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여름, 인도 남동부의 안드라 프라데시.
에어컨도 없이 달궈진 버스를 타고 중부 내륙의 한 마을에 도착했다.
해외 봉사 후 조직한 GATE, 매년 여름과 겨울 의사, 간호사, 약사, 그리고 GATE 소속 대학생들이 현지교회와 협력해 봉사를 하고 있다.
아주 늙은 여인이 있었고, 갓 젖을 뗀 아기도 있었다.
어떤 이는 지병으로 야위었고, 어떤 이는 평생 치과에 가본 적이 없었다.
진료보다는 말을 걸고 손을 잡는 것이 더 중요한 경우도 많았다.
“당신은 소중하다”는 말, 그 하나가 어떤 약보다 깊이 스며드는 순간이 있었으니까.
며칠 뒤면 떠날 우리가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하지만, 한 번도 혈압을 재본 적 없던 사람이 자신의 수치를 알고,
처음으로 귀를 씻고, 처음으로 안약을 넣고,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이름을 불려본다면
그건 단순한 진료 이상이었다.
몸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존재감을 확인시켜주는 것.
그들의 빈곤은 구조적인 것이었고, 우리의 한계 또한 자명했다.
하지만 바로 그 한계 안에서 신의 형상을 본다면….

블루에이지 회장;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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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brian@hyuncheong.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