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을 주는 삶

한사람이 식당에 들어가 메뉴에 없는 음식을 주문했다. 종업원은 “메뉴에 없는 음식은 안된다”고 거절했고 손님은 현재 식당에서 팔고 있는 음식에 “칠리 고추향료와 양파만 조금 넣으면 된다”며 그렇게 요리해주길 요청했다. 하지만 종업원은 계속해서 “그런 메뉴는 없으니 메뉴판에 있는 음식을 골라달라”고 요청했다.

손님은 다시 “주방에 칠리 고추향료와 양파는 있지요?”라고 물었고 종업원은 “예”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문제없어요. 현재 있는 요리에 고추향료와 양파를 조금 넣어 주세요. 그게 제가 원하는 메뉴입니다.”

하지만 종업원의 대답은 여전했다. “메뉴품목에 손님이 원하시는 음식은 없습니다.”

이런 대화가 계속된 이유는 메뉴판에 없는 품목이므로 가격을 종업원이 단독 재량으로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회사나 직원이 너무 경직돼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당해 업소에서 약간의 융통성을 발휘하면 얼마든지 고객의 욕구가 충족될 수 있는 간단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업의 서비스 모토는 ‘고객만족’이었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은 ‘고객감동’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만족’도 모자라 ‘감동’을 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고객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고 소비자를 끌어 들이기 위해서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광고를 통해 제품의 이미지와 함께 인간적인 친밀감과 감동을 느끼게 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심심치 않게 민원업무를 보는 여러 기관에서 불친절하고 때로는 냉소적으로 사람을 대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도우려는 마음보다는 의도적으로 어렵게 하고 난처한 상황을 만드는 것에 익숙한 것처럼 보인다.
생애의 행복의 절정을 이루는 것은 작은 친절, 다수의 작은 일들, 생활의 단순한 예절들이며, 생애의 불행의 절정을 조장하는 것들은 친절하고 용기를 주는 사랑의 말을 소홀히 하는 것과 생활의 작은 예절의 결핍이다.

-김현청, 낮은울타리에 함께 기재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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