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정치 나쁜정치 그리고 십자가

최근 교회 전반에 번지고 있는 사태에 대해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늘 비판의 대상이 되는 구조나 정책의 문제도 이에 비하면 그리 심각한 것이 아니다. 최근 교회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그것을 바라보는 신자들의 시각이다.

이렇게 왜곡된 시각과 편향된 생각들이 교회의 전체를 대변하는 것인양 이슈화 되는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지도자들이 갈등의 문제는 열대우림과도 같다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갈등의 문제들이 스스로 조성되도록 내버려 두었을 때 결국에는 아무도 그것을 통제할 수 없는 열대우림이 되고 만다. 행정자들은 어떠한 문제나 민원이 제기될 때 신속히 문제의 해결을 위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좋은정치는 국민들에게 좋은마음을 갖게 하고 나쁜정치는 국민들의 마음을 이기적으로 만든다. 오랫동안 문제를 방치하는 나쁜정치는 국민들을 편향되고 이기적으로 만들어 버린다.

또 하나는 단체 이기주의다. 팽팽한 현악기가 제 음을 낼 수 있는 것처럼 사람이든 조직이든 적절한 긴장감이 작용될 때 발전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에도 적절한 조율이 있어야 한다.  줄이 끊어져 연주를 못할 정도로 사태를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 이렇게 긴장감이 도를 넘게될 때 이해당사자들은 너무 흥분해 극단적인 방법과 단어들을 선택하고 이를 바라보는 군중은 내용의 진위도 모른 채 공정성을 잃어버린다.

인터넷의 발달로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또 하나의 현상도 문제다. 온갖 현안들에 대해 배고픈 맹수처럼 달려드는 누리꾼들. 그들은 너무 많은 것을 사랑하고 너무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의협심에 가득 차 있다.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일도 얼마나 벅찬 일인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죽을 만큼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 무엇에도 돌을 던지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태도이다. 우리는 교회의 분열이 너무 오래돼 치유가 힘들다고 말한다. 서로의 상처가 너무 깊어 치유하기 힘들다고도 말한다.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성난 군중처럼 “저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친다. 때로는 빌라도처럼 손을 가로저으며 ‘책임없음’이라는 대야에 손을 씻는다. 정죄하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치는 군중은 있는데 십자가를 질 시몬은 없다. 예수님을 못 박는 군인은 있는데 무덤을 내어주는 요셉은 없다. 피 값을 너희가 받으라며 손을 씻는 빌라도는 있는데 내가 져야할 십자가라며 울부짖는 마리아는 없다. 십자가를 바라보자. 이 교회가 안고 있는 갈등의 문제는 유능한 위원회가 해결할 일도 아니다. 교회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김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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