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실실] 광장은 누구의 것인가대립과 선동의 무대가 된 광장정치, 이제는 돌아봐야 할 때

서울 도심의 광장은 이제 더 이상 시민의 공간이 아니다.
주말이면 정당의 깃발, 종교 단체의 찬송, 구호와 확성기 소리로 뒤덮인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겐  “주말마다 열리는 시위가 코스”라는 농담까지 들린다.
누구를 위한 광장인가?
누가 이 광장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격한 대립과 선동의 전시장

거리에는 깃발을 든 사람들이 넘친다.
하지만 그 얼굴을 들여다보면, 스스로 발걸음한 이들이 얼마나 될까?
동원된 군중, 선동의 문구, 부추겨진 분노
이 모든 것이 ‘정치 쇼’의 무대장치가 되었다.

찬송가와 구호가 뒤섞이고, 태극기와 성경책이 함께 흔들리는 기이한 풍경.
도심 한복판이 진영의 전장이 되어버렸다.

정당은 왜 광장으로 나왔는가?

정당은 본래 국회에서 대화하고 타협하며 민의를 수렴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지금은 광장에서 목소리를 키우는 것이 ‘정치’인 양 착각한다.
타협보다 충돌, 설득보다 선동이 쉬운 세상.
정당은 국회를 버리고 광장을 선택했고,
정치인은 정책 대신 구호를 외친다.

이건 정치의 실종이며, 책임의 회피다.
그 결과 광장은 국민의 삶과는 동떨어진,
허공의 분노만이 맴도는 비현실의 공간
으로 변질되었다.

광장은 소통의 공간이어야 한다

광장은 원래 만나고 섞이는 공간이었다.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서로를 이해하는 공간.
그러나 지금의 광장은 일방의 주장만 울리고, 타인의 목소리는 묻힌다.

진짜 광장정치는,
소리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경청하는 것이다.

내 편만 모으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격렬함보다 진지함, 대립보다 토론이 있어야 한다.

바람직한 광장이란

진짜 광장은 조용할 수 있다.
때로는 침묵 속에서도 메시지는 전해진다.
정치인은 광장을 이용하려 들지 말고,
국회로 돌아가 민생을 위한 진짜 싸움을 해야 한다.
종교는 광장에서 성경을 흔들 것이 아니라,
신앙의 자리에서 사랑과 화합을 전해야 한다.

광장은 ‘자유’를 외치는 공간이지,
누군가를 억압하고 몰아붙이는 무대가 아니다.

오늘도 광장은 묻고 있다

“이 소란은 누구의 뜻인가?”
“이 외침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이 광장은 아직 국민의 것인가?”

광장을 되찾아야 한다.
말 없는 시민들의 삶이 그 중심에 서야 한다.
그리고 정치인과 정당은,
국회로 돌아가라. 거기가 너희의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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