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디짧은 이놈의 ‘이월’이 다 가기도 전에 주변지인들에게 많은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나이 한 살 더먹은 층격에… 사랑을 잃은 상실감에… 뭔지모를 외로움에… 받아들일수 없는 현실에… 울고불고 닫고숨고 애원하고 포기하고…
더이상 마음의 상처와 고민들을 ‘이월’시키지 마세요. 나쁘고 슬픈 생각은 털어버리기 바랍니다. 삼삼한 삼월이… 꽃피는 봄이 그대 앞에 있습니다. 기도교인이라면 기쁘게 이끄실 하나님을… 불자라면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사실을… 무신론자라면 긍정의 힘을 믿어보세요.
탓하지 마라 누구나 길을 가다보면 잠시 쉴 때도 있고 오랫동안 쉴 때도 있고 길 위에서 잠들 때도 있다. 갈래 길에서 길을 잘못 들어 막다른 길에 닿아서야 되돌아 올 때도 있고 깊은 산에서 길을 잃고 헤맬 때도 있다
소낙비를 만나 갑자기 흠뻑 젖을 때도 있고 돌멩이에 걸려 넘어져 다칠 때도 있고 수렁에 빠져 온몸으로 허우적거릴 때도 있고 불어난 개울물을 건너다가 한참을 떠내려 갈 때도 있다.
친구를 만나 동행할 때도 있고 강도를 만나 빈 몸으로 가야할 때도 있고 그 죽일 놈의 사랑 때문에 울면서 길을 갈 때도 있다.
때로는 집에 두고 온 것이 못내 아쉬워 한참을 가던 길을 되짚어 옛집으로 되돌아가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웃지 마라 우리 모두는 길 위에 서있는 사람, 길을 나선 모든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집으로 돌아가야만 할 사람.
집에서 멀어진 사람은 그 만큼 되돌아와야 할 길도 멀다는 것을 모든 길은 집으로 향한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줄 사람이 바로 그들이기에…
되돌아가는 이 보고 앞선다 자랑하지 말고, 잠든 이 보더라도 게으르다 비웃지 마라. 우리 모두 한 때는 삶에 지쳐 저들처럼 길에서 잠들어 있었기에, 그들도 언젠가는 깨어 우리와 함께 집으로 돌아와 편히 쉴 것이기에…
미운 이 때문에 늦어진다 탓하지 말고 사랑하는 이 때문에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원망하지 마라. 그들이야말로 한 때 나를 위해 그토록 먼 길을 한마디 불평 없이 되돌아 가준 바로 그 사람이었기에…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가만이 안아 준 이였기에…
외로워 마라. 누구나 홀로 가는 길… 길 위에서 내가 만난 사람 그들이 바로 길이었기에 그들이 모두 나였기에…
길은 언젠가 길 그 자체가 되고 말 것이기에…
나로 인해 비롯되어 나에게서 끝날 것이기에…
삶도 나의 꿈이요 깨어남도 또다른 나의 꿈이기에…
-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