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회생절차 신청! 전통적 유통구조의 붕괴

한때 유통시장의 거대한 축을 형성하던 제조사-총판-대리점-소매점-소비자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유통 구조는 이제 빠르게 붕괴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의 판매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을 거점으로 삼아 이루어졌으나,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 그리고 물류 혁신이 더해지면서 이러한 구조는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게 되었다.

특히 대한민국 유통산업의 한 축을 담당했던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신청은 유통업계가 맞이한 거대한 변화의 상징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규제, 코로나19로 인한 구매채널의 온라인 이동, 그리고 쿠팡 및 C-커머스(Cross-border Commerce) 등의 급성장이라는 삼중 파고를 넘지 못했다. 이는 단순한 기업의 실패가 아니라, 전통적 유통 모델 자체가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홈플러스 사례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진행 중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유통 공룡인 ‘시어스(Sears)’는 온라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2018년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또 다른 대형 유통업체였던 ‘JC페니(JC Penney)’도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반면, 아마존은 물류 혁신과 빠른 배송을 무기로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을 몰아냈다. 중국에서는 알리바바와 징둥(JD.com)이 온라인 기반의 유통 혁신을 선도하면서 전통적인 백화점과 대형마트들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사례들은 유통업이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거스를 수 없는 변화임을 보여준다.

 

유통의 패러다임이 변화한 가장 큰 원동력은 물류 시스템의 혁신이다. 과거 대량 발주를 전제로 했던 MOQ(Minimum Order Quantity)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는 기업과 소비자가 직접 더 적은 단위로 더 빠르게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음을 의미한다.

현재 유통업의 핵심은 ‘빠른 배송’과 ‘편리한 구매 경험’이다. 당일배송, 새벽배송을 넘어 30분 배송까지 가능해지면서 소비자는 즉각적인 구매와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번거롭게 옷을 차려입고, 무거운 장바구니를 들고 마트에 가도 되지 않은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혁신을 이끄는 것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다.

  1. 스마트 물류 센터: AI 기반 자동화 물류창고가 활성화되면서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패킹과 배송 준비가 완료된다. 쿠팡의 ‘풀필먼트 서비스’와 같은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2. 초고속 배송 인프라: 각 지역 거점 창고에서 소규모 배송 거점을 연결하는 방식이 일반화되었다. 배달의민족이 시도하는 ‘B마트’ 모델이 이 사례에 해당한다.
  3. AI 기반 배송 최적화: AI는 수요 예측을 통해 배송 동선을 최적화하고, 이를 통해 불필요한 물류 비용을 절감하며, 빠른 배송이 가능하게 한다.

 

B2B에서 B2C, D2C, 그리고 C2C로의 확장 전통적인 B2B(Business to Business) 모델은 이제 B2C(Business to Consumer), D2C(Direct to Consumer), C2C(Customer to Customer) 모델로 전환되고 있다.

  1. D2C(Direct to Consumer)의 부상 과거 기업들은 중간 유통 단계를 거쳐야 소비자에게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브랜드는 자사 온라인몰을 통해 직접 소비자와 소통하며 판매한다. 애플, 나이키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무신사’나 ‘29CM’ 같은 플랫폼이 브랜드의 직접 판매(D2C)를 지원하고 있다.
  2. C2C(Customer to Customer) 시장의 성장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과 같은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소비자 간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개인이 직접 유통과 판매를 담당하며, 이러한 흐름은 P2P(Peer to Peer) 경제를 더욱 활성화하고 있다.
  3. 글로벌 B2C와 C-커머스의 부상 쿠팡, 아마존, 알리바바와 같은 플랫폼이 국경을 초월한 C-커머스(Cross-border Commerce)를 확대하며, 한국의 소상공인과 제조업체들도 세계 소비자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향후 몇 년 내에 국경 없는 상거래가 일반화될 것이며, 해외 배송이 간편화되고 신속해지는 환경에서 한국 기업들은 이에 대비해야 한다.

 

향후 몇 년 내에 유통 산업의 패러다임을 뒤흔들 혁신적인 이동수단이 등장할 것이다. 드론 배송과 자율주행 배송 차량은 물류의 속도를 혁신적으로 단축할 것이다.

  1. 드론 배송: 아마존은 ‘프라임 에어(Prime Air)’ 프로젝트를 통해 드론 배송을 실험하고 있으며, 중국의 징둥(JD.com) 역시 드론을 활용한 물류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한국에서도 CJ대한통운, 쿠팡 등이 드론 배송을 준비하고 있으며, 법규 정비가 이루어진다면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
  2. 자율주행 배송 차량: 미국에서는 스타트업 ‘누로(Nuro)’가 자율주행 차량을 활용한 배송을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현대차, 네이버, 카카오 등 IT 및 자동차 기업이 협업하며 스마트 물류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3. 해외배송의 간편화 및 신속화: 이제 국경 간 물류는 더 이상 장벽이 아니다. ‘글로벌 풀필먼트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한국의 중소기업과 제조업체들도 글로벌 소비자를 직접 공략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다.

 

이제 한국의 제조업과 유통업, 물류기업들은 새로운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1. D2C 및 C-커머스 지원 인프라 강화
  2. 스마트 물류 및 자동화 시스템 도입
  3. 해외 시장 공략

유통 산업은 단순한 상거래를 넘어 이제 물류 혁신과 소비자 경험의 전쟁이 되었다. 기존의 대형마트와 오프라인 기반의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빠르게 변화를 수용하고,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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