “개혁”이 아니다.
“왜”, “어떻게”, “무엇을 위해”라는
명확한 근거, 현실에 대한 감각,
그리고 견딜 수 있는 비전이다.

철학이 있는 말은
쉽지 않다.
그러나 단단하다.
그리고 진심은 결국 드러난다.

우리는 이제, 슬로건을 반복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 속에 철학이 녹아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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