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현청(오지여행가, 국제구호개발활동가, 블루에이지 회장, 모아이시스템 대표, The Burning 발행인)
사진: BURNING, EMK컴퍼니, 한국뮤지컬대상사무국
2014년 12월의 첫 날. 서울 하늘 아래에는 새하얀 솜이불이 깔렸다. 뽀드득 소리가 날만큼 넉넉하고 푹신하지는 않았지만,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덮어주기에는 충분했다. 출근길, 문득 입가에 한 노래가 스치고 지났다.
골목 사이 길로 밤새 쌓인 눈
흑백영화 같은 추억이
이 길 따라오는데
하얀 입김들이 하늘에 흩어지면
널 바래다주던 이 길을
이젠 혼자 걷는데…
창작뮤지컬 <디셈버>의 넘버 ‘12월’의 한 소절이었다. 노래를 흥얼거리는 순간, 기자 스스로도 깜짝 놀랐다. 오랫동안 까맣게 잊고 있던 이 음악이 그동안 가슴 어딘가에 켜켜이 쌓여 있다 계절의 변화에 맞물려 터져 나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내친 김에 MP3 파일을 재생했다. 동화 같은 가사와 김준수의 달콤한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며 얼어 있던 가슴을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
그러고 보니 뮤지컬 <디셈버>가 막을 내릴 즈음, 이 넘버는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생각나는 노래가 되리라던 예감이 거짓말처럼 현실이 됐다. 12월의 첫 날 내린 소복한 눈과 함께 당시의 추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솔직히 뮤지컬 <디셈버>는 허술한 스토리와 개연성 약한 구성으로 폐막 후에도 한동안 평단으로부터 빈축을 사야했던 ‘아픈 손가락’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생생하게 떠오르는 건 결국 배우 김준수의 힘으로 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다른 어떤 부연으로도 이를 반박할 근거가 약하다. 하긴, 돌이켜보면 그는 뮤지컬 등장부터 이전에 그 어떤 배우도 보여주지 못한 가공할 힘을 보여주었다.
뮤지컬 천재’의 탄생 … <모차르트!>
2010년 1월 26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이 막을 올리려면 아직도 몇 시간이나 남았는데, 로비는 일찌감치 관객의 발길로 북적였다. 하지만 그 안에는 기대와 설렘, 흥분과 의구심이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교차하고 있었다.
언론과 평단은 ‘과연 이 아이돌 가수가 첫 뮤지컬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도끼눈을 치켜뜨고 예의주시했다. 김준수의 뮤지컬 데뷔 첫 무대 시작은 그렇게 다가오고 있었다.
막이 오르기 전 좌석에 앉아 있던 한 관객은 혼잣말로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다”고 했다. 첫 공연의 짜릿한 흥분과 그가 보여줄 새로운 변신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한 말이었다. 아마 그 자리에 앉아 있던 대다수의 관객이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오후 8시. 드디어 막이 오르고 공연이 시작되었다. 빨간 코트를 입은 ‘샤차르트’ 가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계의 블루칩이 탄생하는 역사적인 지점이자, 김준수 개인적으로는 연예활동의 스펙트럼을 한 단계 더 확장하며 배우로 거듭나는 숨 막히는 순간이었다.
김준수는 자유를 갈망하는 천재음악가의 삶을 역동적이고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그는 처녀출연임에도 시종 치밀하게 계산된 섬세한 안무와 화음으로 관객을 매료시켰다.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레게머리를 한 모차르트로 변신한 그는 수 세기 전 음악신동이 겪었을 갈등과 이상을 자신의 느낌으로 새롭게 창작하고 투영해냈다.
<모차르트!>는 고음으로 불러야 하는 곡들이 많아 기성 뮤지컬 배우들도 소화하기에 쉽지 않다는 고난이도의 작품이었다. 하지만 그는 당당하게 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연기력과 가창력 모두 뮤지컬 초보답지 않은 안정적 기량을 선보였다. 의심의 눈초리는 이내 찬사로 바뀌었고, 우려의 시선은 일순간에 호평 일색이 되었다.
‘신이 세상에 내린 / 음악신동 모차르트 / 이 세상 끝까지 / 더 좋은 건 없으리라’는 넘버 ‘모차르트! 모차르트!’의 가사는 마치 김준수를 두고 만든 노랫말인 듯 했다. ‘신이 주신 뮤지컬 천재 김준수!’는 그렇게 탄생했다.
단 한 편으로 뒤바꾼 흥행역사
이후 그의 족적이 닿는 곳마다 한국 뮤지컬의 역사는 바뀌었다. 그의 등장은 한국 뮤지컬계에 신선한 충격을 넘어 경악이었다. 김준수는 <모차르트!> 단 한 편으로 일찍이 찾아볼 수 없었던 거대한 시류를 형성했다. 그 존재 자체로 우리 뮤지컬계에 깊은 울림과 상징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뮤지컬은 김준수의 등장 이전과 이후로 확연히 구분된다. 그는 이전의 뮤지컬 흥행 공식과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그러면서도 늘 겸손한 자세로 무대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이를 실력으로 표현했다.
그의 신드롬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
김준수는 3000석 규모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5회 공연을 완판 시키는 최초의 배우가 되었다. 그것도 데뷔작으로! 또한 2011년 2월 국립극장에서 열린 창작뮤지컬 <천국의 눈물>과 6월 성남아트센터의 <모차르트> 앙코르 공연 전석을 연거푸 매진시키는 가공할 티켓파워를 과시했다.
2012년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엘리자벳> 초연에서는 자신이 출연하는 14회 차를 30분 만에 모두 매진시키는 진기록을 세웠다. 2013년 <엘리자벳> 재연이 열린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도 준비된 3만석을 전석 매진시키며 입지를 탄탄히 굳혔다. 이로써 그는 뮤지컬 데뷔 3년 만에 국내 3대 대극장 공연을 전석 매진시키는 가공할 기록을 세우며 가치를 입증했다. 여기에 ‘뮤지컬 예매 역사상 최단시간 전석 매진(<천국의 눈물> 3회 차(4500석) 2분30초’ ‘출연 회 차(지방공연 포함) 전석 완판’ ‘역대 최대 규모 뮤지컬콘서트 4만석 20분 만에 매진’ ‘2011 상반기 외국인 관객 동원 뮤지컬 TOP 5 중 1위, 3위 석권’ 등의 어마무시한 기록을 세우며 그의 파워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그의 출연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티켓 예매 사이트의 서버가 다운되거나, 관객의 성화에 시야 장애석 까지 추가 오픈 해야 하는 상황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다. 공연가에서는 연일 장기불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지만, 그가 출연하는 날 극장 주변에는 암표장사의 호객행위가 들끓는다.
김준수는 이처럼 뮤지컬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공연계를 흥분시켰다. 당초 그가 뮤지컬 출연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당시 이런 폭풍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것이지만, 파도의 수위는 이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의 뮤지컬 진출은 ‘신선한 바람’ 혹은 ‘메마른 대지 위에 단비’라는 수식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그 무언가를 안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신드롬이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진정성이 돋보인 창작뮤지컬 <천국의 눈물>
그러나 그의 뮤지컬 데뷔가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김준수가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를 환영하는 눈빛보다는 부정적 전망이 더 많았다. 무엇보다 아이돌 스타라는 타이틀을 등에 업은 그가 어느 정도 이 장르를 소화해 낼 것인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얼마 전부터 가수 출신 연예인이 뮤지컬에 도전했다 잇따른 흥행실패로 쓴맛을 본데다,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일부 스타들에 대한 무분별한 캐스팅을 두고 공연가의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던 터였다. 아이돌 가수 출신 배우에 대한 선입견이 그의 안착을 방해할 것은 틀림없었다.
이제껏 정극연기를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았던 그가 무대 위의 배우들과의 호흡은 물론, 관객과의 교감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잘 소화해낼 수 있을 것인지 의아해하는 눈길도 많았다. 만에 하나 발음이 꼬이거나 상대 배우와의 동선이 무너질 경우엔 신인인 그가 이를 과연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도 걱정거리였다. 게다가 공연장은 소극장도 아닌, 국내 최대 규모 대극장이었다. 어느 것 하나 만만해 보이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김준수는 ‘실력’과 ‘진정성’을 앞세워 이를 정면 돌파했다. 흥행성과 작품성이 검증되지 않은 창작뮤지컬을 자신의 두 번째 뮤지컬 출연작품으로 선택한 것만 봐도 그의 마음 씀씀이가 어떠한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천국의 눈물>은 1967년 베트남 전쟁과 그 후 20년을 배경으로 작가를 꿈꾸는 순수한 한국군 ‘준’ 과 사랑하는 클럽 가수 ‘린’ 그리고 권력을 이용해서라도 ‘린’을 차지하고 싶은 미군 대령 ‘그레이슨’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었다.
제작사 설앤컴퍼니가 세계 시장을 겨냥해 선보이는 야심작이었다. 특히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내놓는 한국 초연 작품이어서 더욱 기대를 모았다.
데뷔작에서 연기력과 티켓파워를 동시에 인정받은 김준수는 이 작품에서도 흔들림 없는 실력을 발산해냈다. <천국의 눈물>에서는 한층 성숙해진 내면연기로 관객의 감성을 자극했다. 전쟁이라는 뛰어넘을 수 없는 한계와 현실적 장벽에 ‘준’이 절절하게 안고 사는 연민과 체념, 갈등과 기대를 무대에 용해시켜냈다.
완성도 높은 연기를 위해 하루 12시간 이상 연습에 매진한 그는 딸을 찾아 나선 반백의 중년 작가부터 색 바랜 군복 차림의 모습까지 다양한 연기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다소 어수룩하고 능청스런 모습부터 연인을 두고 전쟁터로 향하는 안타까움과 이별의 절규는 객석까지 애잔함의 파편을 튀게 하며 기존의 이미지를 지워내고 그 위에 ‘준’을 덧입히는데 성공했다.
<천국의 눈물>은 그러나 설득력 약한 스토리 구조와 상황설정으로 ‘창작 작품의 한계’ ‘미스 사이공의 아류’라는 비아냥거림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극의 완성도와 현실감 떨어지는 구성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그 해 상반기 외국인 관객동원 3위에 올랐다. 이는 그의 존재감을 빼놓고는 더 이상 어떠한 설명이나 해석도 붙일 수 없는 일종의 ‘김준수 현상’ 그 자체였다.
<엘리자벳> 그리고… 남우주연상
다음 작품으로 출연한 <엘리자벳>은 그의 뮤지컬 인생에 일대 전환기가 된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유럽에서 가장 성대했던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마지막 황후 ‘엘리자벳’의 일생을 그린 이 작품은 황후의 곁을 그림자처럼 맴도는 판타지 캐릭터 ‘토드(죽음)’와 그를 동경했던 황후의 사랑이야기를 웅장한 배경음악과 함께 펼쳐냈다.
김준수는 이 작품에서 초월적 존재인 ‘토드’ 역을 맡아 또 한 번 성장하고 진화했다. 연출가 실베스터 르베이마저 “김준수가 신 별로 극을 이끌어가는 모습에 놀랐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르베이는 김준수에 대해 “때로는 무섭고, 때로는 어둡기도 하고 또 맹수처럼 ‘엘리자벳’의 주변을 맴돌며 다양한 카리스마로 공연을 끌어 나갔다. 김준수의 공연은 너무나 완벽하고 만족스럽다”고 극찬했다.
김준수는 매력적인 시스루 룩으로 등장해 눈빛과 동작만으로도 무대를 압도했다. 그의 실루엣, 짧은 숨소리만 새어나와도 객석 여기저기에서 ‘아!’하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는 안정적 연기력, 폭발적 고음, 화려한 퍼포먼스를 장착한 완벽한 ‘토드’였다. 여기에 섹시함과 깊이를 더하며 죽음의 유혹을 한층 달콤하고 강렬하게 묘사했다. 만약 ‘토드’라는 인물이 실존한다면 실제로 저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캐릭터 설정이 탁월했다.
<엘리자벳>은 이전의 작품에 비해 대사가 적은 대신, 음악의 분량이 많았다. 특히 현대적 느낌의 곡이 많아 소화하기 까다로운 부분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가창력과 매력적인 보이스로 이를 자신의 생체에 완벽하게 녹여냈다. ‘토드’라는 인물의 어둡고 몽환적인 캐릭터는 그래서 현실감 있게 옷 입혀졌다.
그중에서도 ‘마지막 춤’ ‘그림자는 길어지고’ 등의 넘버는 그의 특기를 십분 살린 훌륭한 무대였다. 다른 배우에 비해 퍼포먼스가 한층 강조된 이 신은 김준수의 장점을 극대화한 장면이자, 그의 매력을 더욱 뚜렷하게 각인시킨 하이라이트였다. 그의 넘버가 끝날 때마다 터져 나오는 관객의 환호와 박수는 어쩌면 당연했다. ‘토드’의 등장 장면만 따로 떼어놓고 본다면 마치 대작 뮤지컬 콘서트 한 편을 보는 듯한 풍성한 느낌이 들었다.
이러한 출중한 실력은 그를 데뷔 3년 만에 ‘한국뮤지컬대상’ 정상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그는 2012년 10월 29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엘리자벳>으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이와 함께 인기스타상을 3년 연속 수상해 기쁨을 두 배로 했다.
그러고 보니 그의 수상은 당시가 처음이 아니었다. 김준수는 데뷔작 <모차르트!>로 단박에 그해 뮤지컬어워드와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에서 신인상과 인기상을 모두 휩쓸었다. 이들 양대 시상식을 동시에 석권한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최고의 티켓파워를 보여준 작품과 배우에게 수여하는 ‘2010 골든티켓 어워즈’ 대상도 그의 몫이었다.
<천국의 눈물>로 첫 남우주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된 그는 세 번째 작품인 <엘리자벳>으로 평단의 인정을 받으며 배우로서 최고봉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2년 연속 최연소 남우주연상 후보였다. 김준수의 이러한 남우주연상 수상은 그의 뮤지컬 입성이 단순히 거대한 인기에 편승한 무모한 도전이 아닌, 출중한 실력을 바탕으로 거둔 수확이었음을 입증한 것이어서 더욱 뚜렷하게 부각됐다. 특히 뮤지컬어워드에 비해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한국뮤지컬대상에서의 수상이어서 가치는 더욱 도드라졌다.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 수상은 그가 더 이상 뮤지컬계에서 이방인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받는 자리였다. 이 ‘뮤지컬 천재’ 는 아이돌 가수 출신이라는 색안경과 꼬리표를 스스로 떼고, 더 큰 무대를 향한 채비를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김준수 개인의 값진 영예를 넘어, 김준수라는 걸출한 슈퍼스타를 안게 된 한국 뮤지컬의 축복이기도 했다.
<디셈버>의 알파와 오메가
네번째 출연 작품이었던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 역시 같은 맥락이었다. 김준수는 창작뮤지컬이라는 것에 의미를 두고 출연을 결정했다. 물론 ‘영원한 가객’ 고 김광석의 음악과 ‘지욱’이라는 푸르른 청년의 삶을 그린 스토리텔링에도 끌렸지만, 마치 퍼즐을 맞춰가듯 한 작품의 프로세스를 완성해가는 창작 작품의 매력에 끌렸다. 김준수는 이 작품을 통해 연기파 배우로 거듭났다. 당시까지 쉽게 무대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변신을 시도하며 판타지적 캐릭터뿐 아니라, 현실 속의 인물도 완벽하게 그려낼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임을 입증했다. 그는 개연성 약한 이야기 구조를 설득력 있고, 현실감 있게 끌고 가는 중심이자 축이었다. 그간의 작품이 압도적인 무대장악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 이 작품은 그가 어느새 드라마에도 잘 어울리는 배우로 성장해 있음을 확인하는 무대였다.
그의 몸과 노래를 타고 표현되는 ‘지욱’은 시와 음악 그리고 낭만을 즐기는 밝은 성격의 청년인 동시에 관객의 잊고 있던 감성까지 순수하게 자극하는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첫눈에 반한 사랑을 잊지 못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어느 결엔가는 ‘이 배우가 그동안 이런 코믹한 매력을 숨겨왔나…’ 싶을 만큼 능청스럽고 천진난만한 대학생의 모습을 귀엽게 표현했다.
그의 공연을 보다 문득 ‘저렇게 젊은 배우가 어디서 저런 깊이 있는 감성연기를 끌어낼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러고 보니 그는 몇 해 전 <천국의 눈물>에서 많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경험이 있었다. 특히 윤공주와 함께 하모니를 이뤘던 넘버 ‘들리나요’의 감성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을 만큼 명장면이었다. 그는 <디셈버>에 당시보다 더 깊어진 감수성을 장착했다. 그런 그에게 ‘한 계단 더 진화했다’는 표현은 진부했다.
<디셈버>는 고 김광석의 탄생 50주년을 기념해 만든 뮤지컬이라 개막 이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김광석의 자작곡, 가창곡, 미 발표곡을 동시에 들을 수 있는 보기 드문 무대였다. 하지만 이는 김광석의 그늘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는 작품이라는 것을 역설하기도 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과연 김준수가 김광석의 감성을 잘 표현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김준수는 곧 이를 기우로 바꿔버렸다. 그는 김광석이라는 콘텐츠에 의지해 ‘감성팔이’를 하지 않았다. 억지로 추억을 끼워 맞추려 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1990년대의 김광석을 환생시키고, 음악은 자신의 색깔로 재해석했다. 그의 목소리는 김광석의 그것과 대비되며 이 작품이 갖고 있는 감성코드를 더욱 깊고 풍부하게 꾸며주었다. <디셈버>는 ‘김준수로 시작해 김준수로 끝난 작품’이라는 평가는 그래서 가능했다.
잊지 못할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으로 열연을 펼친 김준수는 내친김에 이 작품을 모티브로 스페셜 음반을 발표했다. 당시 그의 노래를 들은 기자의 한 지인은 “가던 발길을 멈추게 하는 목소리”라고 감탄했다. 이렇듯 그의 목소리에는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을 법한 이루지 못한 사랑의 기억을 포근하고 따뜻하게 감싸 안는 호소력이 짙게 깔려 있었다.
극 중 ‘지욱’의 기타에 ‘이연’이 조각칼로 새겨놓은 말 ‘또 봐’는 배우 김준수가 관객들의 가슴에 새겨놓은 약속이 되었다. ‘지욱’이 제일 좋아하는 말이기도 했던 이 말을 빗대 팬들은 <디셈버>에 ‘또 봐 뮤지컬’이라는 애칭을 붙여 주었다.
다시 만날 수 없는 연인을 향해 애틋하게 작별을 고하는, 그러면서도 언제일지 모를 다음을 기약하는 약속 ‘또 봐’는 마치 김준수가 팬들에게 다음에 또 다른 무대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는 인사 같았다.
캐릭터 싱크로율 100%의 몰입력
배우가 작품을 선택하면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는 아마도 캐릭터를 구상하는 일일 것이다. 이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작업이고, 백지에서 출발해 완성체를 빚어내야 하는 고된 노동이다. 더구나 그 작품이 창작뮤지컬이라면 더욱 어렵고 힘들다. 때문에 캐릭터가 이미 완성되고 정형화된 라이선스 작품을 선호하는 배우들이 많다.
어떤 면에서 배우를 캐스팅하는 건 제작진의 몫이고, 그 역할을 설정하는 건 연출의 몫이지만 결국 그 캐릭터를 완성해내고 관객 앞에 서는 건 배우다. 마치 영화 <명량>의 최민식이 “카메라 앞에 서는 건 외롭다”고 한 것과 다르지 않을 것 이다. 더구나 장르가 관객과 동일 공간에서 호흡을 같이해야 하는 무대예술이라면 그 중압감은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다. ‘NG’가 결코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준수의 작품을 집중해서 본 관객이라면 아마도 그의 연기, 노래, 퍼포먼스를 보면서 짧은 순간이라도 자신이 마치 초자연적인 현상을 목격하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 적이 있을 것이다. 관객은 무대의 스토리에 동화되어 어느새 배우들과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고, 아파하고, 죽어가고, 사랑한다. 이것이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김준수의 캐릭터 소화력이다.
그는 무대 위에서 어느 특정의 배우가 연기하며 판타지의 세계로 안내하는 것이 아닌, 이미 관객이 현실 세계에 있는 듯 생생한 현장감을 선사한다. 김준수 공연이 항상 최고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이유 중 하나는 이렇듯 관객이 스토리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캐릭터를 그려낸다는 점에 있다. 김준수는 지금껏 매 출연 작품마다 끊임없이 발전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매번 소화하는 캐릭터가 전혀 달랐고 극명했다. 주어진 배역을 자신만의 색깔로 채우는 다재다능한 끼와 실력은 기존 팬은 물론, 마니아층까지 사로잡았다. 연기의 변화와 캐릭터 싱크로율은 경이로웠다.
사실 김준수가 뮤지컬에 데뷔할 즈음만 해도 그에게서 이처럼 뛰어난 해석력(작품이나 캐릭터 모두)을 기대했던 이는 드물었다. 단지 기록적인 대중적 인지도의 톱스타가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는 호기심이나 관객몰이 정도에 눈길을 두었을 뿐이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김준수는 이미 뮤지컬에 최적화된 자질을 갖추고 있었다. 작품을 관통하는 뛰어난 분석과 캐릭터를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로 만드는 능력이 탁월했다. 이런 실력은 어느새 그에게서 관록이 느껴질 정도로 시간의 흐름과 함께 진화를 거듭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입맞춤 <드라큘라>
타이틀롤을 맡은 뮤지컬 <드라큘라>에서의 모습이 그랬다. 그는 모두가 예상하듯 잔혹하고 괴기스러운 흡혈귀를 그려내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제껏 알던 사악한 ‘드라큘라’가 아닌, 안타까운 사랑을 잊지 못한 채 이를 실현하고 싶어 하는 애절한 심정을 표면에 드러냈다. 때문에 그가 그려내는 ‘드라큘라’는 역설적이게도 관객들이 공감하고, 지지하며, 사랑하는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힘은 감정이입을 극대화한 그의 캐릭터 몰입력에 있었다. 그는 ‘드라큘라’의 내면을 사실감 있고, 설득력 있게 연기했다. 그래서 그의 <드라큘라>는 오히려 달콤했다. 이제껏 보지도, 경험하지도 못했던, 세상에 없던 캐릭터였다.
김준수는 이 장대한 드라마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가 이끌어가는 스토리는 피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는 운명적 사랑을 더욱 애절하게 그려냈다. 일찍이 버금가는 배우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가공할 무대장악력은 이 작품을 보는 또 다른 묘미이자, 관전 포인트였다. 그는 시종 폭발적 성량을 앞세워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여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지휘하는 그는 ‘드라큘라’를 두려움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지닌 입체적 인물로 빚어냈다. 그의 연기는 관객들이 전율을 느끼게 할 만큼 치밀했다. 안개처럼 음산한 괴수의 기운은 객석까지 휘감았지만, 사랑하는 연인을 살려달라고 애원하며 절규하는 모습에서는 공감의 눈물이 흘렀다.
때론 광기어린 모습으로 섬뜩하고 은밀하게 다가섰지만, 심장이 부서질 것 같은 고통도 함께 전달됐다. 자신의 사랑으로 연인이 파괴될 것 같은 고통스러운 떨림이 켜켜이 묻어있었다. ‘반 헬싱’ 일당과의 격투신은 그림자마저 강렬할 만큼 스펙터클했다.
스스로 생의 종말을 향해 치닫는 장면에서는 끔찍한 갈등구조를 종결짓는 영혼의 자유가 느껴졌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드라큘라’의 죽음마저 감미로웠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작품이 막을 내릴 즈음에는 ‘드라큘라(정확하게는 샤라큘라)’ 때문에 정말 행복했다는 감상편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성과가 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개막 이전부터 캐릭터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연구한 결과였다. 그는 프레스콜 기자회견에서 “‘드라큘라’라는 배역 자체가 판타지적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주기 위해” 머리카락을 핏빛으로 물들였다며 “피를 효과적으로 형상화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품에 임하는 그의 자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이런 노력은 그를 뮤지컬 전문 매거진 <더 뮤지컬>이 실시한 ‘2014 최고의 남자 뮤지컬 배우’ 투표에서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압도적인 수치로 1위에 등극시켰다.
당시 주최 측은 “뮤지컬 <드라큘라>에서 ‘드라큘라’ 역을 맡았던 김준수는 <엘리자벳>의 ‘토드’ 에 이어, 인간이 아닌 판타지적인 존재를 표현하는 데 탁월함을 입증했다. 특유의 미성이 ‘드라큘라’라는 캐릭터를 한층 신비롭고 애절하게 느껴지게 했으며, ‘드라큘라’의 특징을 시각적으로도 잘 형상화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고 평했다.
“김준수 같은 배우만 있으면 돼!” 한국 뮤지컬 新 풍속도
지난해 8월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에서는 뮤지컬을 포함한 한국 공연산업의 과제와 발전방안에 대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한국 공연의 일본 진출에 따른 사례분석’과 ‘급성장하는 중국 뮤지컬 시장 심층 분석 및 교류 방안’ ‘브로드웨이 뮤지컬 산업의 현황’ 등을 심층적으로 모색한 심포지엄의 마지막 날 순서는 [종합토론]이었다.
위기와 기회의 기로에 선 한국 공연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보는 진중한 자리. 옆에 앉아 있던 한 동료기자가 피식 웃으며 한마디 내뱉었다.
“김준수 같은 배우만 있으면 돼…”
농담 섞인 말이었지만, 실제로 그랬다. 그것이 정답이었다. 김준수는 이제 한국 뮤지컬의 더 없이 훌륭한 표본이 되었다. 그 흔한 연기력 논란 한 번 없이 뮤지컬계에 안착한 그는 압도적인 성적표로 난공불락 같은 요새처럼 느껴졌던 뮤지컬 무대를 평정했다.
그러고 보니 김준수가 만든 뮤지컬계 신(新) 풍속도가 몇 가지 떠오른다. 근래 인기 아이돌 가수의 뮤지컬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이제는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뮤지컬 공연의 암표 거래는 김준수가 <모차르트!>로 데뷔하며 만들어낸 ‘유행’ 중 하나다. 물론 당시에도 아이돌 그룹 출신 가수의 뮤지컬 출연은 있었지만, 김준수만큼 거센 ‘슈퍼울트파워’는 보지 못했다.
심지어 그가 출연한다는 소식에 레드카펫 행사도 없는 한국뮤지컬대상 티켓이 일찌감치 매진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공연도 아닌, 시상식에서 조차 암표상을 쉽게 만날 수 있을 정도였다. 김준수의 티켓파워는 가히 업계에서 조차 ‘충격’이라는 표현이 심심찮게 들려올 만큼 놀라운 것이었다.
이런 파워는 곧 뮤지컬 대중화로 이어졌다. 그가 등장하기 전까지 뮤지컬은 대중문화예술이면서도, 대중화되지 못한 분야였던 게 사실이다. 일부 마니아층의 전유물에 가까웠다. 그의 뮤지컬 입성으로 관객들의 나이도 한층 어려졌고, 계층도 폭넓어졌다. 여기에 뮤지컬 관련 시상식의 인기스타상을 투표하는 조회 수가 훨씬 늘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다. 그가 한국 뮤지컬에 끼친 공로다. 커튼콜을 하나의 또 다른 문화로 만든 것도 김준수의 힘이다. 전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이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일제히 환호를 내지르는 커튼콜은 김준수 공연의 전매특허이자 색다른 즐거움이다. 아! 비공인 한국 뮤지컬 커튼콜 기립박수 기록도 그가 갖고 있다. 아마도 관객들은 김준수의 ‘훠이~ 훠이~’가 없다면 밤을 새워서라도 박수를 칠 것이다. 우리 뮤지컬에서 외국인 관람객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게 된 것도 김준수 등장 이후다. 솔직히 그 어느 장르보다 언어의 장벽이 큰 뮤지컬에 외국인 관람객이 공연을 보기 위해 줄을 선다는 것은 김준수의 아름다운 음악과 열연 이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아마도 그의 훌륭한 연기가 자막을 대신하는 듯하다.
실제로 김준수가 출연한 뮤지컬 <드라큘라>는 지난해 외국인 최다 구매 공연으로 기록돼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김준수의 티켓파워를 여실히 입증하기도 했다.
1월 26일은 한국 뮤지컬의 날짜변경선
이렇듯 김준수는 단 5편의 출연 작품으로 한국 뮤지컬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발군의 기량을 선보이며 뮤지컬계의 흥행 아이콘이 되었다. 압도적인 무대장악력으로 언론과 평단의 찬사를 받아왔다. 리액션마저 열정적이고 혼신을 다한 연기로 어느새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진정성 넘치는 연기로 자신만의 입지를 견고하게 다지는 저력을 확인시켰다.
뮤지컬 시장의 활성화와 관련 산업 전반에 그가 미친 긍정적 영향력은 상상 이상이다. 그래서 한국 뮤지컬은 김준수 등장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등식성립이 가능하다. 이 젊은 배우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작품에서, 더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과 만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면 지나친 조급함일까. 그 한 순간, 한 순간이 한국 뮤지컬 무대와 관객에게는 축복이 될 것을 확신한다.
2015년 1월 26일은 김준수가 뮤지컬에 데뷔한지 햇수로 5년째가 되는 날이다. 이날은 한국 뮤지컬의 신기원이 열린 기념비적인 날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그가 뮤지컬 무대에 데뷔했던 1월 26일을 한국 뮤지컬의 날짜변경선으로 선언한다.
1月26日 「韓国ミュージカルの日付変更線」キム・ジュンス
彼はどのようにして韓国ミュージカルの生命線になったのか
2014年12月の最初の日。ソウルの空の下は、
真っ白な綿布団が敷かれた。
きゅっきゅっと音が出るほどたっぷりでふかふかとしてはいなかったが、見る者の心を暖かく包み込むには十分だった。
出勤途中、ふと口元にある歌がかすめていった。
「路地裏の道に 一晩中積もった雪
モノクロ映画のような思い出が
この道に 甦ってくる
白い吐息が 空に散れば
君を送っていった この道を
今は 一人 歩くけれど…」
作ミュージカル『ディセンバー』のナンバー「12月」の一小節だ。歌を口ずさんだ瞬間、記者自身も驚いた。長い間すっかり忘れていたこの歌が、これまで胸のどこかに積み重ねられ、季節の変化に合わせて飛び出してきたのを感じたからだ。思いついたついでにMP3ファイルを再生した。おとぎ話のような歌詞とキム・ジュンスの甘い歌声が調和して、凍り付いていた心を暖かく包み込んだ。
そういえば、ミュージカル『ディセンバー』が幕を下ろした頃、このナンバーが毎年この時期になると思い出される歌になるような予感がしていた。それが嘘のように現実のものとなった。12月の最初の日に舞い降りた雪と共に、当時の思い出が次から次へと甦った。正直、ミュージカル『ディセンバー』は、ストーリーの弱さと完成度の低い構成で閉幕後もしばらくの間、評論家から批判された作品である。それでも、このように季節が変わるたびに、鮮やかに浮かび上がってくるのは、結局、俳優キム・ジュンスの力であるとしか説明する術がない。他のどんな説明でも反論するには根拠が弱い。確かに、振り返ってみると彼はミュージカル界に登場してから、それまでどんな俳優も見せることができなかった恐るべき力を見せてくれた。
「ミュージカルの天才」の誕生…『モーツァルト!』
2010年1月26日午後、世宗文化会館大劇場。公演の幕が上がるまで、まだ数時間も残っているがロビーは早くも観客の足で込み合った。そこには期待とときめき、興奮と不安がピンッと張りつめた緊張感と交差していた。
メディアと評論家たちは「果たしてこのアイドル歌手が初めてのミュージカル舞台でどんな姿を見せるのだろうか」と鵜の目鷹の目で注視した。キム・ジュンスのミュージカルデビュー初舞台の幕開けはそのように近づいていた。
幕が上がる前、座席に座っていたある観客は独り言で「心臓が破裂してしまいそうだ」とつぶやいた。初めての公演のピリッとした興奮と、彼が見せるであろう新たな変身に対する期待感を表している言葉だった。おそらくその場に座っていた大多数の観客が同じ気持ちだっただろう。
午後8時、ついに幕が上がり公演が始まった。真っ赤なコートを着た
「シアツァルト」が舞台に上がった。ミュージカル界のブルーチップが誕生した歴史的な瞬間であると共に、キム・ジュンス個人としても芸能活動の範囲をさらに拡げ、俳優として生まれ変わる息詰まる瞬間だった。
キム・ジュンスは自由を渇望する天才音楽家の生き様をダイナミックに感動的に描き出した。彼はこれが初出演であるにも関わらず終始緻密に計算された繊細な振り付けとハーモニーで観客を魅了した。裂けたダメージジーンズにレゲエ頭のモーツァルトに変身した彼は、数世紀前、音楽の神童が経験した葛藤と理想を自身の感覚で新たに創作し表現した。
『モーツァルト!』は高音で歌わなければならない曲が多く、ミュージカル俳優達も消化するのが容易ではない高難易度の作品だった。しかし、彼はこれを堂々と自分のものにした。演技力と歌唱力、全てにおいてミュージカルの初心者らしくない安定感のある技量を披露した。疑いのまなざしはすぐに賛辞に変わり、懸念の声は一瞬にして好評一色に変わった。
「神がこの世につかわした音楽の神童モーツァルト この世の終わりまでこれ以上良いことはないだろう」と歌う劇中ナンバー「モーツァルト!モーツァルト!」の歌詞はまるでキム・ジュンスを題材に作られた歌詞であるようだった。「神がつかわしたミュージカルの天才キム・ジュンス」はこのようにして誕生した。
たった一本でひっくり返った興行歴史
以降、彼の足跡が残される所ごとに韓国ミュージカルの歴史が変わった。彼の登場は韓国ミュージカル界にとって新鮮な衝撃という枠を超え、驚愕であった。キム・ジュンスは『モーツァルト!』ただ一本で、かつて見ることのなかった巨大な時の流れを作り上げた。その存在自体が、韓国ミュージカル界に深い響きを与え象徴となった。
そういった意味では韓国ミュージカルはキム・ジュンスの登場以前と以後で明確に区分される。彼は以前のミュージカル興行方式と流れを完全に変えた。その一方で彼はいつも謙虚な姿勢で舞台に対する感謝の気持ちを実力で表現した。
キム・ジュンスは3000席規模の世宗文化会館大劇場での15回公演を完売させた初の俳優となった。それもデビュー作で!また、2011年2月国立劇場で開かれた創作ミュージカル『天国の涙』と、同6月城南アートセンターの『モーツァルト』アンコール公演全席を続けざまに完売させる恐るべきチケットパワーを見せつけた。
2012年、漢南洞ブルースクエアで開かれた『エリザベート』初演では、自身が出演する14回分を30分で完売させる珍記録を成し遂げた。2013年『エリザベート』再演が開かれた芸術の殿堂オペラ劇場でも用意された3万席を全席完売させ、地位を確かなものにした。これにより、彼はミュージカルデビューわずか3年で国内三大劇場での公演を全席完売させるという恐るべき記録をたて価値を立証した。
ここへ「ミュージカル前売り歴史上、最短時間で全席完売『天国の涙』3公演(4500席)2分30秒」「出演回(地方公演を含む)52公演全席完売」「歴代最大規模のミュージカルコンサート4万席を20分で完売」「2011年上半期外国人観客動員ミュージカルTop5のうち1位、3位を席巻」など、とてつもない記録が彼の力を如実に示している証拠だ。
彼の出演の便りが聞こえて来るたび、チケット前売りサイトのサーバーがダウンしたり、観客の熱望に応じて視野障害席まで追加オープンしなければならない状況はすでに珍しい事ではなくなった。公演市場では連日、長期不況を心配する声が出てきているが、彼が出演する日、劇場周辺にはダフ屋の客引き行為が沸き立つ。
キム・ジュンスはこのようにミュージカル界に彗星のように登場し興行突風を起こして公演界を興奮させた。当初、彼がミュージカル出演を決めたというニュースが伝えられた時、このような嵐をある程度は予想していたが、波の高さはそれをはるかに超えていた。彼のミュージカル進出は「新鮮な風」あるいは
「灼熱の大地に恵みの雨」という言葉で表現するには難しい何かを抱えていた。さらに驚くべき点はこのようなシンドロームが今もまだ現在進行形だということだ。
真正性が引き立った創作ミュージカル『天国の涙』
しかし彼のミュージカルデビューが始めから順調だったわけではない。キム・ジュンスがミュージカル舞台に上がるという便りが伝えられると、それを歓迎する眼差しよりも否定的な見解が多かった。何よりもアイドルスターというタイトルを背負う彼がどれくらい役をこなせるのか疑いの視線を送る者たちは少なくなかった。
それもそのはず、少し前から歌手出身の芸能人がミュージカルに挑戦し相次ぐ興行失敗で苦い思いをした上に、実力がともなわない一部のスター達への無分別なキャスティングに、世論批判が激しく起きていた時であった。歌手出身俳優に対しての先入観が彼の邪魔をすることは間違いなかった。
今まで正式に演技を一度も経験したことのなかった彼が、舞台の上の俳優たちとの呼吸はもちろん、観客とのコミュニケーションも決して無視できないミュージカルというジャンルを、きちんとこなせるのか心配する声も多かった。万に一つ、セリフをかんでしまったり、相手俳優との動線が崩れてしまった時に新人の彼がこれを果たしてどうやって対処するのかも悩みの種であった。さらに、公演会場は小劇場でもなく、国内最大規模の大劇場であった。どれ一つとっても容易でないことは明らかだった。
しかしキム・ジュンスは「実力」と「真正性」を前面に打ち出し、これを正面突破した。興行性と作品性が確かでない創作ミュージカルを自身の2本目のミュージカル出演作品に選択したのを見るだけで彼の心遣いがどれほどなのか察することができた。
『天国の涙』は1967年のベトナム戦争とその20年後を背景に、作家を夢見る純粋な韓国軍の「ジュン」と彼が愛するクラブ歌手「リン」、そして権力を利用しリンを自分だけのものにしようとする米軍大佐「グレイソン」の愛の物語を描いた作品だった。
製作会社ソルエンカンパニーが世界市場を狙って発表した野心作だった。特に『ジキルとハイド』の作曲家フランク・ワイルドホーンが贈り出す韓国初演作品のため、より一層期待を集めた。
デビュー作から演技力とチケットパワーで同時に認められたキム・ジュンスは、この作品でも揺るぎない実力を発散しきった。『天国の涙』では一層成熟した内面演技で観客の感性を刺激した。戦争という跳び越えることのできない限界と現実の壁に「ジュン」が切に抱えている憐憫と諦め、葛藤と期待を舞台に溶け込ませた。
完成度の高い演技をするために1日12時間以上の練習にまい進した彼は、娘を探しに出たロマンスグレーの中年作家から、色あせた軍服姿まで様々な役を無理なくこなした。ちょっと無邪気でとぼけた姿から、恋人を残し戦場に向かうもどかしさと別れの叫びは客席まで切なくさせ、既存のイメージを打ち消し、その上に
「ジュン」を重ねることに成功した。
『天国の涙』は、説得力の弱いストーリー構成と状況設定で「創作作品の限界」「ミス・サイゴンの二番煎じ」という皮肉に苦しまなければならなかった。しかし、劇の完成度と現実感が落ちる構成にも関わらずこの作品はその年上半期、外国人観客動員数3位に上がった。これは彼の存在を抜きにしては説明も解釈もすることができない一種の「キム・ジュンス現象」そのものだった。
『エリザベート』そして…主演男優賞
次の作品で出演した『エリザベート』は、彼のミュージカル人生の一大転機となる作品として記憶されるだろう。ヨーロッパで最も盛大だったオーストリアハプスブルグの最後の皇后「エリザベート」の人生を描いたこの作品は、皇后の傍を影のようについてまわる幻想的なキャラクター「トート(死)」と彼に憧れた皇后の愛の物語を壮大なバックグラウンドミュージックと共に繰り広げた。
キム・ジュンスはこの作品で超越的存在である「トート」役を演じ、さらに成長し進化した。演出家シルヴェスター・リーヴァイさえも「キム・ジュンスがシーンごとに劇をリードしていく姿に驚いた」と舌を巻くほどであった。リーヴァイはキム・ジュンスについて「ある時は恐ろしく、ある時は暗く、また猛獣のように“エリザベート”の周辺をついてまわり、多様なカリスマで公演を引っ張っていった。キム・ジュンスの公演はとても完璧で満足だ」と絶賛した。
キム・ジュンスは魅力的なシースルールックで登場し目つきと動作だけで舞台を圧倒した。彼のシルエット、短い吐息が漏れただけで客席のあちこちから「あぁっ!」という感嘆の声が聞こえてきた。彼は安定した演技力、爆発的な高音、華やかなパフォーマンスを備えた完璧な「トート」だった。そこへセクシーさと深さを加え、死の誘惑を更に甘く、強烈に描写した。もしも「トート」という人物が実存するならば、実際にそうだったであろうと思えるほどキャラクター設定が卓越していた。
「エリザベート」は以前の作品と比べてセリフが少ない代わりに、音楽の分量が多かった。特に現代的な曲が多く、こなすのが難しい部分があちらこちらに隠れていた。しかし、彼は特有の歌唱力と魅力的な歌声でこれを自身の身体に完璧に溶け込ませた。「トート」という人物の暗く夢幻的なキャラクターはそうやって現実感のある仮面を被った。
その中でも「最後のダンス」「闇が広がる」などのナンバーは、彼の技術を最大限に生かした素晴らしい舞台だった。他の俳優に比べてパフォーマンスが一段と強調されたこのシーンは、キム・ジュンスの長所を最大限に生かした見せ場であり、彼の魅力をより一層明確に刻印させたハイライトであった。彼のナンバーが終わるたびに沸きあがってくる観客の拍手喝采はある意味当然だった。「トート」の登場シーンだけを切り離して見れば、まるで大型ミュージカルコンサートの一遍を見ているいるような豪華さだった。
これらの優れた実力は、彼をデビューわずか3年で「韓国ミュージカル大賞」のトップの座に押し上げた。彼は2012年10月29日ソウルオリンピック公園オリンピックホールで開かれた第18回韓国ミュージカル大賞授賞式にて『エリザベート』で主演男優賞を獲得した。これと共に人気スター賞を3年連続受賞し喜びを倍増させた。
そうしてみると、彼の受賞はそれが初めてではなかった。キム・ジュンスのデビュー作である『モーツァルト!』で、その年のミュージカルアワードと韓国ミュージカル大賞で新人賞と人気賞の両方を受賞した。これらの二大授賞式で同時に席巻する快挙は彼が初めてだった。最高のチケットパワーを見せてくれた作品と俳優に送られる「2010ゴールデンチケットアワード」大賞も彼のものだった。
『天国の涙』で初めて主演男優賞候補にノミネートされた彼は3本目の作品である『エリザベート』で評壇に認められ、俳優として最高峰に上がる栄誉を手にした。彼は2年連続、主演男優賞候補だった。
キム・ジュンスのこの主演男優賞受賞は、彼のミュージカル進出が単に巨大な人気に便乗した無謀な挑戦ではなく、優れた実力を土台に収めた収穫だったことを立証したため、一層明確に浮き彫りにされた。特に「ミュージカルアワード」に比べ、やや保守的と評価を受ける「韓国ミュージカル大賞」での受賞であったため価値はより一層際立っていた。
韓国ミュージカル大賞主演男優賞受賞は、彼がもはやミュージカル界で異邦人ではないということを認められる場となった。この「ミュージカルの天才」はアイドル歌手出身という色眼鏡と札を自ら外し、更に大きな舞台に向けて支度をすることとなった。しかし、一方で考えると、キム・ジュンス個人の貴い栄誉を超え、キム・ジュンスという素晴らしいスーパースターを抱えることになった韓国ミュージカルの祝福でもあった。
『ディセンバー』のアルファとオメガ
4作目の出演作品だった『ディセンバー:終わらない歌』も、やはり同じ脈絡だった。キム・ジュンスは創作ミュージカルということに意味を見出し出演を決定した。もちろん“永遠の歌い手”キム・グァンソクの音楽、「ジウク」という生き生きとした青年の人生を描いたストーリーにも惹かれたが、まるでパズルを解いていくようにひとつの作品を完成させていく創作作品の魅力に惹きつけられた。
キム・ジュンスはこの作品を通して演技派俳優として生まれ変わった。それまでの舞台ではなかなか見られなかった変身を試みて、幻想的なキャラクターだけでなく現実の世界の人物も完璧に描き出すことができる能力の所有者であることを立証した。
彼は弱いストーリー構成を、説得力があり現実味のあるものへと引っ張っていく中心であり軸であった。これまでの作品が圧倒的な舞台掌握能力を確認する時間であったとしたら、この作品は彼がいつのまにかドラマにもよく似合う俳優に成長していることを確認する舞台だった。
彼の体と歌に乗って表現される「ジウク」は詩と音楽、そしてロマンを楽しむ明るい性格の青年であると共に、観客が忘れていた感性まで純粋に刺激する魅力的な人物だった。一目ぼれをした人を忘れることができず苦しむ姿を見せながら、いつのまにか「この俳優はこれまでこのようなコミカルな魅力を隠してきたのか…」と思ってしまうほど、とぼけていてあどけない大学生の姿を可愛らしく表現した。
彼の公演を見ながら、ふと「あのように若い俳優がいったいどうやってあのように深みのある感情演技を引き出すのか」と考えたことがあった。そういえば、彼は数年前にも『天国の涙』でたくさんの観客たちの涙腺を刺激した経験があった。特にユン・ゴンジュと共にハーモニーを作り上げたナンバー「聞こえますか」の感動は今でもたくさんの者の脳裏に深い印象を残すほどの名場面だった。彼は
『ディセンバー』に当時よりも更に豊かになった感受性を注ぎ込んだ。そのような彼に「一段階さらに進化した」という表現はあまりに陳腐だった。
『ディセンバー』は故キム・グァンソク生誕50周年を記念して作られたミュージカルであったため、幕が上がる前から大きな注目を集めた。キム・グァンソクの自作曲、歌唱曲、未発表曲などを聞くことができるめったにない舞台であった。しかしこれは、それだけキム・グァンソクの影が大きくならざるを得ない作品であるということも意味していた。そのため、一部では「果たしてキム・ジュンスがキム・グァンソクの感性を上手く表現できるのだろうか」という懸念の声もあった。
しかしキム・ジュンスは、すぐにそれを杞憂に変えてしまった。彼はキム・グァンソクというコンテンツに頼った「感性の押し売り」をしなかったし、無理やり思い出を入れ込んで合わせようともしなかった。彼はむしろ1990年代のキム・グァンソクを転生させ、音楽は自身の色に再解釈した。彼の歌声はキム・グァンソクのそれと対比し、この作品の持っている感性コードをさらに深く豊かに飾ってくれた。『ディセンバー』の「キム・ジュンスで始まりキム・ジュンスで終わった作品」という評価は、だからこそ可能だった。
忘れられないラブストーリーの主人公として熱演を繰り広げたキム・ジュンスは、更にこの作品をモチーフにスペシャルアルバムを発表した。当時彼の歌を聞いたある知人は「行こうとした足を止めさせる声だ」と感嘆した。このように、彼の歌声には、誰にでも一度はあるであろう果たせなかった愛の記憶をふわりと暖かく包み込む魅力が濃く敷かれていた。
劇中「ジウク」のギターに「イヨン」が彫刻刀で刻んでおいた「ト バ(また会おう)」は俳優キム・ジュンスが観客たちの胸に刻み込んだ約束となった。「ジウク」が一番好んだ言葉でもあるこの言葉になぞらえてファン達は『ディセンバー』に「ト バ、ミュージカル(また会おうミュージカル)」という愛称をつけてくれた。
再び会うことのない恋人に向けて切なく別れを告げる、その一方で、いつになるか分からない次を誓約する約束「ト バ(また会おう)」はまるでキム・ジュンスがファン達に、次にまた別の舞台で会うことを約束する挨拶のようだった。
キャラクターシンクロ率100%の没入力
俳優が作品を選びながら最も悩む部分の一つが、おそらく役作りをすることだろう。これは無から有を作り出す作業で、白紙から出発して完成体を作り上げなければならない、つらい労働だ。その上、その作品が創作ミュージカルとなれば、更に難しく困難だ。よって、キャラクターが既に完成され確立されているライセンス作品を好む俳優たちが多い。
ある部分までは、俳優をキャスティングするのは制作陣の役割で、そのキャラクター設定をするのは演出の役割だが、結局そのキャラクターを完成させて観客の前に立つのは俳優だ。ちょうど、映画
『 鳴梁』のチェ・ミンシクが「カメラの前では孤独だ」と話したことのように。しかもジャンルが観客と同じ空間で呼吸を合わせなければならない舞台芸術であればなおさら、その重圧感は大きくならざるをえない。「NG」が決して許されないからである。
しかしキム・ジュンスの作品を集中して見た観客であればおそらく、彼の演技、歌、パフォーマンスを見ながら一瞬であったとしても、自分がまるで超常現象を目撃しているような錯覚に陥った事があるだろう。観客は舞台のストーリに同化していつの間にか俳優たちと一緒になって喜び、悲しみ、苦しみ、死に、愛していた。これは、他の誰も真似することのできないキム・ジュンスのキャラクター消化能力だ。
彼は舞台の上で、ある特定の俳優が演技をして幻想の世界に案内するのではなく、すでに観客がその世界にいるような鮮やかな臨場感を届ける。キム・ジュンスの公演は常に最高だという修飾語がついてまわる理由の一つが、このように観客がストーリーへ完全に入り込めるように幅広い範囲でキャラクターを描き出すという点にある。
キム・ジュンスは今まで、出演作品毎に絶えず発展して成長する姿を見せてくれた。毎回演じるキャラクターが全く違い克明だった。与えられた配役を自分だけの色に染める多彩多能な才能と実力は、既存のファンはもちろんのこと、マニア層まで惹きつけた。演技の変化とキャラクターのシンクロ率は驚異的だった。
実際、キム・ジュンスがミュージカルデビューする頃、彼にこのような優れた解釈力(作品やキャラクター全てにおいて)を期待していた者はまれだった。単に、記録的な大衆認知度のあるトップスターがミュージカルの舞台に上がるということへの好奇心や観客動員を期待する程度だった。
しかし、彼は違った。キム・ジュンスはすでにミュージカルに最適な資質を備えていた。作品を見通す優れた分析力とキャラクターを自分だけのスタイルに作り上げる能力に卓越していた。このような実力はいつの間にか彼から貫禄を感じるほど、時の流れと共に進化を繰り返した。
世界で最も美しいキス『ドラキュラ』
タイトルロールを引き受けたミュージカル『ドラキュラ』での姿がそうだった。彼は皆が想像する残酷で奇怪な吸血鬼を描き出すほど愚かではなかった。むしろ今まで知っていた邪悪な「ドラキュラ」ではなく、切ない愛を忘れられぬままこれを実現したいと願う切ない真情を表現した。そのため彼が描き出す「ドラキュラ」は逆説的にも観客が共感し、支持し、愛する対象となった。
このような力は感情移入を最大化した彼のキャラクター没入力にあった。彼は「ドラキュラ」の内面を現実的で説得力のある演技で見せた。よって彼の「ドラキュラ」はむしろ甘美なものだった。見たことも、経験したこともない今までに無いキャラクターだった。
キム・ジュンスはこの壮大なドラマの中心に立っていた。彼が導いていくストーリーは、避けることも、拒否することもできない運命的な愛をさらに切なく描き出した。匹敵する俳優を見つけるのが難しいほどの恐るべき舞台掌握能力は、この作品を見るまた違った楽しみであり、観戦ポイントだった。彼は終始爆発的な声量を前面に出して、カリスマ溢れる演技を披露し拍手喝采を引き出した。
舞台を縦横無尽に指揮する彼は「ドラキュラ」を恐れと美しさを同時に持った立体的な人物に作り上げた。彼の演技は観客たちが戦慄を感じるほど緻密だった。霧のように陰鬱な怪物オーラは客席まで巻き込んだが、愛する恋人を生かして欲しいと哀願して絶叫する姿には共感の涙が流れた。
時には狂気じみた姿で薄気味悪く密かに近寄ったが、心臓がつぶれるような苦しみも一緒に伝達した。自分の愛で恋人が破滅してしまうような痛みを伴う震えが重ね重ねに埋め込まれていた。「ヴァン・ヘルシング」一味との格闘シーンは影までも強烈で壮観だった。
自ら生の終末に向かって突き進むシーンでは、恐ろしい葛藤を終結させた魂の自由が感じられた。そのため一部では「ドラキュラ」の死までもが甘美であるという話が聞こえてきた。作品が幕を下ろす頃には『ドラキュラ(正確にはシャラキュラ)』のおかげで本当に幸せだったという感想が列をなした。しかしこれら全ての成果が自ずと成り立ったわけではなかった。開幕前からキャラクターを緻密に分析して研究した結果であった。彼はプレスコール記者会見で「“ドラキュラ”という配役自体が幻想的だという点から差別化を図るため」髪の毛を血の色に染めたとし「血を効果的に形象化したかった」と話した。作品に臨む彼の姿勢を端的に見せる例だ。
このような努力で彼はミュージカル専門雑誌「ザ・ミュージカル」が実施した「2014最高の男性ミュージカル俳優」投票で回答者の半数を超える圧倒的な数値で1位をとった。
当時、主催側は「ミュージカル『ドラキュラ』の“ドラキュラ”役を演じたキム・ジュンスは『エリザベート』の“トート”に続き、人間ではない幻想的な存在を表現する力が卓越している事を立証した。特有の美声が“ドラキュラ”というキャラクターを一段と神秘的で切ないものにし、“ドラキュラ”の特徴を視覚的にも上手に形象化して強烈な印象を残した」と評した。
「キム・ジュンスのような俳優さえいれば良い!」
…韓国ミュージカル新トレンド
昨年8月6日から8日までソウル忠武アートホールにてミュージカルを含む韓国公演産業の課題と発展法案のシンポジウムが開かれた。
「韓国公演の日本進出に伴う事例分析」と「急成長する中国ミュージカル市場の詳細な分析と交流法案」「ブロードウェイミュージカル産業の現況」などを詳細に模索したシンポジウムの最終日の内容は<総合討論>だった。
危機とチャンスの岐路に立った韓国の公演産業の現在と未来を探る慎重な席。横に座っていたある同僚記者がフフッと笑いながら一言つぶやいた。
「キム・ジュンスのような俳優さえいれば大丈夫だ…」
冗談が混じった話だったが、実際にそうだった。それが正解だった。キム・ジュンスはすでに韓国ミュージカルにとって、またとない立派な標本になった。歌手出身俳優の誰もが一度は経験する演技力議論が一度もなくミュージカル界にやってきた彼は圧倒的な成績表で、難攻不落の要塞のように感じられたミュージカル舞台を制した。
そうしてみると、キム・ジュンスが作ったミュージカル界新トレンドがいくつか思い浮かんでくる。
近年、人気アイドル歌手のミュージカル進出が活発になり、今では普通に見かけるミュージカル公演のダフ取引はキム・ジュンスが
『モーツァルト!』でデビューし、作り出した「流行」の一つだ。もちろん、その当時からアイドルグループ出身歌手のミュージカル出演はあったが、キム・ジュンスほどの激しい「スーパーウルトラパワー」は見られなかった。
その上、彼が出演するというニュースにレッドカーペットも無い韓国ミュージカル大賞のチケットが早々に売り切れる事例も発生した。公演でもない授賞式ですらダフ屋の姿を簡単に見つることができる程だった。キム・ジュンスのチケットパワーは業界ですら「衝撃」という表現がしばしば聞こえてくるほど驚くべきものであった。
このようなパワーはすぐにミュージカルの大衆化につながった。彼が登場するまで、ミュージカルは大衆文化芸術でありながら大衆化されなかった分野である。一部マニア層の専有物に近かった。彼のミュージカル進出で観客たちの年齢層も若くなり、層も幅広くなった。ここへミュージカル関連授賞式の人気スター賞に投票する票数がはるかに増えたということは、すでによく知られている事実だ。これは彼が韓国ミュージカルに及ぼした功労だ。
カーテンコールをまた一つの文化に作り上げたのもキム・ジュンスの力だ。客席をいっぱいに埋め尽くした観客が、コンサート会場を彷彿とさせる叫び声で一斉に歓声を上げるカーテンコールはキム・ジュンスの公演の専売特許であり、一風変わった楽しみでもある。あぁっ!非公認だが韓国ミュージカルカーテンコール起立拍手の記録も彼が持っている。おそらく観客たちはキム・ジュンスの「フォイフォイ(行って行って)」が無ければ夜を明かしてでも拍手をし続けるだろう。
韓国でのミュージカルで外国人観客の姿をよく見るようになったのもキム・ジュンスの登場後からだ。正直どのジャンルよりも言葉の壁が大きいミュージカルで外国人観客が公演を見るために列を作るということは、キム・ジュンスの美しい音楽と熱演以外には説明する方法がない。おそらく彼の素晴らしい演技が字幕の代わりになっているのだろう。
実際にキム・ジュンスが出演したミュージカル『ドラキュラ』は昨年、外国人最多購入公演として記録され、グローバルファン層を保有しているキム・ジュンスのチケットパワーを如実に証明した。
1月26日 韓国ミュージカル日付変更線
このようにキム・ジュンスは、わずか5本の出演作品で韓国ミュージカル界に明確な足跡を残した。抜群の技量を駆使しミュージカル界の興行アイコンとなった。圧倒的な舞台掌握能力でマスコミと評論家の賛辞を受けてきた。リアクションさえ情熱的に渾身を込めた演技で、いつの間にか韓国ミュージカルを代表する俳優として位置づけた。真正性溢れる演技で自身の位置を固め底力を見せつけた。
ミュージカル市場の活性化と関連産業全般に彼が及ぼした肯定的な影響力は想像以上だ。それによって韓国ミュージカルはキム・ジュンス登場以前と以後に分かれるという等式の成立が可能である。
この若い俳優が今後どのようにより多くの作品で、より多様な姿で観客と出会うのか、今から期待するのは行き過ぎだろうか。その瞬間、瞬間が韓国ミュージカル舞台と観客にとって祝福になることは確信できる。
2015年1月26日、キム・ジュンスがミュージカルデビューをして年数で5年目になる日だ。この日は韓国ミュージカルの新紀元が開かれた記念日になった。そのような意味で私たちは彼がミュージカル舞台にデビューした1月26日を韓国ミュージカルの日付変更線と宣言する。
1월 26일 한국뮤지컬의 날짜변경선 김준수 「韓国ミュージカルの日付変更線」 中
-글: 김현청(오지여행가, 국제구호개발활동가, 블루에이지 회장, 모아이시스템 대표)
김현청 brian@hyuncheong.kim
– 블루에이지 회장
– 콘텐츠 기획자,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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