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다고 다 보여주지 말고,
안다고 다 말하지 말고,
가졌다고 다 빌려주지 말고,
들었다고 다 믿지 마라,– 윌리엄 셰익스피어, 『리어 왕』
위 어록은 인간관계에서 수많은 경험을 거쳐 깨달은 진리다.
모든 걸 드러내는 순간, 오히려 내 가치는 소모된다.
적당히 숨기고, 아낄 줄 아는 사람이 사람도, 신뢰도 오래 간다.
세상은 다 가진 사람보다, 여백 있는 사람을 더 오래 기억한다.
말도 마음도, 다 덜어낼수록 가볍고 단단해진다.
말 한마디가 화가 되고,
지나친 친절이 짐이 되며,
모든 걸 다 드러낸 순간, 사람은 외롭다.
세상은 있는 그대로의 나보다 조금은 감춘 나, 여백 있는 나에게 더 오래 자리를 내어준다.
그래서 오늘도 척(惕)의 지혜가 필요하다.
모르는 척, 돈 없는 척, 못 본 척, 없는 척, 못 들은 척, 바쁜 척, 나서지 않는 척.
이른바 칠척(七惕),
지천명(知天命)이 되서야 깨달은 세상을 가볍게, 그러나 단단하게 살아내는 기술이다.
1. 모르는 척
다 안다는 듯 나서다 낭패 보기 쉽다.
모른 척하면 상대가 다 말해준다.
말 아끼는 자가 정보도 사람도 얻는다.
모른다고 바보 되는 거 아니다. 오히려 모른 척 하면 상대방이 다 말해준다.
다 아는 척, 가르치려 들면 귀찮은 인간 소리 듣기 십상.
세상엔 모르는데 아는 척하는 사람보다
알지만 모르는 척하는 사람이 더 무섭다.
진짜 고수는 모른 척하며 정보도 얻고, 인간관계도 유연하게 챙긴다.
2. 돈 없는 척
돈 있다고 말하면 빌려달란 인간 줄 서고,
좀 벌었다 하면 투자하란 사람 줄 서고,
눈치 빠른 사람은 손 벌릴 타이밍만 노린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말한다.
“요즘 힘들어, 나도 대출금 갚느라 허덕여.”
이 한마디면 주변이 조용해진다.
재물은 조용히 지켜야 오래 가고,
돈 자랑은 세금과 문제를 불러온다.
시끄러운 부자는 모두의 표적이 된다.
3. 못 본 척
세상엔 봐도 안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해야 편한 일들이 많다.
불필요한 일에 끼어들지 않고,
실수한 친구의 체면을 지켜주고,
상대방의 허물을 굳이 꺼내지 않는 배려.
이게 바로 못 본 척의 미덕이다.
괜히 본 대로 말하고, 들은 대로 옮기다 싸움의 씨앗이 되기 딱 좋다.
못 본 척해주면 상대는 고마워하고,
당신은 오래도록 사람을 곁에 둘 수 있다.
4. 없는 척
능력도, 인맥도, 정보도 살짝 숨기는 게 미덕이다.
없는 척하다가 때 되면 슬쩍 꺼내는 한 수,
그게 진짜 고수의 수다.
다 드러내면 ‘적’이 많아지고, 숨기면 ‘신뢰’가 쌓인다.
5. 못 들은 척
예민한 말은 흘려듣는 게 답이다.
불편한 이야기엔 굳이 반응하지 말고,
“뭐라고요?”
이 한마디가 불필요한 갈등을 막는다.
모든 말에 귀 기울이다 보면 마음이 먼저 지친다.
때로는 듣지 않는 용기가,
평화를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6. 바쁜 척
불편한 자리에선 바쁜 척이 최고의 방패다.
“다음에 봐요, 일이 좀 있어서…”
진짜 바빠서가 아니라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피하는 기술이다.
바쁘다 = 바쁘다고 말할 수 있는 권리!
시간을 지키는 사람이 결국 자신도 지킨다.
그래서 고수는 가야 할 자리와 피할 자리를 안다.
7. 나서지 않는 척
말 많고 앞서는 자는 타깃이 된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
침묵은 때로 최고의 전략이다.
끼어들지 않고, 묵묵히 듣는 척.
세상사 대부분 나섰다가 손해 본다.
누가 뭐라 해도 “에이, 난 잘 몰라요.”
이 말 한마디면 총알 피하기 딱 좋다.
모든 걸 다 드러내는 순간, 그 사람은 쓸모를 다한 존재가 된다.
그러니 조금은 감추고, 조금은 물러나고, 조금은 묵묵히, 허허 웃으며 실실 넘기는 삶의 자세.
그것이 결국 내 사람을 지키고, 나를 지키는 길이다.

블루에이지 회장 ·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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