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말은 번드르르하고, 표정은 매끄럽다.
모두가 친절하다.
그런데 이상하다.
왜 이렇게 피곤한 걸까.
우리 사회는 친절을 강요한다.
미소는 예의이고, 감정 표현은 실례다.
불편하다는 말보다 “괜찮아요”가
더 배려 있는 태도로 여겨진다.
하지만 그 ‘괜찮아요’라는 말 뒤에는
‘사실은 괜찮지 않다’는 감정들이 눌려 있다.
친절은 포장지가 되고,
진심은 구겨져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웃고 있지만, 피로하다.
배려하는 척 하지만, 공허하다.
고객 응대를 하다 보면,
웃는 것도 노동이 된다.
‘감정노동’이라는 말이 생겼다.
이 말은, 우리가 얼마나 자주
진심 없이 웃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친절은 이제 인격이 아니라 기술이고,
진심은 리스크다.
그래서 우리는 지친다.
진짜 감정을 숨기느라,
기분 좋은 사람처럼 연기하느라,
모두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압박 속에
하루를 버텨내느라.
정말 친절한 사회란
진심을 말해도 괜찮은 사회다.
“오늘은 좀 힘들었어요”라고 말해도,
“그래도 참아야지” 대신
“그랬구나, 많이 힘들었겠다”라고
들어주는 공간이 있는 사회다.
진짜 친절은
‘무례하지 않음’이 아니라,
‘진심이 묻어남’이다.
피곤한 건 세상이 아니라,
우리 안의 비진심 때문이다.
이제는 말해도 좋지 않을까.
친절보다 진심이 더 귀하다고.
웃는 것보다 우는 것이 더 인간적일 때도
있다고.

블루에이지 회장 ·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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