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흐름을 다시 묶는 사람일의 진짜 판을 움직이는 존재

세상은 여전히 비저너리(visionary)를 찬양한다.
가장 먼저 미래를 말한 사람, 가장 멀리 내다본 사람, 모두가 보지 못한 기회를 처음 본 사람.
그 눈과 입, 그 한 줄의 슬로건이 기업을 일으키고 사람들을 움직였다고 믿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우리는 알게 된다.
말이 아니라 그 말을 현실로 엮는 사람들이 일을 완성시킨다는 것을.

비저너리의 옆에는 늘 프로세서(processor)가 있다.
비전을 체계화하고 일의 흐름을 짜는 사람들.
단계를 나누고, 우선순위를 정하고, 리스크를 예측하며 시스템을 짜는 기술자들.
그리고 그 아래, 모든 것을 ‘작동’시키는 오퍼레이터(operator).
이들은 직접 손을 움직이며, 현장에서 실체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그 셋을 모두 아우르고 넘어서야 할 새로운 역할을 마주하고 있다.
그는 흐름의 단절을 다시 잇고, 부서진 의도를 다시 엮는다.
서로 충돌하는 언어를 조율하고, 흩어진 가능성을 하나의 운동으로 이끌어낸다.
우리는 그를 시너지스트(synergist)라고 부른다.

시너지스트는 단순한 조율자가 아니다.
그는 일을 재설계하고, 조직의 구조를 다시 묶으며, 멈춰버린 회로를 다시 흐르게 만든다.
그는 말보다 ‘맥락’을 보고, 실행보다 ‘정렬’을 먼저 다듬는다.
그는 갈라진 관점과 충돌하는 역할을 연결하고,
흩어진 역량과 묻혀버린 가능성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는 사람이다.

일이 실패하는 진짜 이유는 실행력이 아니라,
그 전에 서로가 다른 그림을 보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비전은 있었고, 프로세스도 있었다.
그런데 왜 일은 멈췄는가.
바로, 그 둘을 연결할 언어가 없었고,
그 둘 사이를 흐르게 할 프로시저가 없었기 때문이다.

시너지스트는 프로시저를 만든다.
그 프로시저는 문서가 아니라, 일의 리듬과 맥락을 설계하는 프레임이다.
계획과 실행 사이의 간극을 줄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오해를 정돈하며,
각자의 일이 아니라 하나의 일로 묶이는 구조를 만든다.

그는 리더가 아니어도 리더처럼 사고하고,
실행자가 아니어도 실행을 설계한다.
그는 전략과 현장을 동시에 품고,
숨어 있는 가능성을 움직이는 흐름으로 바꾼다.

이제 일은 더 이상 ‘누가 잘 말했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누가 더 잘 엮었는가’,
‘누가 더 잘 흐르게 만들었는가’가 중요하다.

시너지스트는 세 명의 역할을 통합하는 존재다.
비저너리의 방향, 프로세서의 논리, 오퍼레이터의 감각을
하나의 연결된 움직임으로 만드는 사람.
그가 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일은 더 이상 말 잘하는 사람이 주도하지 않는다.
흐름을 엮고, 역할을 정렬하며, 맥락을 통합하는 사람.
비전–설계–실행을 하나로 묶는 시너지스트,
그는 보이지 않지만 일의 진짜 구조를 바꾸는 사람이다.
그가 만드는 프로시저는 곧 흐름이며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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